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코로나같은 감염병 대응능력 매우 취약하다

황재성 기자

입력 2022-05-09 11:59:00 수정 2022-05-09 12: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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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대전, 경기 평택, 전남 순천 등 국내 주요 도시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같은 감염병에 대한 대응능력이 매우 취약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감염병 대응능력은 감염병 발생 시 감염병의 공간적인 확산을 최대한 차단하고, 그에 따른 물리적·사회경제적 영향에서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특히 서울은 25개 구 모두 다른 지역에 비해 대응능력이 더 취약한 것으로 지적됐다. 다른 지역에 비해 상업시설 및 대중교통의 높은 밀집도와 상대적으로 높은 노후주택 비율, 인구 대비 의료시설 및 공공와이파이, 녹지 등과 같은 자원 부족 등이 원인이었다.

이에 따라 감염병에 안전한 도시환경 조성을 위해 도시구조나 밀도 등을 조정하고, 생활SOC를 확충하는 한편 감염병 대유행에 따른 수요변화에 맞춰 도로교통 정책을 재편하고, 불량 노후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다양한 주거지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연구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보고서 ‘감염병 대응을 위한 공간정책 방향’을 최근 발행했다. 이번 연구는 코로나19를 포함한 다양한 신종 및 변이 감염병 예방에 있어 규제 위주의 장기간에 걸친 방역조치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바이러스의 전파를 차단하면서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대책을 마련하자는 취지에서 추진됐다.


● 국토연, 국내 주요 도시 감염병 대응능력 평가

분석대상지역은 가장 많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던 서울시와 수도권 지역의 대표 중소도시인 평택시, 비수도권 지역에서 인구 100만 명 이상인 대전시, 비수도권의 대표적인 중소도시인 순천시 등 4곳이 선정됐다.

이후 4곳의 코로나19 환자 발생 상황과 미국 영국 호주 등 주요 선진국의 대응 정책 등을 분석한 뒤 지역별 감염병에 대한 ‘전파위험성’과 ‘대응취약성’에 대한 평가가 이뤄졌다.

전파위험성은 지역의 물리적 환경이 병원체의 공간적인 전파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를 평가한 것이다. 이를 위해 ①유동인구 밀도 ②상업용 건축물 밀도 ③상업지역 비율 ④버스정류장 및 노선 밀도 ⑤지하철 접근성 ⑥중점·일반 관리시설 비율 ⑦비대면 불가시설 비율 등 7가지 지표가 사용됐다.

대응취약성은 감영병의 간접적인 영향에서 벗어나 이전의 상황으로 회복하기 위한 지역의 사회경제적, 물리적 역량을 보는 것이다. 여기에는 ①노인인구 비율 ②노후주택 비율 ③1000명 당 병상수 ④공공와이파이 접근성 ⑤1인 당 녹지면적 ⑥외식 및 소매업종 비율 등 6가지 지표가 활용됐다.


● 서울, 감염병 대응능력 매우 취약
평가 결과 서울 대전과 같은 대도시일수록 전파위험성은 높고, 평택 순천 등 지방도시로 갈수록 대응취약성이 낮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다만 서울과 대전 등 대도시는 고밀개발로 인해 전파위험성은 높지만 상대적으로 생활SOC가 많아 대응취약성은 상대적으로 낮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랐다. 대응취약성마저도 높게 나타난 것이다. 이는 제공된 서비스의 절대적인 양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지역 내 다수의 인구가 밀집해 있어 1인당 제공되는 서비스 규모가 작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서울은 25개 자치구 모두 전파위험성과 대응취약성이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자치구는 감염병 대유행 시 전파 차단과 자기화에 따른 대응 모두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될 정도였다. 이는 다른 지역과 비교할 때 밀도나 상업시설, 대중교통 등에서 서울의 밀집도가 높고 노인인구 비율은 낮지만 노후주택 비율이 높은 지역이 다수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 인구 대비 의료시설이나 공공 와이파이, 녹지와 같은 자원이 부족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대전시도 5개 자치구 모두 대응능력이 낮았으며, 특히 중구 북측과 동구 남측 등 대전시 중심부의 대응능력이 떨어졌다. 평택시는 군부대와 평택역 주변을 포함한 구도심 지역과 구도심 남측 부분의 대응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받았다. 순천시는 대응취약성은 높지만 전파위험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다.


● 감염병 대응능력 키울 정책 마련 시급
국토연구원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도시 구조 및 밀도 관련 정책 △생활권 조정 및 생활SOC확충 정책 △교통정책 △주거지 관리 정책 등 4가지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도시 구조 및 밀도 관련 정책으로는 도시·군 기본계획 및 도시·군 관리계획 수립 시 기초조사 단계에서 감염병을 재해 위험요소로 포함한 뒤 계획적인 대응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생활권 조정 및 생활SOC 확충에서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추진할 때 적용하는 기초생활인프라 최저기준에 의료시설 및 복합용도 시설을 추가하고, 복합화 대상시설이나 지원조건 등의 개정을 통해 생활SOC 확충을 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통정책으로는 감염병 대유행에 따른 교통 수요 변화에 맞춰 도로교통을 재편하고, 대중교통 혼잡관리 및 수요 분산 방안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또 감염병 대유행 시 교통약자나 소외지역이 발생하지 않도록 추가적인 교통수단을 공급할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주거지 관리 정책으로는 쪽방촌 등 불량·노후 주거지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다양하게 추진하고, 순환형 임대주택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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