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 인식 개선, 언론이 앞장서야”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입력 2022-05-11 03:00 수정 2022-05-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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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
미디어 보도 가이드라인 공개


지난달 28일 서울시 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서울의료원이 공동 주최한 ‘미디어를 통한 정신질환 인식개선 방안 탐색’ 연구 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정신질환 보도 가이드라인 1.0’을 공식 발표했다. 서울시 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 제공

서울시 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은 지난달 28일 언론인과 정신건강기관 실무자 등 약 100명이 참석한 가운데 ‘미디어를 통한 정신질환 인식개선 방안 탐색’ 연구 심포지엄을 열었다. 서울시 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서울의료원이 공동 주최한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정신질환 보도 가이드라인 1.0’을 공식 발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공개된 정신질환 보도 가이드라인은 그동안 언론이 정신질환자에 대해 쌓아 온 ‘편견의 벽’을 낮출 최소한의 지침을 담고 있다. 이해우 단장은 “이번 가이드라인 발표가 언론인들이 정신질환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며 중앙 부처에서도 관심을 보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에는 △정신질환 관련 용어 사용에 유의할 것 △기사 제목에 정신질환 관련 언급을 최소화할 것 △정신질환과 범죄의 인과 관계를 임의로 확정하지 말 것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신건강전문요원, 정신질환자 당사자 등의 의견을 포함하기 위해 노력할 것 등이 제시됐다.

정신질환자와 관련해 ‘잔혹범죄’, ‘참극’, ‘난동’, ‘흉기 테러’, ‘시한폭탄’ 등의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그들이 폭력적이거나 자기 통제가 어렵다는 것을 암시한다. 또 ‘낙인 찍혀’, ‘꺼리는’, ‘불명예스러운’ 등과 같은 표현을 쓰는 것은 정신질환자가 사회적으로 소외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이외에 ‘정신병자 취급’, ‘정신병자같은 행동’ 등의 표현은 문제의 심각성을 정신질환에 빗댄 것으로 지양해야 한다. 이 단장은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정신건강 관련 실무자는 물론 언론인과 정신질환 당사자들이 함께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정신질환 당사자로 정신장애인 인권방송인 ‘인권톡(Talk) 10데시벨’을 운영하는 김미현 단원은 미디어를 통한 정신건강 인식개선 활동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김 단원은 “주의를 기울여야 들리는 작은 소리 크기인 10데시벨 활동을 통해 세상과 소통할 수 있었다”며 “인식개선 활동에 있어서 혼자가 아니라는 희망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정신장애인은 위험한 사람이 아닌, 회복 중인 사회구성원으로 인정받고 싶다”며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는 정신질환자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신질환은 예방 가능하며, 치료를 통해 극복할 수 있습니다. 정신건강에 어려움이 있거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정신건강복지센터 등을 통해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자세한 정보는 아래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세요.

●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 http://www.mentalhealth.go.kr/portal/main/index.do
● 블루터치 홈페이지: https://blutouch.net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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