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 1분기 실적 순풍… 5G 중간요금제가 변수

김도형 기자

입력 2022-05-11 03:00 수정 2022-05-11 03:17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SKT 영업이익 4324억 기록, 5G 가입 늘며 작년대비 15% 성장
KT-LG 합산땐 1조 넘어설듯
尹정부, 사실상 요금 인하 압박… 통신업계 “큰 타격 요인은 아니다”



SK텔레콤의 올해 1분기(1∼3월)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15% 넘게 증가한 4000억 원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10년 만에 합산 영업이익이 4조 원을 넘겼던 국내 통신 3사가 올해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새 정부의 5세대(5G) 이동통신 중간요금제 출시 압박 등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SK텔레콤은 연결 기준 올 1분기 영업이익이 4324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15.6%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4조2772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4.0% 늘었다. 순이익은 2203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61.5% 줄었다.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한 데는 기존보다 평균 요금이 더 비싼 5G 이동통신 가입자의 꾸준한 증가와 마케팅 비용 감소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SK텔레콤의 5G 가입자는 1분기에 100만 명 이상 증가한 1088만 명으로 집계됐다. 반면, 마케팅 비용은 745억 원으로 5G 서비스 시작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김진원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분기에는 MNO(이동통신)와 미디어, 엔터프라이즈 등 주요 사업 영역이 고르게 성장했다”며 “5대 사업군을 중심으로 성장과 혁신을 창출하는 한 해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KT와 LG유플러스도 이번 주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통신 3사의 실적 호조로 3사 합산 영업이익이 무난히 1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과도한 가입자 유치 경쟁을 서로 자제하는 가운데 5G 가입자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안정된 실적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날 SK텔레콤은 1분기 45.9%로 늘어난 5G 서비스 가입자 비중이 올해 말에는 58%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다만, 새 정부가 ‘5G 중간요금제’ 신설을 들고나온 것은 통신업계의 악재로 꼽힌다. 그동안 소비자단체를 중심으로 통신 3사 모두 5G 요금제에서 월 데이터 사용량 기준으로 10∼12GB(기가바이트) 이하와 110∼150GB 이상의 요금제만을 내놓고 있다는 문제 제기가 이어져 왔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말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5G 요금제 선택의 폭을 넓히겠다고 밝히면서 요금제 신설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한국소비자연맹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5G 요금제 가입자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을 각각 31.1GB, 26GB로 집계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통신사들은 과기정통부와의 협의를 거쳐 수개월 안에 30∼50GB 안팎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6만 원 전후 요금제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날 SK텔레콤 관계자는 “출시 4년 차인 5G 서비스가 대세로 자리 잡아가는 상황에서 다양한 요금제 출시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선택권 확대 측면에서 고객들이 원하는 요금제를 지속적으로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통신업계에서는 중간요금제가 전체 실적에 큰 악영향을 미칠 요소는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검토 중인 중간요금제의 위아래 요금의 차이는 1만4000원에서 2만 원 수준으로 크지 않은 편”이라며 “전체 가입자가 요금제를 바꾸진 않을 것이라는 점과 더 높은 요금제로 이동하는 경우도 일부 있을 수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실적에 큰 타격을 줄 요인은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