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 “올해 1인당 GDP, 韓 추월할것… 경제구조 개선 덕”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입력 2022-05-06 03:00 수정 2022-05-06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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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대만 3만6051달러 예측…3만4994달러 그친 韓 앞설 듯
대만 정부 반도체 육성 정책 효과에 미중 무역갈등 반사이익도 한몫



대만의 올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한국을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고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사진)이 밝혔다. 대만 GDP의 한국 추월은 최근 세계 주요 경제기관 등에서 예측했지만 차이 총통이 직접 밝힌 것이다.

5일 쯔유(自由)시보를 비롯한 대만 언론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전날 집권 여당 민진당 중앙상무위원회 회의에서 국제통화기금(IMF) 예측 자료를 인용해 “대만의 올해 1인당 GDP는 3만6000달러에 이를 것이며 19년 만에 한국 GDP를 추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IMF는 지난달 25일 펴낸 보고서에서 올해 대만 1인당 GDP는 3만6051달러, 한국은 3만4994달러로 예상했다. 일본은 3만9240달러였다.

차이 총통은 “대만이 지난 2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에도 성공적인 방역으로 공급망 재편 기회를 이용해 좋은 결과를 창출했다”며 “모든 대만인이 방역에 노력하고 정부가 경제구조를 개선한 성과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대만 GDP 약진의 배경으로 대만 정부의 집요한 반도체 육성 정책을 꼽는다. 미국 일본과 3각 협력 체제를 구축한 대만 반도체는 지난해 대만 전체 수출의 37%, GDP의 18%를 차지한 핵심 산업이다. 대표적인 반도체 기업 TSMC는 시스템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 파운드리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이 50%가 넘는다. TSMC 시가총액은 2019년 말 처음으로 삼성전자 시가총액을 넘어섰고 2020년 3월부터는 한 번도 뒤지지 않고 있다. 아시아 기업으로는 사우디아라비아 석유기업 아람코와 함께 시가총액 기준 세계 10위 안에 들었다.

대만 수출 효자종목인 반도체는 동시에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서 대만을 보호하는 핵심 국방자산이기도 하다. 대만 병합을 노리는 중국으로서도 반도체 공급은 국가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에 TSMC 생산체계를 손상시킬 무력을 쉽게 사용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른바 ‘실리콘 방패(Silicon Shield)’ 전략이다.

대만은 단순히 경제 분야 성과뿐만 아니라 총체적인 국가경쟁력에서도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 경제 성과와 정부 및 기업 효율성, 인프라 등을 종합 평가한 IMD(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8위를 기록해 한국(23위)은 물론 미국(10위)까지 제쳤다.

일각에서는 대만이 팬데믹 덕을 톡톡히 봤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계적인 비대면 디지털 전환 바람을 타고 대만 반도체가 주목받았고 미중 무역갈등이 격화하면서 반사이익을 누렸다는 얘기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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