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에 ‘모피아’ 전성시대…총리-부총리-비서실장-경제수석까지
세종=구특교 기자
입력 2022-05-02 03:00 수정 2022-05-02 10:11
[대통령실 인선]
‘경제 원팀’ 모두 기재부 출신 장악
“소통 잘돼 안정적 운영” 기대 속
“견제 안받는 권력될 우려” 지적도
윤석열 당선인의 첫 경제수석비서관에 최상목 전 기획재정부 1차관이 내정되면서 ‘모피아(재무부+마피아) 전성시대’란 평가가 나온다. 경제수석뿐 아니라 대통령비서실장, 국무총리, 경제부총리까지 모두 기재부 출신으로 꾸려졌는데, 이는 헌정 사상 처음이다. ‘경제 원팀’이 정책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는 의견과 함께 기재부가 견제받지 않는 권력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윤 당선인은 1일 경제수석에 최 전 차관을 내정했다. 이로써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와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까지 모두 기재부 출신으로 구성됐다. “경제는 하나의 팀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윤 당선인의 국정 운영 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이명박 정부 당시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가 통합되면서 탄생한 거대 조직이다. 경제기획과 예산을 동시에 총괄하면서 행정부 중의 행정부로 꼽힌다. 최 내정자는 1985년 제29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박근혜 정부에서 기재부 1차관을 맡기까지 오랜 기간 기재부에서 일했다.
한 총리 후보자(행시 8회)는 노무현 정부 당시(2005년 3월∼2006년 7월)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현 기재부) 장관을 맡았다. 김 비서실장 내정자(행시 22회)도 기획예산처 등에서 근무해 온 경제 정통 관료다. 추 부총리 후보자(행시 25회)는 경제기획원 등을 거친 뒤 박근혜 정부에서 기재부 1차관을 맡은 바 있다.
기재부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 기재부 관계자는 “내각에 대한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교수 등) 외부 인사로 내정되는 것보다는 손발을 맞춰본 사람들과 일하는 게 안정적이고 소통에도 편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기재부 출신이 중요 자리를 독식하면 다양성이 떨어지고 기재부 출신끼리 밀어주고 끌어주는 부정적 모습이 나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과거 유능한 좋은 공무원들이 기재부에 많았기 때문에 당선인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기재부 쪽으로 손이 먼저 갔을 것”이라면서도 “급변하는 과학기술 시대에 섬세하게 비전을 제시할 식견을 가진 사람이 부족해 아쉬움이 든다”고 말했다.
세종=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경제 원팀’ 모두 기재부 출신 장악
“소통 잘돼 안정적 운영” 기대 속
“견제 안받는 권력될 우려” 지적도
한덕수, 추경호, 김대기, 최상목(왼쪽부터). 동아일보 DB
윤석열 당선인의 첫 경제수석비서관에 최상목 전 기획재정부 1차관이 내정되면서 ‘모피아(재무부+마피아) 전성시대’란 평가가 나온다. 경제수석뿐 아니라 대통령비서실장, 국무총리, 경제부총리까지 모두 기재부 출신으로 꾸려졌는데, 이는 헌정 사상 처음이다. ‘경제 원팀’이 정책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는 의견과 함께 기재부가 견제받지 않는 권력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윤 당선인은 1일 경제수석에 최 전 차관을 내정했다. 이로써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와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까지 모두 기재부 출신으로 구성됐다. “경제는 하나의 팀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윤 당선인의 국정 운영 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이명박 정부 당시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가 통합되면서 탄생한 거대 조직이다. 경제기획과 예산을 동시에 총괄하면서 행정부 중의 행정부로 꼽힌다. 최 내정자는 1985년 제29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박근혜 정부에서 기재부 1차관을 맡기까지 오랜 기간 기재부에서 일했다.
한 총리 후보자(행시 8회)는 노무현 정부 당시(2005년 3월∼2006년 7월)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현 기재부) 장관을 맡았다. 김 비서실장 내정자(행시 22회)도 기획예산처 등에서 근무해 온 경제 정통 관료다. 추 부총리 후보자(행시 25회)는 경제기획원 등을 거친 뒤 박근혜 정부에서 기재부 1차관을 맡은 바 있다.
기재부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 기재부 관계자는 “내각에 대한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교수 등) 외부 인사로 내정되는 것보다는 손발을 맞춰본 사람들과 일하는 게 안정적이고 소통에도 편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기재부 출신이 중요 자리를 독식하면 다양성이 떨어지고 기재부 출신끼리 밀어주고 끌어주는 부정적 모습이 나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과거 유능한 좋은 공무원들이 기재부에 많았기 때문에 당선인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기재부 쪽으로 손이 먼저 갔을 것”이라면서도 “급변하는 과학기술 시대에 섬세하게 비전을 제시할 식견을 가진 사람이 부족해 아쉬움이 든다”고 말했다.
세종=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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