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마지막까지 작심발언…“한 일 없다는 건 산은에 대한 모독”

뉴시스

입력 2022-05-02 16:30 수정 2022-05-02 16:3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2일 “산업은행이 지난 5년간 한 일이 없다는 비난은 산은에 대해 잘 모르면서 하는 맹목적 비방”이라며 “산은 조직에 대한 모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달 26일 사의를 표명한 이 회장은 이날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대우조선과 현대중공업의 합병 불승인으로 매각이 무산되고 KDB생명 및 쌍용자동차의 매각이 좌절되는 등 차질이 발생해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합병, 쌍용자동차와 대우조선해양 매각이 무산되자 일각에서는 이 회장에 대한 책임론과 함께 산은을 3개 부문으로 쪼개는 등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상황이다.

이에 이 회장은 “이 3가지 건을 근거로 지난 5년간 구조조정을 한 것이 없다고 비난한 것은 잘못이고 어려운 여건에서도 일을 하는 3300명 직원과 그 가족에 대한 모독”이라며 “산은은 합리적인 구조조정 원칙하에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 3건을 제외하면 대부분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마무리했다”고 자평했다.

아울러 그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부실기업들에 미봉책으로 자금을 밀어넣고 시간을 끄는 ‘연명 치료’만 해왔다고 주장하며, 지난 5년간의 성과에 대해 낱낱이 설명했다.

그는 “2017년 9월 취임 당시 인수인계 상황이 구조조정과 관련해 산은 창고에는 정리되지 않은 현안 부실기업들이 즐비했다”며 “남들이 책임지기 싫어하는 기업 구조적 현안들만 잔뜩 쌓여 있었고 관리해야 되는 규모가 큰 부실기업만 10여개에 달하는, 실로 규모로 보면 대한민국 최대 재벌이고 부실 기업들만의 회장이었다”고 되돌아봤다.

이어 “금호타이어, 한국GM, 대우건설, 대우조선, 현대상선 등 난제들이 쌓여 있었고 전 정부에서 별로 해결한 것이 없었던 것 같이 보였다”며 “또 저희 텃밭은 황무지였는데, 정작 국가 경제를 위한 미래의 먹거리를 위한 새로운 투자는 빈약했다”고 덧붙였다.

또 “은행 금고는 텅 비어서 자본잠식 직전 수준이었다”며 “거액의 조선해운업 등 관련 대손 비용 등으로 취임 전 3~4년동안 주요 부실기업 구조조정 관련 손실액은 총 14조5000억원에 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산업은행이 생존한 게 기적이었다”며 “2015~16년 단기 순손실만 5조5000억원에 부실 기업은 잔뜩 쌓여 있고 금고는 텅 빈 도산 직전에까지 몰린 상황이 이명박·박근혜 정부로부터 물려받은 산은”이라고 재차 주장했다.

특히 그는 “자칫 정쟁을 하는 걸로 오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길게 말하고 싶진 않지만 당시 홍기택 (전 산은)회장의 증언에 따르면 최경환 전 부총리와 안종범 전 대통령 정책조정수석비서관,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등이 수조 원의 자금을 투입하는 걸 다 결정하고 자기한테 지시했다고 증언했다”며 “산은의 죄는 거역하지 못한 죄”라고 거듭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정권 교체기 마다 정책기관장 거취를 둘러싸고 잡음이 일어나는 행태에 대해서도 강력 비판했다.

이 회장은 “산은은 은행인 동시에 정책금융기관임으로 정부와 정책철학을 공유하는 사람이 회장 직무 수행하는 것이 순리라고 평소 생각해 왔다:며 ”그런 의미에서 새정부 출범에 맞춰 사임의사를 전달한 것이지 다른 정치적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정부 교체기마다 정책금융기관장 교체와 관련된 잡음이 나오고 흠집잡기, 흔들기 등이 발생한다는 것“이라며 ”소모적인 정쟁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 임기와 정책금융기관 임기를 깨끗하게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 생각한다“며 ”중요정책기관을 선별해서 2.5년, 5년 등 정부 임기와 맞추고, 나머지 기관들의 임기는 존중하는 것이 선진적 행동“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