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오른다” 은행에 몰리는 돈…5대銀 예·적금 2조원 증가
뉴스1
입력 2022-05-08 07:19 수정 2022-05-08 07:19
서울 시내의 한 은행 창구의 모습. © News1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수신상품 금리를 잇달아 올리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자금이 다시 은행으로 몰리고 있다. 주요 5대 은행의 정기 예·적금 잔액은 이달 들어 2조원가량 늘었다.
주식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미국 연준(Fed)의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것) 단행으로 시중금리는 더 오를 전망이어서 안전자산인 은행으로 돈이 회귀하는 ‘머니무브’는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정기예금 잔액은 660조6399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1536억원 증가했다. 정기적금은 35조9591억원으로 전월보다 8055억원 늘었다. 정기예금 잔액은 2월과 3월 각각 8452억, 6조4454억원 줄었는데, 지난달 증가세로 돌아섰다. 3월에 전월 대비 3544억원 늘어난 적금은 지난달 증가 폭이 확대됐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양적 긴축에 대한 우려와 코로나19 장기화, 우크라이나 사태, 각종 규제 영향으로 주식·부동산·암호화폐 시장 등이 장기간 조정 국면을 겪으면서 투자심리는 크게 위축됐다.
지난해 사상 최고가(코스피 3316.08)를 경신했던 국내 증시는 하반기부터 장기 하락 국면에 접어들어, 지난해 말 삼천피가 무너진 뒤 낙폭을 키워 현재 2600선대로 주저앉았다. 한국거래소 통계에서 코스피, 코스닥 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달 17조7000억원으로, 2020년 2월 이후 월별 기준으로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은행들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발맞춰 예금금리를 잇달아 올리면서 수신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은이 지난달 14일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연 1.25%→1.50%)하자 시중은행들은 기준금리 인상 폭보다 금리를 더 올려 화답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은 지난달 18일부터 정기예금 등의 금리를 최대 0.40%p 올렸고, 이어 우리은행과 농협은행 등도 금리 인상 행렬에 동참했다.
특히 은행들은 지난해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된 이후 대출금리는 가파르게 올리면서도 예·적금 금리 인상에는 인색하다는 비판이 확산하자 금리 인상에 더욱 적극적인 모습이다. 현재 은행권의 예·적금 최고 금리는 2% 중후반대로 변동성 장세에서 안정성을 고려한다면, 투자자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금융권에선 올해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연준이 지난주 빅스텝을 전격적으로 단행하면서, 한국은행도 추가 기준금리 인상 압박이 커졌기 때문이다.
연준은 지난 4일(현지 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종전 연 0.25~0.50%에서 0.75~1.00%로 0.50%p 인상했다. 이번 빅스텝으로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종전 1.00~1.25%p에서 0.50~0.75%p로 좁혀졌다. 시장에선 한은이 연내 연 2% 이상까지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소 두 번은 인상한다는 것이다.
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한은의 5월 금통위에서 한 번 더 인상되면 은행의 예·적금 금리도 지금보다 오르게 될 것”이라며 “추가 금리인상을 기다린 대기수요까지 가세하면서 은행으로의 머니무브는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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