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82%↑… 글로벌 에너지 수급 불안 ‘반사이익’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22-04-29 15:46 수정 2022-04-29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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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16조2615억 원… 전년比 72.9%↑
글로벌 에너지 불안→정제마진 급등→석유사업 실적↑
배터리 사업 전기차 판매 증가로 매출 성장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영향으로 배터리 적자 지속


SK이노베이션 울산 콤플렉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조649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2.2%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배터리와 소재 등 일부 사업부문이 적자를 냈지만 유가 상승과 정제마진 급등 등 석유사업부문 실적 호조에 힘입어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매출은 16조2615억 원으로 72.9% 성장했다. 매출 증가율을 웃도는 영업이익 성장률을 기록해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지난 2020년 1분기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영향으로 인한 영업적자 1조7000억 원과 비교하면 드라마틱한 반등을 보였다”며 “1분기 매출액은 유가와 석유제품 가격 상승, 전기차 배터리 판매량 증가 등 영향으로 상승세를 보였고 영업이익은 석유사업 재고이익과 석유개발사업 이익 증가 영향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유가 상승에 따른 순운전자본이 증가하고 지속적인 배터리사업 설비 투자 영향으로 순차입금은 전년 말 대비 1조9846억 원 증가한 10조3957억 원을 기록했다.

사업별로는 석유사업은 정제마진 강세와 환율 상승에 따른 시황 개선,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 관련 이익 증가 등으로 성장세가 이어졌다. 지정학적 이슈에 의한 전 세계 원유 및 석유제품 공급 균형 왜곡으로 정제마진이 상승하고 석유제품 수출물량이 전 분기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손익 개선을 주도했다고 SK이노베이션 측은 전했다. 올해 1분기 석유제품 수출 물량은 3100만 배럴로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화학사업은 폴리머 스프레드 부진에도 불구하고 파라자일렌 스프레드 개선과 납사 가격 상승에 따른 재고 관련 손익 효과로 영업이익 312억 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2410억 원 증가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윤활유사업은 원가 급등으로 인한 마진 하락, 판매물량 감소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561억 원 줄어든 2116억 원이다. 석유개발사업은 판매 물량은 소폭 감소했지만 유가 상승에 따른 판매단가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365억 원 증가한 1982억 원을 기록했다.

배터리사업은 유럽 판매물량 증가와 메탈(Metal) 가격 상승에 따른 배터리 가격 상승 등 영향으로 적자를 면치 못했다. 매출액은 1조259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4배 성장했지만 영업손실은 2734억 원을 기록하면서 흑자전환에 실패했다. 다만 물량 공세와 일회성비용 감소 등 영향으로 전 분기와 비교해서는 영업손실이 370억 원 개선됐다. 소재사업은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LiBS) 판매량 감소와 운영비용이 상승했지만 일회성 비용이 줄어 전 분기 대비 영업손실이 293억 원 개선된 것으로 집계됐다. 소재사업 영업손실은 31억 원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에서 올해 각 사업회사 파이낸셜스토리를 기반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해 ‘친환경 에너지 소재 회사’로서 가치를 인정받겠다고 밝힌 바 있다.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배터리 사업은 올해 미국과 헝가리 등 신규 공장 양산 본격화에 따라 연간 매출이 2배 이상 상승한 7조 원 중반대를 달성할 것으로 SK이노베이션은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배터리 생산능력은 올해 1분기 미국(9.8GWh)과 헝가리(10GWh) 공장이 상업가동을 시작했고 연말 중국 옌청 공장이 상업가동을 시작하면 총 77기가와트시(GWh) 규모가 예상된다. 미국 조지아2공장은 내년 1분기, 중국 옌청2공장과 헝가리3공장은 2024년, 블루오벌SK(BlueOvalSK)공장은 2025년에 순차적으로 가동에 들어가 2023년 88GWh, 2025년까지는 220GWh 규모를 형성할 전망이다.

소재사업은 지난해 폴란드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 공장과 올해 1분기 중국 공장이 상업가동을 시작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적으로 전기차 배터리 산업과 IT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소재사업 글로벌 생산능력은 올해 말 15억3000만㎡, 폴란드 제2·3·4공장이 완공되는 2024년에는 27억3000만㎡ 규모로 확대되고 2025년 40억2000만㎡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석유개발사업은 러시아 사태에 따른 지정학적인 에너지 공급난으로 인해 당분간 안정적인 수익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SK이노베이션 측은 보고 있다. SK어스온을 포함한 SK이노베이션 계열은 베트남과 페루 등 전 세계 8개국 11개 광구와 4개 LNG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말레이시아 광구 입찰에 참여해 사라왁지역 해상에 위치한 ‘SK 427’ 광구를 낙찰받았다. SK어스온은 자원 안보가 중요한 상황에서 동남아시아지역 사업 확장 전략을 추진하는 동시에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CCS, Carbon Capture & Storage)에 중점을 둔 친환경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김양섭 SK이노베이션 재무부문장은 “지정학적 이슈로 인한 글로벌 에너지 수급 불안에 따라 정유사업을 중심으로 실적이 개선됐지만 어느 때보다 불안한 경영 여건과 시황의 높은 변동성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SK이노베이션은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 탄소중립 달성과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 등 순환경제 구축을 가속화하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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