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 폭락 사태에…은행권, 영끌족 대출부실 번질까 ‘긴장’

뉴스1

입력 2022-05-18 06:13 수정 2022-05-18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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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 전광판에 가상자산 ‘루나’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최근 가상자산 테라USD(UST)와 루나 폭락 사태와 관련해 은행권이 대출부실로 번질까 긴장하고 있다. 가상자산 특성상 루나·테라 피해자 중 2030세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빚투’(빚내서 대출)족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루나·테라 폭락 사태가 금융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주일 전만 해도 10만원대에 거래됐던 암호화폐 루나는 99% 이상 폭락해 1원 수준까지 떨어졌고, 세계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상장폐지 조처됐다.

애플 엔지니어 출신인 권도형 대표가 설립한 테라 폼랩스는 투자자가 스테이블 코인인 테라를 예치하면, 1달러 가치의 루나를 받는 차익거래로 최대 20%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약속해 투자자를 모았다. 그러나 가상자산 투자심리가 악화해 테라의 가치가 1달러 아래로 떨어지면서 루나 가격이 동반 폭락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현재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루나 투자로 전 재산을 잃었다며 손실을 인증하는 글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수억원의 대출을 받아 루나에 투자해 평가액이 몇백만원으로 쪼그라든 ‘인증샷’도 공유되고 있다.

문제는 이번 ‘루나 사태’의 피해자 상당수가 대출 의존도가 높은 2030세대 영끌, 빚투 투자자라는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현재 루나 코인의 경우 28만명이 700억개를 보유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국내 4대 거래소의 루나 보유 투자자는 17만명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고객확인의무(KYC)를 완료해 가상자산 거래를 할 수 있는 투자자는 558만명이며, 그중 20·30세대가 55.1%로 절반을 넘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적어도 10여만명의 투자자가 대출을 통해 루나 코인 투자에 참여했을 것으로 관측된다”며 “손실률이 99%에 달하기 때문에 대출 원금과 이자 상환이 제대로 이뤄질지 걱정이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30대 차주의 LTI(소득대비 대출비율)는 28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도 41.5%에 달했다. 이는 각각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대 취약차주의 고금리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31.0% 증가(7.4%→9.7%)했다. 30대는 27.7%(8.3%→10.6%) 늘었다.

금융당국은 ‘루나 사태’에 대한 피해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뒤늦게 현황 파악에 나서는 한편 투자자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루나 사태 투자자 피해 우려에 대해 “가격이나 거래 동향 등 숫자는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가상자산 거래업자 등에 대해서는 투자자 보호와 관련된 것들에 대해 조치를 시행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도 임원회의에서 “이번 사태와 관련한 피해상황과 발생원인 등을 파악해 앞으로 제정될 디지털자산기본법에 불공정거래 방지, 소비자피해예방, 적격 ICO 요건 등 재발 방지를 위한 방안이 충실히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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