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고래’ 테라가 부메랑 됐다…비트코인, 올해 최저점으로 ‘폭삭’

뉴스1

입력 2022-05-10 16:18 수정 2022-05-10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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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이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으로 3만 달러가 붕괴되며 지난해 11월 기록했던 최고점 대비 55% 폭락했다. 이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통화 긴축 등의 우려로 미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동조화 현상이 심한 비트코인도 함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지원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 그래프가 나타나고 있다. 2022.5.10/뉴스1 © News1
비트코인이 10일 3만달러선까지 일시 반납하는 등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과 ‘동조화’ 현상을 보이는 비트코인이 이날 미국 뉴욕 증시가 하락하자 동반 하락세를 이어갔다.

전날 비트코인은 지난해 11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 6만9000달러 대비 절반 이상 하락했고 이날에는 올해 최저점을 기록했다.

뚜렷한 하락세의 원인을 두고 테크크런치는 큐빌 애널리틱스의 케일럽 프란젠 시장 분석가를 통해 비트코인 가격의 하락 원인을 두 가지로 분석했다. 우선 프란젠은 인플레이션 심화 등 거시 경제 지표로 인한 투자 심리 약화를 꼽았다. 그러면서 다른 원인으로 블록체인 기업 테라의 비트코인 매도를 지적했다. 테라는 한국 국적의 권도형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블록체인 기업으로 올들어 비트코인을 계속 사들여 ‘고래’으로 부상했다. 최근 2조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추가로 매입해 테라가 보유한 비트코인은 약 35억 달러(4조4467억원)에 달한다. 테라는 비트코인 보유량을 100억달러(12조7200억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 고정 가격 무너진 테라, 가격 안정화에 비트코인 투입

현재 테라의 스테이블코인 UST는 1달러 고정 가격이 무너져 0.7달러대를 기록하고 있다. 테라는 그동안 마련해뒀던 비트코인 준비금을 UST 가격 안정화에 투입했다.

테라 생태계를 지원하는 단체 ‘루나파운데이션가드(LFG)’의 지갑에서는 지난 9일 4만2530BTC가, 10일에는 2만8206BTC가 각각 빠져나갔다. 빠져나간 비트코인은 UST 매수에 쓰인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으로 UST를 구매함으로써 UST 가격이 다시 1달러가 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대량의 비트코인을 매도해 UST를 구매했으므로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했을 것이란 설명이다.

프란젠은 “테라의 조치가 비트코인에 대한 매도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다”면서 “이로 인해 시장이 더 위축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 1달러 고정 또 무너진 테라…美 연준 “스테이블코인 취약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테라의 스테이블코인 UST는 약 55% 하락했다. 시가총액도 58% 떨어졌다. 비트코인도 이날 약 8% 하락했지만 그에 비해 하락폭이 컸던 테라다.

테라는 지난 7일과 9일에 1달러 고정이 무너졌다. UST는 달러에 연동된 스테이블 코인인데 최근 3일 동안 2번이나 1UST가 1달러에 거래되야 한다는 원칙이 깨졌다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테크크런치는 이와 관련해 “테라의 1달러 고정이 무너지면서 엄청난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마침 이날 미 연준은 ‘금융 안전성 보고서’를 통해 “암호화폐의 레버리지 거래를 위한 증거금 형태로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하는 경우가 증가한다면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수요의 변동성이 증폭된다”며 “이러한 수요의 변동성은 환매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이는 시장에 있어서 위험하다”라고 지적했다.

미 연준은 그러면서 “(스테이블코인) 운영상의 취약성이 있다”며 “해당 자산에 대한 투명성 부족은 이러한 취약성을 악화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미 연준이 제기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우려가 결국 테라 투자 심리에 대해서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는 비트코인 보유분을 처분한 것과 관련해 트위터에 “비트코인 포지션을 정리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UST 가격 고정을 위해 유동성을 공급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UST 가격이 1달러 아래 있으면 UST 구매에 자금을 투입하고 반대로 UST 가격이 1달러보다 높으면 비트코인을 구매하는 식”이라며 “유동성을 공급해 UST 가치안정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해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비트코인, 선물 미결제약정 규모 커지면서 하락폭 더 커져

비트코인(검은색 선)과 미결제약정 규모(보라색 선) 추세를 나타낸 그래프. © 뉴스1(크립토퀀트 자료 제공)
이날 선물 미결제약정 규모도 비트코인의 큰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결제약정은 말 그대로 청산되지 않은 계약을 가리키는데 미결제약정 규모가 커지면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질 경우 큰 금액이 한 번에 청산되면서 더 큰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

9일부터 미결제약정 규모가 눈에 띄게 떨어졌는데 이는 해당 규모만큼의 금액이 청산됐음을 의미한다. 즉 비트코인이 4만5000달러부터 큰 하락을 기록하면서 대규모 청산이 이뤄졌고 그 결과 하락 폭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크립토퀀트의 비트코인·미결제 약정 그래프를 살펴보면 9일 이후 미결제약정 규모가 눈에 띄게 떨어진 것을 볼 수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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