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 닮은 스낵, 야구 예금… 뜨거워진 야구 마케팅

오승준 기자

입력 2022-05-06 03:00 수정 2022-05-06 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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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단 보유기업들 마케팅 총력전
신세계, 이마트에 야구 매장 열고 야구장에 스타벅스 입점… 음료 배달
롯데, 부산은행 연계 야구 예금 출시… 한화는 승리기금 적립해 지역 기부



프로야구 SSG 랜더스의 팬인 직장인 김모 씨(37)는 최근 약 2년 만에 안방구장인 ‘인천 SSG랜더스필드’를 찾았다. 김 씨는 이날 구장에 있는 노브랜드 버거 매장에서 식사를 해결하고 스타벅스에서 자신이 앉은 자리까지 커피를 배달시켜 마셨다. 김 씨는 “야구장에서 응원도 못 하고 음식도 못 먹으니 야구장 찾는 재미가 없어 그동안 관심도 시들했는데 앞으로는 경기를 더 챙겨 보게 될 것 같다”고 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를 맞아 2년 만에 응원, 취식 등이 허용된 프로야구 마케팅 대전이 뜨거워지고 있다. 기업들이 오프라인 유통채널과 연계해 야구단을 활용한 마케팅을 전개하는 등 ‘야구팬 유치’에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달 25일 기준 프로야구 경기당 평균 관중은 6897명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전 평균 관중의 62%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해 3월 SK 와이번스를 인수해 창단한 랜더스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직접 소셜미디어에 야구단 소식을 전하는 등 ‘야구 마케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마트는 최근 안방구장인 랜더스필드에 야구단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전용 매장을 연 데 이어 인천 지역 이마트에 순차적으로 해당 매장을 입점시킬 계획이다. 구장에서만 야구단 관련 상품을 사는 게 아니라 계열사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살 수 있도록 해 야구팬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야구 관련 상품 개발도 활발하다. 지난달 신세계푸드는 야구단과의 협업을 통해 ‘랜더스 스낵’ 3종(대왕오징어방망이, 플레이콘도그볼, 플레이어묵볼)을 출시했다. 대왕오징어방망이 스낵은 오징어 살을 야구 배트처럼 20cm 길이로 썰어서 튀긴 이색 상품으로 야구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기업들은 야구 마케팅이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경험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다시 오프라인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야구장은 스타벅스, 신세계푸드 등 계열사 브랜드와 제품을 접하는 창구로 만들고, 계열사 유통망은 야구단 연계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일종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롯데와 한화 등 유통 계열사를 보유한 다른 기업의 경우 주로 안방구장이 있는 지역 기반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는 부산은행과 협업해 BNK가을야구정기예금을 내놨다. 갤러리아백화점 대전점은 한화 이글스의 대전 안방경기 때마다 백화점 외벽에 응원메시지를 띄우고, 안방경기 승리 때마다 경기당 100만 원을 적립해 대전 지역 사회복지재단에 기부하는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소비자들은 유통업에서 레크리에이션을 추구하는 경향이 늘었다”며 “야구단은 마케팅에 스토리를 부여해 소비자들이 제품에 호기심을 갖고 더 적극적으로 소비하도록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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