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금리 7%대 전망, 한숨 깊어지는 ‘영끌족’
강유현 기자 , 김민 기자
입력 2022-05-09 03:00:00 수정 2022-05-09 03:25:29
美 빅스텝 여파 금리인상 잇따를듯

직장인 김모 씨(30·여)는 4일 은행에서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연 3.99%에서 연 4.12%로 3일 조정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1월 대출 상담을 할 땐 ‘연 3% 중반’으로 안내를 받았지만 2월 실제 7900만 원을 대출받았을 땐 연 3.99% 금리를 적용받았다. 석 달 만에 금리가 연 4.12%로 오르면서 연간 이자 부담은 315만2100원에서 325만4800원으로 올랐다. 김 씨는 “앞으로 3개월마다 금리가 바뀌는데 얼마나 더 오를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최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밟았고, 6, 7월 연이은 빅스텝까지 예고하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아 투자)족’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국의 기준금리 및 시장금리도 급격히 오르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2008년 이후 13년 만에 연 7%를 뚫을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6일 기준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02∼6.59%다. 지난해 말 연 3.6∼4.978%보다 상단이 1.612%포인트 급등했다. 같은 기간 고정금리대출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가 1.359%포인트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한국은행은 작년 말 가계대출 잔액을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대출 금리가 0.25%포인트와 0.5%포인트 증가하면 가계의 연간 이자부담은 61조 원에서 각각 3조3000억 원, 6조5000억 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출자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은 306만8000원에서 각각 16만4000원, 32만7000원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한숨 커지는 ‘영끌족’
美연준,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 한은도 추가 금리 인상 불가피
가계대출中 변동금리 81% ‘뇌관’… “장기대출, 고정금리로 갈아타고
가격 하락 성장주, 분할 매수를”
신용대출 금리도 오르고 있다. 현재 연 5%에 육박한 신용대출 금리는 지난해 말보다 0.220∼0.268%포인트 상승했다. 직장인 박모 씨(37)는 작년 2월 내 집 마련을 위해 은행에서 신용대출 1억 원을 연 2.94%에 받았다. 올해 2월 만기를 1년 연장하면서 금리가 연 3.99%로 올라 연간 이자가 105만 원 늘었다. 박 씨는 “벌써부터 내년 2월이 걱정돼 한미 기준금리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미 시장에서는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8일(현지 시간) 금리 선물(先物)을 통해 연준의 통화 정책을 점치는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다음 달 미 연준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는 확률이 80%를 웃돌고 있다. 이달 4일(현지 시간)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자이언트 스텝을 고려하지 않는다”라고 한 것과 상반된다.
이를 반영해 미 시장은 현재 0.75∼1.00%인 미 기준금리가 연말 3.00∼3.25%까지 오를 확률을 43.2%로 보고 있다. 한 달 만에 확률이 8.8%에서 5배로 높아졌다. 이렇게 되면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시계도 빨라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향후 3회 안팎 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한국금융연구원은 8일 가계금융복지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체 2052만 가구의 17.2%인 354만 가구가 ‘적자 가구’라고 밝혔다. 적자 가구의 연평균 경상소득은 4600만 원인데 이 중 원리금 상환액이 4500만 원, 필수 소비지출이 2400만 원, 이자 외 비소비지출이 900만 원이었다. 소득의 98%가 빚 갚는 데 쓰여 금리 상승기에 부실 뇌관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이 가파른 만큼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경우 고정금리를 선택하고, 기존 대출의 만기가 2년 이상 남은 경우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다만 대출을 갈아탈 경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적용돼 한도가 줄어들 수 있고 가산금리가 올라갈 수도 있다.
투자는 변동성에 대응하면서도 최근 하락한 자산에 주목하라는 조언이다. 김현섭 KB국민은행 한남PB센터장은 “정기예금에 가입할 땐 만기를 3개월, 6개월로 짧게 가져가 금리 상승 효과를 노려야 한다”며 “최근 주가가 많이 하락한 성장주 중심의 상장지수펀드(ETF)를 1∼2년 장기로 분할 매수하는 것도 괜찮다”고 말했다.
