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버튼도 없어요”… 생긴 건 단순해도, 세네

김재형 기자

입력 2022-05-12 03:00:00 수정 2022-05-12 04:27:5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볼보 첫 순수 전기차 ‘C40 리차지’

2월 국내에 출시된 볼보의 첫 전기차 C40 리차지의 외부(왼쪽)와 내부(위). 이 모델은 사전계약이 시작된 지 5일 만에 1차 도입 물량 1500대가 완판될 만큼 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단순한 디자인과 기능만 탑재했음에도 최고의 성능을 발휘했지만 좁은 공간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반드시 필요한 기능과 디자인만 남긴 전기차.’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은평구 집에서 출발해 약 160km 떨어진 강원 횡성군 국립청태산자연휴양림에서 하룻밤을 묵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볼보 최초의 순수 전기차 ‘C40 리차지’는 도심과 자연을 아우르는 모든 코스에서 꼭 필요한 기능과 디자인만으로도 특유의 안정감과 내연기관차 못지않은 주행 성능 및 편의성을 보여줬다.

외관은 당황스러울 정도로 깔끔하고 단순하다. 이런 인상을 결정짓게 하는 건 쿠페형 외관의 전면부 그릴이다. 보통 내연기관차는 그릴 사이 구멍을 내서 바람이 드나들며 냉각수와 함께 엔진의 열을 식힌다. C40 리차지는 전기차라 그럴 필요가 없다. 볼보는 그래서 구멍 없는 전기차 전용 그릴을 도입했다. 밖에서 보면 쿠페의 날렵한 곡선이 더욱 부각된다.

시동 버튼도 없다. 차에 앉아 변속기를 주행모드로 놓으면 그냥 시동이 걸린다. 스티어링 휠 양쪽엔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과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제어할 수 있는 동서남북 네 개 방향의 물리 버튼이 탑재됐다. 운전석 쪽의 클러스터 계기판도 하나뿐이다. 내비게이션 ‘티맵’이 연동된 세로형 디스플레이와 바깥 풍경을 볼 수 있는 파노라믹 선루프는 내부 공간을 넓고 알차게 활용할 수 있게 구성했다.

차들이 빽빽하게 줄지어 서 있는 서울 도심에서 거북이 주행을 할 땐 운전자에게 나만의 놀이공간을 제공하는 듯한 고요함과 편안함을 제공했다. 차간거리와 차로를 유지해주는 ADAS를 켠 채로 하만카돈 프리미엄 오디오가 들려주는 묵직한 음악 소리를 들으며 1시간이 넘는 기나긴 도심 길을 빠져나왔다.

광주원주고속도로에 진입하고 난 뒤에는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봤다. 가속 페달을 밟자마자 최대토크(67.3kg·m)를 발휘하며 시속 100km까지 순식간에 속도가 올라갔다. 이 차의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4.7초. 전기차를 몰아보지 않은 운전자에게 멀미를 유발하곤 하는 회생제동 시스템도 거의 작동하지 않았다. 관성 주행의 부드러움마저 느껴질 정도였다.

원한다면 ‘원페달 주행 모드’를 켜서 가속페달에서 발을 뗐을 때 차체의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회수해 배터리를 충전할 수도 있다. 급경사를 내려갈 때나 ADAS를 켜놓고 도심 주행을 할 때 이 기능을 쓰면 전력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77kWh(킬로와트시) 고전압 배터리가 탑재돼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356km다.

볼보 특유의 안정감은 전기차인 C40 리차지에도 계승됐다. 묵직하게 하단부를 구성해서인지 고속 주행에도 차체 떨림이나 위협적인 가속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30도 정도의 비탈길을 올라갈 때도 경쾌하게 치고 올라갔다.

트렁크는 4세 자녀를 태우기 위한 왜건(대형 유모차) 하나로 가득 찼다. 실내도 성인 네 명이 넉넉히 앉아서 장거리를 갈 만한 크기는 아니었다. 주말에 각종 짐을 싣고 캠핑을 하러 가거나 야외 스포츠 장비를 여러 개 넣기엔 버거워 보였다. 굳이 아쉬운 점이라면 넉넉지 않은 이 공간감을 꼽을 수 있다.

디자인도 기능도 최소한만 적용한 C40 리차지는 국내에서 트림도 ‘트윈 얼티메이트’ 한 가지다. 온갖 기능과 디자인으로 화려하게 치장된 신차보다 단순하면서 최적의 효율을 내는 신차가 끌린다면 이 모델을 고려해볼 만하다. 국내 출시 가격은 6391만 원이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