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값 27.5원 내릴때 경유 0.8원 ‘찔끔’…화물-운송업 직격탄
구특교 기자
입력 2022-05-08 19:25 수정 2022-05-08 19:27
3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서 직원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2022.5.3/뉴스1 © News1
유류세 인하폭이 1일부터 30%로 확대된 가운데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뛰어 넘는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로 경유 재고가 부족해지며 국제 경유 가격이 급등했는데, 이에 연동된 국내 경유 가격도 크게 오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경유를 많이 쓰는 화물·운송 업계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8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5월 첫째 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전주 대비 27.5원 내린 L당 1940.7원이었다. 경유는 전주 대비 0.8원 낮아진 1906.0원이었다. 정부가 1일부터 유류세 인하폭을 기존 20%에서 30%로 추가 확대한 영향으로 보인다. 다만 휘발유의 하락폭에 비해 경유는 미미한 수준이었다.
일부 지역에서는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이미 뛰어넘었다. 7일 기준 제주에서 휘발유 가격은 L당 1977.16원이었지만 경유는 L당 2043.48원으로 3.3% 높았다. 인천에서도 휘발유가 L당 1912.33원, 경유는 1916.35원으로 가격이 역전됐다. 서울 등 다른 지역에서도 경유를 휘발유보다 비싸게 파는 주유소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는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 경유 수요는 여전히 많은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로 경유 수급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유럽은 여전히 디젤차 비중이 높은데 유럽이 경유를 주로 수입하던 러시아의 공급이 줄어 국제 시장에서 경유 가격이 폭등했다”며 “한국 정유사의 출고가격은 국제가격에 연동돼 덩달아 국내 경유 가격도 크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국내 경유의 유류세 인하폭이 휘발유보다 상대적으로 작은 점도 가격 역전 현상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정부의 유류세 추가 인하에도 경유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지 않자 화물·운송 업계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유는 농업, 제조업의 주요 원료인 만큼 가격 상승이 물가를 더 자극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세종=구특교기자 koot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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