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으로 자비 실천하는 간화선 인류의 갈등 치유하는 백신 될 것”

김홍근 동국대 겸임교수

입력 2022-05-06 03:00 수정 2022-05-0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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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오신날]
안국선원
전통수행법인 간화선 현대화 성과
‘포스트 코로나’ 대비해 세계화 추구


도심포교의 선구자로 전통 간화선의 세계화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안국선원장 수불 스님. 안국선원 제공

김홍근 동국대 겸임교수
2022년 부처님오신날(8일)을 맞아 드디어 코로나19 팬데믹 현상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지난 3년간 인류는 바이러스와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며 전대미문의 각종 폐쇄와 제한을 맛보았다. 우리 시대는 인터넷과 인공지능 등 4차 산업의 등장으로 비약적인 과학기술의 발전을 이룩해 가고 있다. 하지만 지나친 경쟁과 자본 추구의 부작용으로 환경문제와 인간성의 황폐화가 초래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는 어떤 시대정신을 요구하는가? 현재 직면하는 모든 문제의 근원에는 ‘이분법적 흑백논리’가 깔려있다. 분별심은 너와 나를 나누고, 시비와 갈등을 일으킨다. 일찍이 부처님은 무명(無明)으로 인해 갈등이 일어나서 고해가 펼쳐지는 일련의 과정을 자각하고 바로잡으라고 가르치셨다. 무명을 바로잡아 지혜로 전환하는 것을 ‘깨달음’이라고 한다. 불교는 깨달음을 가르치는 종교다. 깨달음은 인류에게 자유와 평등, 지혜와 자비를 가져다주는 가장 유력한 길이라고 할 수 있다. 온갖 갈등이 난무하는 현대사회의 모순을 근원적으로 치유하기 위해서는 깨달음의 보편화가 그 어느 시대보다 더욱더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안국선원(사진)은 오롯한 간화선(看話禪) 수행도량이다. 안국선원의 대중은 예외 없이 간화선 수행자이다. 불법의 정수인 간화선이야말로 인간 정신이 도달한 최고봉이라고 굳게 믿고 정진하고 있다. 간화선 수행을 지도해주는 선원장 수불스님과 그 지도 하에 정진하고 있는 대중 사이의 관계는 스님과 신도라기보다는, 스승과 제자의 모습에 가깝다.

간화선의 목표는 오직 하나 ‘깨달음을 통한 지혜와 자비의 실천’이고, 대중의 목표도 역시 그렇다. 지난 3년간 세계적인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봉쇄되었던 인고의 세월을 거친 후 이 신념은 더욱 굳어졌다. 한국불교는 전통적으로 통불교를 지향하지만, 그중에서도 ‘돈교법문’을 펼친 육조혜능 조계대사의 가르침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부처님과 역대 조사의 정통적인 가르침에 따른 가장 효율적이고 쉬우며, 빠르고 올바른 수행법은 한국불교 최고의 자산이자 대한불교조계종 정통수행법인 간화선이다.

기존의 이분법적 서구사상이 한계에 봉착한 현재 시점에서 인류를 구제하는 올바른 길은 갈등을 넘어서는 중도 연기법을 직접 깨닫는 간화선의 대중화와 세계화라고 할 것이다. 이 땅에서 면면히 전해 내려온 간화선법을 보편화, 세계화하는 것이 정보개방 시대를 사는 우리의 사명이라고 안국선원 대중은 굳게 믿고 있다. 그리고 부처님께서 전해주신 인류 최고의 정신적 보물은 ‘불안(佛眼)과 법안(法眼)의 안목’이고, 그 심안을 여는 가장 효과적인 수행법은 한국불교가 보존해온 간화선이라는 사실을 실증하기 위해 혼연일체가 되어 정진하고 있다. 간화선의 부흥은 곧 현재의 시절 인연에 따라 다양한 문화 분야에서 꽃피고 있는 ‘한류’를 완성하여 인류정신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길이기도 하다.

선원장 수불스님은 한국불교 정통수행법인 간화선을 현대에 맞게 착실히 되살리는데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왔고, 실제로 지난 33년에 걸쳐 간화선 집중수행을 출가자와 재가자를 가리지 않고 꾸준히 지도해왔다. 간화선 수행자에게 먼저 짧은 기간의 간화선 집중수행을 통해 선체험을 맛보게 하고, 실제생활 중에서 습관을 다스려 가게 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현실적인 간화선 수행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원리대로 생활 중에서 실천하도록 이끌기 때문에, 간화선은 인류 정신계에서 미래의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1989년 설립된 안국선원은 그동안 국내외의 수행자들에게 1주일간의 간화선 집중수행을 300회 이상 실시하여 3만 명 이상의 사부대중에게 선체험의 기회를 제공하였다. 특히 지난 수년간 동국대에서 열린 ‘간화선 국제학술대회’에 참가한 해외의 불교학자들도 백담사, 마곡사, 미황사 등지에서 열린 간화선 집중수행 프로그램에 참가하여 선체험의 법희선열(法喜禪悅)을 직접 맛보았다. 현재는 국내의 서울, 부산, 진주, 창원과 세종시 그리고 해외의 미국, 중국과 뉴질랜드 등의 안국선원에서 수천 명의 불자들이 정진하고 있다.

안국선원은 지난 세월 한결같이 실행해온 현대적 간화선 수행법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한국인은 물론 세계인에게 널리 제공함으로써 인류의 갈등을 치유하는 백신의 역할을 성실히 해낼 것이다. 붓다의 자비 광명이 온 세계를 비추는 시절 인연이 도래하였다. 안국선원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정신적 르네상스를 창조하는 막중한 사명을 짊어지고 묵묵히 정진해가고 있다.

김홍근 동국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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