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벗은 어린이날… “뛰어다녀도 안 갑갑해요” 웃음꽃 활짝

전혜진 기자 , 춘천=이인모 기자 , 제주=임재영 기자

입력 2022-05-06 03:00 수정 2022-05-06 03:49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전국 놀이공원 3년만에 대면 행사
놀이기구마다 긴 줄, 곳곳 “까르르”…“야외서 간식 먹을 수 있어 더 좋아”
“아직 불안” 대부분 마스크 썼지만 사진 찍거나 운동할 땐 잠깐 벗기도
징검다리 연휴 맞아 제주 등 인파… 새로 문 연 춘천 레고랜드도 ‘북적’


100주년 어린이날을 맞은 5일 오전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에서 아이들이 마스크를 벗은 채 놀이기구를 즐기고 있다. 이날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이 몰려 이른 오후부터 일부 놀이기구 예약이 마감됐다. 용인=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아이스크림까지 먹으면서 다닐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최고의 어린이날이에요.”

어린이날인 5일 오전 가족과 경기 과천시 서울랜드를 찾은 강유민 양(8·전북 전주시)은 놀이기구 앞에서 차례를 기다리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강 양은 “마스크를 안 쓰니 상쾌한 공기를 맘대로 마실 수 있고, 뛰어다녀도 땀이 나지 않아 좋다”고 했다. 어머니 김선미 씨(43)도 “어른들도 마스크가 답답한데 아이들은 오죽했겠느냐”며 “놀이공원에서 간식거리를 먹을 수 있어 더 즐겁다”고 말했다.
○ 3년 만에 ‘노 마스크’ 어린이날
올해 100주년 어린이날은 2일 실외 마스크 의무 착용이 해제된 후 맞는 첫 휴일이었다. 전국 놀이공원과 동물원, 유명 관광지는 부모 손을 잡고 나온 아이들로 하루 종일 북적였다.

이날 서울랜드와 서울대공원에선 3년 만에 대면 어린이날 행사가 열렸다. 풍선을 들고 뛰거나 비눗방울을 불면서 뛰노는 아이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곳곳에서 ‘까르르’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늘진 곳이나 벤치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어른들도 많았다.

6세 딸, 4세 아들과 서울대공원을 찾은 이혜지 씨(35)는 “지난해 어린이날에는 공원에서 마스크를 한 번도 벗지 못해 답답했다”며 “아이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다”고 했다.

공원 입구에서 풍선을 팔던 김수안 씨(74)는 “평소 주말보다 관람객이 5배 이상 많은 것 같다”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고 아이들 웃는 소리가 들리니 확실히 어린이날 분위기가 난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도 가족 단위 인파가 몰렸다. 오후 2시경 평화의 문 광장에서는 어린이 약 100명이 자전거와 킥보드, 인라인스케이트를 즐기고 있었다. 부모님과 함께 왔다는 신지아 양(8·서울 송파구)은 “오늘 밖에서 처음 마스크를 벗었다. 그동안 마스크 쓰고 운동하느라 불편했는데 마스크 없이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친구들과 놀 수 있어 즐겁다”며 웃었다. 마스크 없이 킥보드를 타던 모승유 군(7·서울 강남구)도 “매일 집에만 있어 지겨웠는데 어린이날 아빠랑 나와서 놀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 “아직은 불안”… 마스크 착용
3년 만의 ‘노 마스크’ 어린이날이었지만, 아직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된 게 아니다 보니 섣불리 마스크를 벗기가 부담스럽다는 시민도 많았다.

이날 오전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관람객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대부분은 실외에서도 마스크를 쓴 채 공원을 둘러봤다.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거나 음료수를 마실 때 잠깐 마스크를 내린 뒤 다시 착용하는 정도였다.

13세 딸, 9세 아들과 공원을 찾은 이재호 씨(43)는 “코로나19 때문에 2년 동안 어린이날에도 집 밖에 안 나갔더니 아이들이 많이 답답해했다”면서도 “마스크 착용이 의무는 아니지만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이라 불안한 마음에 마스크를 꼭 쓰고, 아이들에게도 쓰게 한다”고 말했다.

4세 딸과 함께 서울대공원을 찾은 전유정 씨(33)도 “마스크를 쓴 이후 아이가 확실히 감기에 잘 안 걸리는 것 같아 오늘도 쓰고 나왔다”며 “계속 착용하던 습관이 있어 당분간은 계속 마스크를 쓸 것 같다”고 했다.
○ 춘천 레고랜드, 제주 관광지에도 ‘인파’
강원 춘천시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에서 시민들이 놀이기구를 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국내 첫 글로벌 테마파크인 레고랜드는 5일 개장했는데 이용권 1만 장이 사전에 매진됐다. 춘천=뉴스1
100주년 어린이날에 맞춰 강원 춘천시에서 문을 연 글로벌 테마파크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는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 단위 방문객으로 종일 붐볐다. 1만여 장의 이용권이 일찌감치 매진됐는데 놀이기구 앞의 차례를 기다리는 관람객 줄이 좀처럼 줄지 않았다. 주요 도시의 랜드마크를 레고 브릭으로 재현한 미니랜드에도 발길이 이어졌다.

어린이날부터 8일까지 징검다리 연휴를 맞아 제주도에도 가족 단위 관광객이 몰렸다. 성산일출봉, 천지연폭포 등 유명 관광지에는 인파가 끊이지 않았다. 제주시 함덕해변 등 일부 해변에선 바다에 발을 담그고 이른 물놀이를 즐기는 이들도 보였다. 한 관광객은 “그동안 아이들이 마스크 쓰고 돌아다녀서 답답해했는데, 마스크를 벗고 돌아다닐 수 있어 편하고 사진도 예쁘게 찍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