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기후 리스크, 화폐-금융 안전성까지 흔들수도”

박세영 노팅엄경영대 재무 부교수 , 정리=조윤경 기자

입력 2022-05-11 03:00 수정 2022-05-11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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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결제은행, ‘그린스완’ 경고
美 MIT-컬럼비아대 공동 연구진, 재난 리스크 관리 모형 개발해
위기원인 따른 경제충격 양상 분석
“얼마나 자주-많이 영향 미치는지 정량적 분석 통해 대비책 마련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기후 리스크로 인해 극심한 경제 충격이 또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이미 이러한 극단적 재난 리스크를 그린스완(Green Swan)이라 표현하며 기후 리스크가 자연생태계와 시민사회를 위협할 뿐만 아니라 화폐와 금융의 안전성까지 흔들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와 컬럼비아대 공동 연구진은 이 같은 재난 리스크가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를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기 위해 효용함수 극대화 프레임(기대효용의 총합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는 최적의 의사결정)과 푸아송 이론(단위 시간, 단위 공간에서 어떤 사건이 발생할 확률을 나타내는 이산확률분포)을 통해 재난 리스크 관리 모형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두 가지 극단적 재난 사건을 비교하면 향후 중장기적으로 재난 리스크가 우리 경제에 어떤 부정적 효과를 가져올지 구조적으로 예측할 수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재난 리스크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발생해 노동, 자본과 같은 생산 요소에 부정적 파급 효과를 가져온다. 재난 리스크로 인해 생산성을 좌우하는 자본과 노동력의 손실이 발생하면 경제 전체의 생산성이 줄어들기 때문에 경제 주체의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고 결과적으로 경제 성장에도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본 최근의 팬데믹은 과거의 경제 충격과는 상당히 다른 양상으로 국내외 사회 경제에 심각한 파급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바이러스는 사람 사이 인적 교류를 막고 경제 생산을 멈추는 등의 봉쇄 조치로 인해 직접적으로 운송업, 숙박업, 관광산업 등에 영향을 미쳤다. 금융기관으로부터 파생됐던 기존의 경제 충격과는 별개로, 바이러스로 인한 부정적 파급 효과 자체가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경제 주체의 소비 활동과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이에 더해 최근 연이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같은 대출 규제 강화는 기업 및 가계의 자금 조달을 어렵게 만들어 전체적인 부도율 및 연체율 상승을 야기할 수 있다.

기후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재난 리스크 관리 모형을 기반으로 기후 리스크가 얼마나 자주, 그리고 얼마나 많이 경제 주체의 자본 축적, 경제 성장, 그리고 부(wealth)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정량적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 또 이를 정책 분석에 체계적으로 반영해 기후 리스크에 대한 선제적 대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즉, 기후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얼마의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합당한지 논의하거나 기후 리스크 보험을 설계해볼 수 있을 것이다.




박세영 노팅엄경영대 재무 부교수 seyoung.park@nottingham.ac.uk
정리=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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