“트렌드 이끈다”…유통 대기업서 일찍 별 다는 MZ세대들

뉴시스

입력 2022-05-18 16:55 수정 2022-05-18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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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마음을 사로 잡아야 한다.”

요즘 유통업계는 ‘MZ세대’(1980년~2000년대 초반생) 잡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취향만 맞으면 초고가 해외 명품도 거뜬하게 구입할 정도로 소비력이 강한 데다, 미래 주 고객이 될 수 있다.

유통업계는 이런 MZ세대 고객들과 더 적극 소통하며 트렌드를 주도하기 위해 최근 1980년대생 젊은 임원들을 전면에 배치하고 있다. 특히 MZ세대 외부 전문가 영입도 잇따른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에선 이마트와 신세계에 각각 김혜경 전략실 온라인 TF 상무(1981년생)와 서민성(1980년생) 코스메틱 담당 상무보가 최연소 임원으로 뛰고 있다.

김 상무는 글로벌 컨설팅사인 베인앤컴퍼니 컨설턴트 출신으로 이마트와 계열 온라인 플랫폼(SSG닷컴·지마켓글로벌·W컨셉 등) 간의 통합 시너지 강화를 주 임무로 맡고 있다. 강희석 이마트(SSG닷컴) 대표이사도 김 상무와 같은 베인앤컴퍼니 출신이다.

서 상무보는 정유경 신세계 총괄 사장이 주력하는 화장품 사업을 지휘한다. 그는 신세계의 뷰티 자회사 ‘퍼셀’(Purcell)의 대표이기도 하다.

롯데쇼핑 최연소 임원은 명품 브랜드 업체인 루이비통코리아에서 스카우트 된 김지현 백화점 마케팅&커뮤니케이션 부문장(1978년생)이다.

롯데쇼핑은 이에 앞서 지난해에는 1981년생 전미영 트렌드코리아컴퍼니 대표(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를 첫 여성 사외이사에 선임하기도 했다. 정부나 교수 출신의 중장년 남성이 주류를 이루는 사외이사 멤버가 아니어서 파격 행보라는 평가를 받았다.

편의점 업체인 BGF리테일도 1981년생 최자원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를 사외이사로 두고 있다. GS리테일도 최연소 임원으로 1978년생인 이성화 신사업부문장(상무)이 활약 중이다. 이 상무는 GS리테일이 MZ세대 고객을 염두에 두고 투자한 쿠캣과 텐바이텐 이사도 겸임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업체들이 겉으로는 화려하고 트렌디해 보이지만, 과거에는 내부 조직이나 인사 문화가 훨씬 보수적이었다”며 “전반적인 산업 추세도 그렇고, MZ세대 중요성이 높아지다 보니 임원 세대 교체도 더 활발하다”고 말했다.

식품 대기업 맏형인 CJ제일제당에는 이미 다수의 1980년대생 임원(경영리더)들이 포진해 있다.

정수현 M&A담당, 차유진 GBP&디벨롭먼트장, 이찬 법무·컴플라이언스실장 등이 모두 1980년생이다. 1981년생 경영리더로는 김숙진 비비고 브랜드 그룹장, 배혜원 식품전략기획2담당, 주혜빈 외식사업담당이 있다.

이보배 SID장, 구동인 전략기획실, 신유진 만두 GSP 등은 1983년생으로 더 어리다. 대부분 컨설팅업체나 회계법인, 외국계 기업 등에서 영입된 인재들이다.

패션·생활용품 업계에서는 싱가포르 P&G 출신의 1984년생 정가윤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마케팅 디비전(Division)장 상무가 눈에 띈다. LG생활건강에는 1981년생 임이란 상무가 럭셔리마케팅부문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젊은 임원이 무조건 효율을 발휘하는 것은 아니다. 조직 문화에 녹아들지 못하고 퇴사하는 사례도 종종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한 뷰티 대기업의 30대 임원이 막말 논란으로 불미스럽게 물러났다”며 “MZ세대 임원이 젊은 감각으로 사업을 이끄는 것도 중요하지만 조직 문화와 융화하지 못하는 젊은 임원은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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