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HDC현산, ‘전면 재시공’ 통 큰 결단으로 회생 반전 이룰까

뉴스1

입력 2022-05-04 13:15 수정 2022-05-04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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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에서 열린 긴급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2022.5.4/뉴스1 © News1

HDC현대산업개발이 붕괴 사고가 발생한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8개 동을 전면 철거하고 새로 짓기로 했다. 정몽규 HDC 회장 주도로 ‘통큰 결단’이 이뤄지면서 벼랑 끝 위기에 처한 HDC현산이 회생 반전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몽규 HDC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아이파크 HDC현산 사옥에서 추가 대책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입주예정자의 요구에 따라 화정동의 8개 동 모두를 철거하고 새로 아이파크를 짓겠다”고 밝혔다.

그는 “고객에게 안전과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회사의 존립 가치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회사에 어떠한 손해가 있더라도 고객과의 약속을 꼭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당초 HDC현산은 모든 건물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을 마친 뒤 재시공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정몽규 회장이 ‘전면 철거 후 새로 짓는 것이 고객 신뢰 회복의 가장 빠른 길’이라며 결단을 내리면서 방향이 바뀌었다.

HDC현산은 준공까지 약 70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손실추정액으로 반영된 1754억원 외 추가 비용은 약 2000억원으로 추산됐다. 화정 아이파크 전체 단지의 공사비는 약 2500억원 수준이었다.

업계에서는 HDC현산이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해 결단을 내린 것으로 평가했다.

한 건설산업 전문가는 “일부가 아닌 전면 철거 후 재시공은 기업으로서는 대단히 큰 결단으로,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읽힌다”며 “HDC현산의 회생에 결정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가장 시간과 돈이 많이 드는 방법이지만, HDC현산으로서는 가장 시급한 것이 고객의 신뢰 회복이라고 결론을 낸 것 같다”며 “당장 비용적인 손익을 따지면 비합리적일 수 있지만,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가장 나은 선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리스크는 여전히 남았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HDC현산 사고와 관련해 연이어 강경 발언을 내놓으며 향후 추가 제재 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원 후보자는 지난달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을 찾아 “가해 기업은 망해야 하고 공무원은 감옥에 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인사청문회에서도 해당 발언을 유지하겠느냐는 질문을 받자 “그 방향으로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HDC현산이 광주 학동 붕괴 사고와 관련해 영업정지 처분 절반을 4억원 규모의 과징금으로 대체한 것에 대해서도 “과징금을 기업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유권 해석 법령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3월 HDC현산에 대한 등록말소 또는 영업정지 1년을 관할관청인 서울시에 요청한 바 있다. 시는 관련 징계 절차에 착수한 상태다.

다만 원 후보자는 이날 발표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현대산업개발의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전면철거 재시공’이라는 고뇌에 찬 결단이 우리나라의 안전문화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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