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세 할머니가 익스트림 스포츠를 하는 까닭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2-05-11 10:54 수정 2022-05-11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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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프 머더 인스타그램 갈무리

“만약 신이 계속해서 나를 축복한다면, 내년에도 도전하고 싶어요.”

미국 미주리 주에 사는 83세 밀드레드 윌슨은 미국의 인기 장애물 경기인 ‘터프 머더(Tough Mudder)’ 대회에서 통산 세 번째 완주에 성공한 뒤 이렇게 말했다. 터프 머더는 진흙탕에 있는 장애물을 통과하는 익스트림 스포츠다. 1만 볼트의 전기가 흐르는 장애물을 지나야 하는 등 다양한 코스로 이뤄져 있다. 국내 방송에서 ‘참가 전에 사망 서약서까지 쓰는 대회’로 소개된 바 있다.

1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밀드레드는 이달 1일 세 번째로 터프 머더 코스를 완주했다. 역대 최고령 기록이다.

밀드레드는 2019년 처음으로 터프 머더에 도전했다. 이 대회에 도전하던 48세 아들 대니 윌슨이 그해 밀드레드에게 “함께 해보겠느냐”고 권유했고, 그 제안에 응한 것이 시작이었다. 대니는 대회에 함께 참가한 어머니 밀드레드를 옆에서 도왔고, 밀드레드는 남편 패럴 윌슨이 지켜보는 가운데 첫 완주에 성공했다.

터프 머더 인스타그램 갈무리
이후 남편 패럴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치료를 받다가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밀드레드는 집에서 슬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슬픔을 극복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지난해 두 번째로 터프 머더 도전에 성공했고, 이를 남편에게 헌정했다.

밀드레드의 세 번째 도전은 아프리카의 마을에 우물을 만들기 위한 자선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시작됐다. 관련 단체에서 일하는 아들 대니를 위해 또 다시 도전에 나선 것이다. 밀드레드는 “(관련) 영상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며 “나는 단지 돕고 싶었고, 터프 머더는 한 가지 방법이었다”고 말했다. 밀드레드와 대니는 현재 목표 금액 5000달러(약 639만 원) 중 650달러(약 83만 원)를 모금했다.

터프 머더 인스타그램 갈무리
밀드레드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도전을 멈추지 않을 생각이다. 그는 세 번째 도전에 성공한 뒤 “작년에 ‘내 나이에 그렇게 멀리 계획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여기 있고, 할 수 있다면 분명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제가 터프 머더를 하는 사람 중에 가장 나이가 많은 줄 몰랐다. 일종의 영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들이 나 없이 터프 머더를 하는 것을 좋아할지 의심스럽다”며 “아들과 함께 하는 게 특별하다”고 덧붙였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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