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최초 상시재택근무 도입한 현대카드, 핵심은 ‘자율’과 ‘책임’

황효진 기자

입력 2022-05-19 03:00:00 수정 2022-05-19 03:00: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현대카드
“자유로운 환경에서 일할때 다채로운 아이디어가 나온다”
재택근무 자유롭게 신청하고, 업무 계획 등 투명하게 공유
강남역에 거점 오피스 마련… 업무 효율 위해 환경에 투자


스테이홈스테이세이프(Stay Home, Stay Safe)는 현대카드 임직원들이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비대면 방식으로 취미·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업문화 프로그램이다. 특히 사내 셰프 및 외부 전문가들과 함께하는 라이브 클래스는 임직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현대카드 제공

11일 오후 4시 현대카드 데이터 애널리틱스팀 권주영 Associate는 업무 시스템에 접속한 후 재택근무관리 탭을 클릭했다. 다음주 재택근무 스케줄을 입력하기 위해서다. 화요일인 17일을 선택한 후 신청을 클릭하니 별도의 결재 없이 즉시 재택근무가 승인됐다. 권 Associate는 하이브리드 직군으로 월 근무일수의 30%, 최대 6일까지 집에서 일할 수 있다. 권 Associate는 “평소 팀 내 협업이 필요한 업무가 많지만, 혼자 집중하면 더 빨리 마무리할 수 있는 기획 업무가 생겨서 재택을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근무시간-근무지 직원 자율에 맡기기로


이달 2일 현대카드가 ‘상시 재택근무’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국내 금융권 기업 가운데서는 전례가 없던 일이었다. 상시 재택근무는 현대카드가 고안해 낸 현대카드만의 재택근무 제도다. 부서별 업무 특성 및 상황별로 재택근무율을 정해두고, 직원이 원하는 날짜에 자유롭게 재택근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이를 위해 현대카드는 전사의 모든 부서와 업무의 특성을 분석해 대면 업무가 많거나 협업의 필요성이 높은 순서로 온사이트(On-site), 하이브리드(Hybrid), 리모트(Remote) 등 세 개의 그룹으로 분류했다. 그리고 그룹별로 각각 월 근무일수 20일의 최대 20%, 30%, 40%까지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사실 현대카드의 재택근무 제도의 가장 큰 특징은 언제, 어디에서 근무할지를 정하는 일련의 과정을 직원 개인의 자율에 맡긴다는 점이다. 이전 주 수요일까지 다음 주 재택근무 스케줄을 정하고 신청하면 부서장의 승인 없이 그 즉시 결재 처리된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재택근무 제도의 핵심은 업무의 방식을 보다 유연하게 해 직원들이 더 자유로운 환경에서 다채로운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때문에 자율적으로 재택근무를 선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고안했다”고 말했다.


눈치와 간섭은 줄고, 업무 효율성은 높이고


이러한 자율성은 비단 재택 근무일을 선택하고 이를 실행하는 과정에만 보장된 것은 아니다. 본인에게 주어진 업무에 대한 계획과 팔로업도 스스로 하도록 했다. 직원들은 재택근무 당일 오전 부서장 및 부서원들에게 이메일로 본인의 업무 리스트를 간략히 공유하고, 퇴근 전에는 업무의 진행 상황 및 결과를 다시 공유한다. 이는 직원과 부서장 모두 재택근무에 뒤따르는 결과에 대한 투명한 공유를 통해 개인 및 부서의 업무가 수월하게 진행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직원의 자율을 보장하는 한편 그에 대한 책임도 분명하게 해 회사 전체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게 되는 것이다.

현대카드가 상시 재택근무를 기획한 것은 지난해 4월의 일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한 방역의 목적으로 운영했던 ‘비상 재택근무’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적게는 직원의 30%에서 많게는 70%까지 재택근무를 하도록 했던 팬데믹 기간이 재택근무라는 낯선 근무 형태를 시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셈이었다. 이후 현대카드는 재택근무 도입에 대한 임직원의 반응을 알아보기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재택근무 형태 및 방식에 대해 고민했다. 이 과정에서 각 부서의 업무와 직무별 특성을 분석해 제도를 마련한 다음 200여 명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파일럿 테스트를 실시했다. 그리고 마침내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하게 된 것이다.

금융업 딛고 금융테크 기업으로 변신


상시 재택근무와 함께 도입하는 ‘현대카드 강남 거점 오피스’ 역시 다양한 근무 방식을 활용해 유연한 기업 문화를 조성하겠다는 의지에서 나왔다. 무엇보다 거점 오피스는 대한민국 금융의 중심인 여의도에 위치한 현대카드 본사의 특성상 있을 수밖에 없었던 분당, 판교, 용인 등 경기권 및 강동, 송파, 강남 등 서울 동남권 지역에 거주하는 임직원들의 출퇴근 부담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이와 함께 재택근무를 선택할 수 없는 환경이거나 외부 미팅 등으로 인해 사무실로 들어오기 힘든 직원들에게 거점 오피스는 유용한 공간이다. 현대카드는 6월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인근에 첫 번째 거점 오피스 문을 열고, 이후 서울 근교 지역에 추가로 거점 오피스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현대카드는 언제 어디서든 일의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업무 환경 조성을 위한 투자도 늘려간다. 7월 전 임직원에게 50만원 상당의 디지털 코인(Digital Coin)을 지급해 재택근무 시 사용할 수 있는 무선키보드나 마우스, 모니터 등 디지털 기기들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10여 년 전부터 꾸준히 추진해 온 일하는 방식의 변화는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라며 “직원들이 보다 자유로운 환경에서 더 혁신적이고 새로운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발굴해 낼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효진 기자 herald99@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