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치 후 잔기침, 쇳소리-발열 동반하면 위험 신호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입력 2022-05-04 03:00 수정 2022-05-04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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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가 말하는 코로나 후유증
잔기침은 8주까지 지속될 수 있어
다른 증상 동반되면 폐렴 의심을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후유증인 기침으로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는 사람이 늘고 있다. 코로나19 완치 후에도 몇 주 동안 잔기침이 쉴 새 없이 나와 주변인 눈치를 보는 사람도 적지 않다. 기침 자체는 먼지나 가래와 같은 몸 안팎의 이물질이 기도로 들어오는 것을 막거나 배출하는 우리 몸의 정상적인 방어 작용이다.

코로나19 후유증으로 발생하는 기침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상기도에 침투해 점막을 파괴했기 때문에 생긴다. 점막이 아물지 않아 기온 변화나 먼지 등 일상 자극에도 과민 반응하며 기침이 나오는 것이다. ‘기도 과민반응’이라 불리는 이런 기침은 점막이 감염 전의 상태로 치유될 때까지 지속된다.

일반적으로 감염 질환 기침은 2, 3주간 지속되는 ‘급성 기침’과 3∼8주간 지속되는 ‘아급성(亞急性) 기침’으로 나뉜다. 의학적으로는 8주간 기침이 계속될 수 있지만 대개는 2주 내에 멈춘다. 2주 이상 기침이 지속되면 전문의 진료를 받아 다른 이상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좋다.

특히 기침과 함께 쉰 목소리나 쇳소리, 호흡 곤란, 발열, 체중 감소, 사지부종 등 전신 증상이 동반되면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폐 질환이나 심장 질환이 있거나, 장기간 흡연을 한 사람은 기침이 폐렴으로 번졌을 수 있기 때문에 2주 전에 진료하는 게 필수다.

강동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송주연 교수가 코로나19 후유증인 잦은 기침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강동성심병원 제공
강동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송주연 교수는 “코로나19 완치 이후 기침과 함께 가래가 많이 생기거나 열이 나는 경우, 평상시와 달리 음식을 먹을 때 사레가 자주 들리는 경우에는 폐렴을 의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영유아나 소아는 ‘컹컹’ 소리의 기침이 심할 경우 기도가 폐쇄돼 호흡곤란이나 질식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8주 이상 지속되는 만성기침은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다른 질환으로도 기침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성기침의 대표적인 원인은 △‘후비루(後鼻淚)’ 등 상기도증후군 △위식도 역류성 질환 △천식을 꼽을 수 있다.

상기도증후군은 코감기 이후 콧물이 목 뒤로 넘어가면서 기침이 난다. 위식도 역류성 기침은 신물이 올라오거나, 자고 일어난 아침에 주로 발생한다. 천식은 기도 수축에 의한 기침으로 쌕쌕거리는 소리가 나는 게 특징이다.

이런 기침은 급성 기침과 달리 목 부위의 통증이나 열, 콧물 등을 동반하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증상을 잘 살펴 적시에 진료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 송 교수는 “만성 기침은 원인이 다양하고 여러 질환이 복합적으로 발생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기침을 심하게 하면 기도 손상이 더 심해지기 때문에 기침을 줄이는 생활습관이 중요하다”며 “물을 수시로 마시는 것은 물론 기침을 하려고 할 때 물을 마시거나 껌을 씹는 것도 좋다”고 설명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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