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 많이 느끼면 일자리 잃을 가능성 높아져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2-05-02 16:37 수정 2022-05-02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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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엑서터 대학 연구 결과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자주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이 미래에 실업자가 될 확률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BMC 공중 보건(BMC Public Health)에 발표된 영국 엑서터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자주 외로움을 느낀다’고 응답한 사람들이 나중에 실업을 경험할 확률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는 1만 5000명 이상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엑서터 대학 수석 저자 니아 모리쉬는 “고독과 실업이 건강과 경제에 미치는 지속적이고 잠재적인 무서운 영향을 감안할 때 두 가지 경험의 예방이 핵심이다. 외로움이 감소하면 실업률을 완화시킬 수 있고, 고용은 외로움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건강과 삶의 질을 포함한 다른 요소들과 다시 긍정적으로 연관될 수 있다. 따라서 건강과 복지 개선을 위해 고용주들과 정부는 추가적인 지원과 함께 외로움에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우리의 연구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주로 이뤄졌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재택근무를 하고 잠재적으로 코로나에 대한 불안으로 인한 고립을 경험하면서 이 문제가 더 심각해 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수석 저자 안토니에타 메디나-라라 교수는 “외로움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사회문제다. 이것은 종종 정신건강과 복지에 대한 관점에서만 생각되지만 우리의 연구결과는 외로움이 개인과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광범위한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것을 더 연구할 필요가 있고, 이는 고용주나 정책입안자들이 더 많은 사람들이 외로움과 싸우고 일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논문의 공동저자인 리즈 의과대학 보건경제학 부교수 루벤 무지카-모타는 “이전의 연구는 실업이 외로움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지만, 이번 우리의 연구는 모든 근로 연령대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실업자가 될 위험이 더 크다는 것을 밝혀낸 첫 연구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의 연구 결과는 이 두 가지 문제가 상호 작용해 부정적인 순환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근로 연령 인구에서 외로움이 미치는 광범위한 사회적 영향에 대한 더 큰 인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영국은 외로움을 실업, 폭력, 빈곤 같은 사회 문제로 분류하고 있다.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이에 따른 사회적 비용도 큰 폭으로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영국 적십자사가 여론조사기관인 칸타퍼블릭에 의뢰해 전국 2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88%가 영국에서 외로움이 심각한 사회 문제라고 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80%가 외로움을 경험했고, 이중 18%는 항상 혹은 자주 외로움을 느낀다고 했다. 영국 BBC도 2016년 발간된 리포트를 인용해 외로움은 하루 담배 15개비를 피우는 것만큼 건강에 해롭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8년 테리사 메이 당시 영국 총리가 ‘외로움 담당’ 장관직을 신설해 트레이시 크라우치 스포츠·시민사회부 장관을 ‘외로움 담당’ 장관으로 임명하는 등 영국은 외로움이 사회적으로 큰 문제라는 것에 공감하고 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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