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력파’ 측정해 1분만에 지진 발생 규모 파악

조승한 동아사이언스 기자

입력 2022-05-16 03:00 수정 2022-05-1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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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연구팀 ‘네이처’에 발표
지진파보다 정확하고 속도 빨라


프랑스 과학자들이 중력파를 이용해 진원과의 거리에 상관 없이 1∼2분 내 지진 발생과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는 방법을 알아냈다.

프랑스 코트다쥐르대 연구팀은 “일본 지각판에서 지진이 났을 때 발생하는 중력파를 인공지능(AI)으로 학습시킨 결과 1분 내 대형 지진의 규모를 정확히 예측하는 데 성공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10일 발표했다. 지진은 보통 지진계로 지면의 진동이나 지진파를 감지해 알아내지만 규모 7 이상에서는 지진파가 너무 강해 잘 관측되지 않는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도 실제 규모는 9.1이었지만 지진 직후에는 7.9로, 3시간 뒤에도 8.8로 작게 평가됐다. 당시 지진 쓰나미로 1만8000명 이상이 숨졌는데 이 중 상당수가 경보를 받지 못한 지역에서 나왔다.

연구팀은 지진이 지각을 크게 뒤흔들며 발생하는 중력파를 감지해 진원의 위치와 규모를 파악하는 방법을 알아냈다. 중력파는 질량을 가진 물체가 움직일 때 중력 에너지가 물결처럼 퍼져나가는 현상이다. 2016년 라이고 연구단은 천재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존재를 예언한 지 100년 만에 처음으로 중력파를 탐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연구팀은 일본 동쪽 환태평양조산대 등에서 지진이 자주 발생한 1400곳을 뽑은 다음 이 중 한 곳에서 대형 지진이 발생하는 예상 시나리오 35만 건과 이때 발생하는 중력파 정보를 AI에 학습시켰다. 이 AI는 동일본 대지진 당시 진앙에서 2000km 떨어진 중국 동북부 무단장 관측소가 관측한 중력파를 이용해 50초 만에 실제 지진 규모와 진원의 위치를 정확히 알아냈다.

연구진은 중력파 측정 기술은 규모 8.3 이상 지진만 감지하고 정보를 학습하지 않은 지역에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한계로 지적했다. 안드레아 리차르디 코트다쥐르대 연구원은 “이 기술이 일찍 개발됐다면 동일본 대지진도 1∼2분 후 경보를 발령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승한 동아사이언스 기자 shinj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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