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미국따라 금리인상시 경기둔화…통화정책 독립적 운용해야”

뉴스1

입력 2022-05-16 15:31 수정 2022-05-16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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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KDI 제공). © 뉴스1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미국을 따라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올릴 경우 한국경제에 경기둔화가 그대로 파급될 수 있어 인상폭을 보다 낮추는 등 통화정책을 독립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16일 ‘미국의 금리인상과 한국의 정책대응’ 보고서를 통해 “한국이 독립적 통화정책을 수행할 경우 일시적 물가상승 외엔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그는 “반대로 지금 상황에 금리를 미국처럼 올리게 되면 한국은 상당한 경기 하방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기준금리를 올 3월 0.25%포인트(p), 이달 0.5%p 올렸고 앞으로도 가파른 금리인상이 예상되는데, KDI는 양국 간 금리차가 생기더라도 미국과 같은 ‘빅스텝’(한 번에 0.50%p 금리인상)보다는 우리 여건에 맞게 인상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정 실장은 “우리 경제 상황을 보면 물가안정목표를 큰 폭으로 웃도는 높은 물가상승세가 지속돼 물가안정을 위한 기준금리 인상이 요구된다”면서도 “미국과 한국 간의 물가와 경기상황 차이에 따라 생길 수 있는 기준금리 격차는 용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물가상승률이 더 높고 경기회복세가 더 강한 미국과 유사한 정도의 가파른 금리인상이 우리 경제에 요구되는 상황은 아니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한국도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4.8%까지 올라갔으나 미국은 8.8% 정도로 훨씬 높고, 코로나19 이후 미국이 한국보다 빠른 성장이 예상돼 “미국이 더 큰 폭의 금리인상을 하더라도 어느 정도 용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정 실장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이날 빅스텝 가능성을 닫지 않은 것엔 “미국을 따라 금리를 올리겠다는 발언은 아닐 것”이라며 “물가가 더 급증하고 경기과열 우려가 있다면 빅스텝도 가능하지만, 그 이유는 한국경제의 내부 상황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 간 금리 역전으로 자본 유출 우려가 제기되는 것엔 “1999년 6월~2001년 2월, 2005년 8월~2007년 8월, 2018년 3월~2020년 2월에 한국보다 미국 기준금리가 높았으나 대규모 자본유출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한국 대외건전성도 양호한 모습이라 급격한 자본유출 가능성은 낮고, 미국이 금리인상을 하고 자본유출이 일부 발생하더라도 긍정적 측면도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그는 “환율변동은 국가 간 불균형을 조정하고 대외충격을 흡수하는 기제라는 점을 감안해 자유변동환율제도의 취지에 맞게 환율변동을 용인하고 외환시장 개입을 지양할 필요가 있다”며 “국제금융시장이 급격히 불안정해질 경우 미국 등과의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이 효과적 대응수단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이런 논의의 밑바탕에 있는 건 한국의 거시건전성”이라며 “거시건전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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