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발표될 ‘250만채+a’… “실현 가능성 높지만 걸림돌 적잖아”

황재성 기자

입력 2022-05-17 11:04 수정 2022-05-17 11:17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뉴시스

“100일 이내에 ‘250만 채+α’의 주택공급 계획을 발표하겠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16일(어제) 진행된 온라인 취임식에서 “윤석열 정부 국토부의 목표는 ‘주거 안정’과 ‘미래 혁신’이다”고 밝혔다. 이어 주거안정과 관련해 “집이 없는 사람은 부담 가능한 집을 살 수 있고, 세를 살더라도 안심하고 거주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강조한 뒤 이같이 말했다.

또 “(발표 내용은) 지역별·유형별·연차별 상세물량과 가장 신속한 공급방식을 포함한 구체적인 계획이다”며 실행 가능성에 대한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에 따라 3개월여 뒤인 8월에 공개될 새 정부의 주택 공급 방안에 관심이 모아진다.

8월에 ‘250만 채+α’ 공급 계획 확정 공개
‘250만 채+α’ 공급계획은 윤 대통령의 대선 후보 공약에서 상당 부분 윤곽이 드러난 상태다.

우선 전체 물량은 △재건축·재개발로 47만 채(수도권·30만5000채) △도심·역세권 복합개발 20만 채(13만 채) △국공유지 및 차량기지 복합개발 18만 채(14만 채) △소규모 정비사업 10만 채(6만5000채) △공공택지 142만 채(74만 채) △기타 13만 채(12만 채) 등이다. 공공택지에는 문재인 정부가 지정한 물량도 포함됐다.

주택 유형별로는 △청년원가주택 30만 채 △역세권 첫집 20만 채 △공공분양주택 21만 채 △공공임대주택 50만 채 △민간임대주택 11만 채 △민간분양주택 119만 채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에 130만 채 이상 최대 150만 채 가량을 공급하기로 했다. 즉 ‘250만 채+α’의 절반 이상은 서울과 경기 인천 지역에 뿌려진다는 뜻이다. 원 장관은 이와 관련해 취임사에서 “수요가 많은 도심 공급에 집중하여 집값 안정의 초석을 마련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결국 남은 것은 물량별 공급시기인데, 8월에 이와 관련한 세부 내용이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8월 계획 공개 때 분당 일산 등 1기 수도권 재건축 방안이 포함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최근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수도권 집값에 다시 기름을 붓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일정을 늦추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어서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최근 ‘국정과제 이행계획서’를 통해 “1기 신도시 재정비 개선방향을 올해 하반기 민·관 합동 도심재정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논의를 본격화한다”고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간 50만 채 공급 가능성 높지만 걸림돌 적잖다
원 장관은 8월에 발표할 공급계획 수립을 위해 “지자체장과 청년·무주택자, 건설업체, 전문가 등을 만나 목소리를 듣겠다”며 “부족한 점은 채워가며, 탄탄한 주택공급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의 수요에 부응하는 공급방안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전문가들은 이런 계획에 대해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라고 평가한다. 2011년부터 2020년까지 10년간 연평균 공급량(46만9000채)을 감안한 평가다. 또 문재인 정부에서도 준공물량 기준 공급량은 연평균 54만6000채에 달했기 때문이다.

실행방법으로 제시한 도심·역세권복합개발이나 국공유지 및 차량기지 복합개발, 소규모 정비사업, 공공택지 등은 문재인 정부도 추진해온 것들이다. 사업의 연속성을 감안할 때 실현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뜻이다.

하지만 걸림돌에 대한 우려도 있다. 우선 재개발·재건축은 정밀안전진단 기준 완화나 재건축초과이익 부담금 완화, 용적률 인센티브 확대 등을 통해서 진행돼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반대해온 사업들로서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하다.

원 장관은 이와 관련해 “재개발·재건축사업,금융·세제 등의 규제 정상화도 관계부처와 함께 공약대로 추진하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하지만 야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국회통과가 쉽지 않을 수 있다. 여기에다 정비사업, 택지개발 등 추진 과정에서 불거질 다양한 갈등과 건설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분양가 상승, 경기침체 우려 등과 같은 대내외 상황도 변수다.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에서도 다양한 공급방안을 쏟아냈지만 지방자치단체와 주민 반발 등에 부딪히면서 갈등만 양산하고 목표달성에도 실패했다”며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 장관도 이를 의식한 듯 취임사에서 “시장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마스터플랜을 수립하여 질서 있게 실행해 가겠다”고 밝혔다.

주거의 질 제고 위한 주거플랫폼 만든다
원 장관은 공급 확대에 더불어 주거복지도 대폭 강화해나가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이를 위해 먼저 “공공임대주택의 양적 확대에서 벗어나 질적 혁신, 차별과 배제 없이 함께 잘사는 임대주택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처럼 공공임대 공급 확대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임대주택 전반의 질을 높이겠다는 뜻이다.

이는 “민간 등록임대제도를 활용해 양질의 임대주택을 많이 공급할 필요가 있다”는 대선 공약과 궤를 같이 한다. 공약집에 따르면 이는 매입임대용 소형 아파트(전용면적 60㎡ 이하)의 신규 등록을 허용하고, 종부세 합산과세 배제, 양도소득세 중과세 배제 등과 같은 세제 혜택도 되살리겠다는 게 핵심이다.

또 공공택지에 민간에 배정된 택지 물량의 일부를 민간임대주택으로 배정하고, 10년 이상 장기임대주택에 대해선 양도세 장기보유공제율을 현행 70%에서 80%로 높여주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원 장관은 또 취임사에서 “1인 가구 증가, 저출산,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며 “주거와 생활, 공공서비스 등이 결합된 미래 주거복지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주거복지 관련 업무 기능을 강화해나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