조현수 우리은행 양재남금융센터 PB팀장은 “한미 증시가 최근 1년간 고점 대비 20% 안팎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기초자산 가격이 만기 때까지 계약 시점보다 15∼50% 떨어지지 않으면 약속된 수익을 지급하는 주가연계증권(ELS)을 추천할 만하다”라고 말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직장인 김모 씨(30·여)는 4일 은행에서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연 3.99%에서 연 4.12%로 3일 조정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1월 대출 상담을 할 땐 ‘연 3% 중반’으로 안내를 받았지만 2월 실제 7900만 원을 대출받았을 땐 연 3.99% 금리를 적용받았다. 석 달 만에 금리가 연 4.12%로 오르면서 연간 이자 부담은 315만2100원에서 325만4800원으로 올랐다. 김 씨는 “앞으로 3개월마다 금리가 바뀌는데 얼마나 더 오를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최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밟았고, 6, 7월 연이은 빅스텝까지 예고하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아 투자)족’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국의 기준금리 및 시장금리도 급격히 오르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2008년 이후 13년 만에 연 7%를 뚫을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6일 기준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02∼6.59%다. 지난해 말 연 3.6∼4.978%보다 상단이 1.612%포인트 급등했다. 같은 기간 고정금리대출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가 1.359%포인트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한국은행은 작년 말 가계대출 잔액을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대출 금리가 0.25%포인트와 0.5%포인트 증가하면 가계의 연간 이자부담은 61조 원에서 각각 3조3000억 원, 6조5000억 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출자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은 306만8000원에서 각각 16만4000원, 32만7000원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금리 상승기, 새 주담대 고정금리로 받고 정기예금은 만기 짧게”
한숨 커지는 ‘영끌족’
美연준,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 한은도 추가 금리 인상 불가피
가계대출中 변동금리 81% ‘뇌관’… “장기대출, 고정금리로 갈아타고
가격 하락 성장주, 분할 매수를”
신용대출 금리도 오르고 있다. 현재 연 5%에 육박한 신용대출 금리는 지난해 말보다 0.220∼0.268%포인트 상승했다. 직장인 박모 씨(37)는 작년 2월 내 집 마련을 위해 은행에서 신용대출 1억 원을 연 2.94%에 받았다. 올해 2월 만기를 1년 연장하면서 금리가 연 3.99%로 올라 연간 이자가 105만 원 늘었다. 박 씨는 “벌써부터 내년 2월이 걱정돼 한미 기준금리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 “미 기준금리 연말 3% 전망”
4대 시중은행의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급등과 달리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420∼5.078%로 작년 말과 비슷하다. 은행들이 우대금리 경쟁을 벌이고 대출금리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오름폭이 0.17%포인트로 은행채 5년물보다 작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시장금리가 오르는 만큼 변동대출금리도 상승할 수밖에 없다.미 시장에서는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8일(현지 시간) 금리 선물(先物)을 통해 연준의 통화 정책을 점치는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다음 달 미 연준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는 확률이 80%를 웃돌고 있다. 이달 4일(현지 시간)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자이언트 스텝을 고려하지 않는다”라고 한 것과 상반된다.
이를 반영해 미 시장은 현재 0.75∼1.00%인 미 기준금리가 연말 3.00∼3.25%까지 오를 확률을 43.2%로 보고 있다. 한 달 만에 확률이 8.8%에서 5배로 높아졌다. 이렇게 되면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시계도 빨라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향후 3회 안팎 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고정금리 대출 받고 분할 투자해야
한국의 가계부채는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아 시장금리에 민감하다. 3월 신규취급액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의 변동금리 비중은 80.5%에 달한다.특히 한국금융연구원은 8일 가계금융복지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체 2052만 가구의 17.2%인 354만 가구가 ‘적자 가구’라고 밝혔다. 적자 가구의 연평균 경상소득은 4600만 원인데 이 중 원리금 상환액이 4500만 원, 필수 소비지출이 2400만 원, 이자 외 비소비지출이 900만 원이었다. 소득의 98%가 빚 갚는 데 쓰여 금리 상승기에 부실 뇌관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이 가파른 만큼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경우 고정금리를 선택하고, 기존 대출의 만기가 2년 이상 남은 경우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다만 대출을 갈아탈 경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적용돼 한도가 줄어들 수 있고 가산금리가 올라갈 수도 있다.
투자는 변동성에 대응하면서도 최근 하락한 자산에 주목하라는 조언이다. 김현섭 KB국민은행 한남PB센터장은 “정기예금에 가입할 땐 만기를 3개월, 6개월로 짧게 가져가 금리 상승 효과를 노려야 한다”며 “최근 주가가 많이 하락한 성장주 중심의 상장지수펀드(ETF)를 1∼2년 장기로 분할 매수하는 것도 괜찮다”고 말했다.
조현수 우리은행 양재남금융센터 PB팀장은 “한미 증시가 최근 1년간 고점 대비 20% 안팎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기초자산 가격이 만기 때까지 계약 시점보다 15∼50% 떨어지지 않으면 약속된 수익을 지급하는 주가연계증권(ELS)을 추천할 만하다”라고 말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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