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경유價, 14년만에 휘발유價 넘었다…리터당 1947원

뉴스1

입력 2022-05-11 15:53 수정 2022-05-1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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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에서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보다 비싸게 판매되고 있다. . 2022.5.11/뉴스1

전국 경유 판매 가격이 14년만에 휘발유 가격을 넘었다. 국제 경유 가격 상승세에 유류세 추가 인하가 더해진 것이 원인이 됐다. 이에 따라 화물차나 택배차 등 경유차를 활용하는 자영업자의 한숨 소리가 커지고 있다.

1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현재 전국 경유 판매 가격은 전날보다 리터당 5.19원 오른 1946.65원을 기록하며 휘발유 가격인 1945.88원을 추월했다.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보다 비싸진 것은 2008년 이후 처음이다. 2008년 5월29일 휘발유 1888.4원, 경유 1892.24원으로 역전 현상이 발생한 뒤 6월18일까지 21일간 지속됐었다.

통상 휘발유 판매 가격이 경유 판매 가격보다 리터당 200원 높다. 하지만 러시아 제재로 유럽발 경유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하면서 국제 경유 가격이 급등했다.

유럽은 2019년 기준 전체 육상운송용 연료 판매량의 75%가 경유고, 승용차의 40% 이상이 경유 차량이다. 전체 경유 수입물량의 20%가 러시아산일 정도로 의존도가 높다.

국제 휘발유 가격은 3월 첫째주 배럴당 122.88달러에서 5월 첫째주 137.36달러로 12.1% 올랐는데, 국제 경유 가격은 같은 기간 130.72달러에서 162.27달러로 24.14%나 급등했다.

정부가 유류세를 정가가 아닌 정률로 인하한 것도 역전 현상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휘발유에는 유류세가 리터당 820원, 경유는 573원이 붙는데 이를 일률적으로 30% 인하하면서 휘발유는 247원, 경유는 174원의 인하 효과가 발생했다. 휘발유 인하 효과가 73원 더 큰 것이다.

경유 강세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여행 증가로 경유와 같은 시설에서 생산되는 항공유(등유)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6~8월 미국 여름 휴가철인 ‘드라이빙 시즌’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우크라이나는 이날 유럽으로 향하는 러시아 가스관(소흐라니브카)을 잠그겠다고 밝혔다. 유럽은 러시아에서 가스 수입량의 40%를 의존하고 있다. 가스 공급이 줄면 대체재인 경유 의존도가 더 높아진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최근 경유 수요 증가로 경유 생산을 최대치로 올렸던 정유사들이 향후 항공유 수요 대응을 위해 등유 생산을 늘리면 경유 가격은 지속적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중국 봉쇄가 풀리고, 난방유(등유) 수요가 증가하면 경유 공급은 더 부족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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