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업체도 IT업체처럼… 팔린 차 업데이트로 새차 같이 관리”

이건혁 기자 , 변종국 기자

입력 2022-05-04 03:00:00 수정 2022-05-04 11: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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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인포테인먼트 SW 전략

추교웅 현대차그룹 부사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구 현대차 연구실에 설치된 모형 콕핏에 앉아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에 적용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자동차가 몇 번째 차선에 있는지까지 파악해 ‘차선 바꾸세요’라고 알려주는 혁신적 내비게이션을 5년 내 상용화할 겁니다.”

현대자동차그룹 차량에 탑재되는 내비게이션 등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전자 제어기 개발을 총괄하는 추교웅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 부사장(48)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지난달 27일 만난 그는 “현대차의 글로벌 커넥티드 카(통신망에 연결된 차량)가 올해 누적 1000만 대를 넘어설 것”이라며 “시장의 신뢰가 쌓이고 있다는 의미”라고 힘줘 말했다.




최근 현대차는 자동차를 소프트웨어(SW)로 정의하는 추세에 맞춰 ‘팔린 차도 신차처럼 유지하자’는 경영 철학을 구현해 나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OTA(무선) 업데이트다. 현대차는 향후 개발될 신기술을 업데이트할 수 있도록 차량용 하드웨어를 최고 수준으로 장착해두고 있다. 추 부사장은 “(지난해 9월) 제네시스 GV60을 내놓으면서 6개월 후 업데이트하겠다는 계획까지 다 세웠다”며 “실제 올해 3월 ADAS(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를 업데이트했다. 예전 같으면 연식 변경 모델에 넣었을 것”이라며 웃었다. “완성차 회사도 정보기술(IT) 업체처럼 바뀌고 있다는 증거 중 하나”라는 게 추 부사장의 설명이다.

자동차용 SW 중 인포테인먼트는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소로 꼽힌다. 자율주행이 발전할수록 이동 중 음악 감상, 차량 내 간편 결제, 영상 시청 등 콘텐츠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현대차를 포함한 완성차 업체는 물론 애플이나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까지 개발에 사활을 건 이유다.

현대차는 특히 사용 빈도가 가장 높은 내비게이션의 경쟁력 확보에 적잖은 공을 들였다. 추 부사장은 현대차 내비게이션이 다른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앱)들에 비해서도 도착 예정 시간과 실제 도착 시간의 오차가 적다고 했다. 그는 “국내 커넥티드 카가 올해 누적 350만 대를 돌파해 받는 데이터가 많으니 예측도 정교해지고 있다”며 “고객들도 이제 차량에 탑재된 내비게이션을 ‘믿을 만하다’고 여기고 있다”고 자평했다.

현대차 내비게이션의 또 다른 특징은 차량 센서를 활용하기 때문에 통신 공백에 대한 우려가 없다는 점이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에 의존하는 스마트폰용 내비게이션이 터널이나 지하차도에선 음영 구간이 발생하는 것과 차별화된 부분이다. 추 부사장은 “GPS는 오차가 10m 이상 날 수 있지만, 차량 센서를 활용하면 오차가 1m 이내”라고 말했다. 이어 “주행 중인 차선까지 분석해 안내하는 건 완성차 업체만 제공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가격 문제만 해결되면 반드시 그 기능부터 넣겠다”고 했다.

추 부사장은 음성 인식 기술도 중요한 키워드가 될 것으로 봤다. 자동차가 디지털 기기로 변모하면서 중장년층 이상 운전자들이 차량 조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어서다. 현대차는 ‘창문 내려줘’ 같은 기본적인 제어는 물론이고 ‘지금 연료로 얼마나 더 갈 수 있어?’와 같은 질문에도 답할 수 있을 정도로 고도화하고 있는 단계다. 추 부사장은 “음성 인식은 차량 인포테인먼트의 1차 종착점”이라며 “투자도 늘리고, 타사와도 협업해 음성 인식 수준을 높여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SW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현대차로선 가장 시급한 과제가 ‘개발자 모시기’다. 그는 “자동차에서 SW 비중은 50% 이상”이라며 “현대차는 더 이상 굴뚝 회사가 아니다”라고 했다. 현대차도 IT업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개발인력 확보전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얘기다.

추 부사장은 현대차그룹 부사장 중 최연소다. 미래 모빌리티 개발 등 현대차의 혁신을 상징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2012년 현대차그룹에 합류한 뒤 2019년 상무(인포테인먼트개발실장), 2020년 전무(전자담당 겸 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장)를 거쳐 올해 1월 부사장으로 고속 승진했다. 현대차의 인포테인먼트와 커넥티드 카는 물론 음성 인식, 사용자의 얼굴을 인식해 문을 열어주는 ‘페이스 커넥트’ 등이 추 부사장의 지휘 아래 개발됐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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