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외부결제 금지’ 한달앞… 네이버 ‘수용’ 카카오 ‘고민’

김도형 기자

입력 2022-05-03 03:00 수정 2022-05-0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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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인앱결제 강제금지법’ 대응… 구글, 내달부터 ‘인앱-3자결제’ 시행
“따르지 않으면 구글플레이서 삭제”… 네이버 “구글-자사 결제시스템 제공”
카카오 “결제방식 아직 결정 못해”… ‘구글, 실제로 앱 삭제 할지’ 촉각



구글이 자사의 결제 정책을 따르지 않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앱 마켓(구글플레이)에서 삭제하겠다고 공지한 시한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내 정보기술(IT) 기업들의 대응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네이버는 구글의 정책을 따르겠다는 방침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지만, 카카오는 아직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는 등 국내 대표 IT 기업들 사이에서도 온도차가 감지된다.

2일 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서비스 비용 결제가 이뤄지는 앱에서 구글플레이 인앱결제 또는 앱 내에서 개발자가 제공하는 제3자 결제만을 허용한 구글 방침을 따를 계획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음원 서비스 바이브 등에는 구글 결제 시스템을 이미 적용했고, 클라우드 서비스 마이박스 등에도 구글 결제 시스템과 네이버 결제 시스템을 함께 제공할 계획”이라며 “네이버웹툰 등을 포함해 결제 서비스가 있는 앱에 ‘아웃링크’ 연결 없이 구글 결제와 자체 결제를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통과돼 지난달 15일부터 시행된 ‘인앱결제 강제금지법’(개정 전기통신사업법)은 구글이나 애플 같은 앱 마켓 사업자가 특정한 결제 방식을 강제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법 시행에 따라 구글은 자신들이 최대 26%의 수수료를 받는 제3자 결제 방식을 한국에서 추가 허용했지만 수수료를 받을 수 없는 아웃링크를 활용한 외부 결제는 금지했다. 이에 방송통신위원회는 아웃링크 외부결제 금지는 위법 소지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아웃링크 결제를 활용하지 않겠다는 네이버의 입장은 구글의 정책에 협력하면서 글로벌 사업을 키워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달 13일 ‘네이버 미트업’ 행사를 통해 “방통위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겠다”면서도 결국은 “앱 마켓 사업자의 정책을 따라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에 카카오는 아직 명확한 방향을 정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아직 시간이 남아 있고 앱과 콘텐츠별로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결제 정책을 결정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국내와 달리 해외에서는 인앱결제를 강제하고 있는 구글의 정책을 따를 수밖에 없다.

IT 업계에서는 다음 달 1일 이후에 방통위가 위법이라고 판단 내린 앱 삭제 조치를 구글이 실제로 실행할지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구글이 앱을 삭제하고 방통위가 제재 절차에 나서더라도 장기간의 법적 다툼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대부분의 사업자들은 구글과 정면으로 맞서기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 등이 강경하게 대응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글로벌 앱 장터 시장을 장악한 구글의 목에 방울을 다는 문제라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많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다음 달 1일 이후 실제 앱 삭제 사례가 없더라도 별도의 조사를 통한 후속 조치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앱 삭제라는 위법 행위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방통위 자체의 상황 인지를 기반으로 실태 점검이나 처분 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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