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샘 공부보다 자는 게 학습·기억력 더 좋아진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2-05-01 08:00 수정 2022-05-01 08: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미국 브라운 대학과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 연구진

게티이미지뱅크

시험 준비를 위해 밤샘 공부를 하는 것은 일반적이다. 그런데 밤샘 공부보다 밤에 잠을 자는 것이 학습 효과가 더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발표된 신경과학 저널(Journal of Neuroscience)에 따르면, 미국 브라운 대학과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 산하 뇌과학연구소 연구진은 수면 활동이 사람이 낮에 깨어있을 때 배웠던 것들을 흡수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사람이 잠을 더 많이 잘 수록, 뇌가 깨어있는 동안 배운 지식과 기술을 받아들인다는 의미이다.

수석 연구 저자인 유카 사사키 박사는 잠을 자는 것이 학습을 용이하게 한다고 말했다.

사사키 박사와 팀은 어떤 쪽이 학습에 도움이 되는지 알기 위해 남녀를 섞어 두 가지의 실험을 했다. 첫 번째 실험에 참가자들은 텍스쳐 식별 작업(TDT)이라 불리는 시각적 지각 학습(VPL·visual perceptual learning)을 학습했다. VPL은 눈이 보는 것을 이해하는 뇌의 능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첫 번째 그룹의 참가자들은 총 3번의 트레이닝을 진행했는데 2번째 트레이닝을 가진 후 90분간 낮잠을 잔 후 3번째 트레이닝을 받았다. 두 번째 그룹 참가자들 역시 같은 방식으로 실험에 참여했지만 낮잠을 자는 시간 동안 방해 요소가 있었다.

실험 결과, 90분간 낮잠을 잔 그룹이 학습 효과가 더 뛰어났다는 것을 연구진들은 발견했다. 반대로 두 번째 그룹은 학습 훈련을 하며 방해 요소들이 있어 학습 발전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참가자들이 낮잠을 자고 있을 때 뇌파를 조사한 결과, 연구원들은 두 가지 유형의 뇌 신호를 발견했다. 렘(REM)수면 중에는 세타 활동과 비(非) 렘수면 중 시그마 활동이 학습 의존적 과정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었다.

뇌의 세타 활동은 학습, 기억과 관련이 있고 세그마 활동은 장기 기억을 통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사키 박사는 이 연구가 학교에서 학습이 어떻게 이뤄질지에 대한 변화가 장려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는 “이번 연구는 사람이 잠을 자고 난 후에 배우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학교에서 매 수업이 끝날 때마다 낮잠을 자는 것은 생체리듬을 깰 수도 있기에 권하지 않는다”며 “대신 아이들이 밤에 잠을 더 길게 잘 수 있도록 학교 수업 시간이 조정된다면 좋을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프로비던스 세인트 존스 헬스 센터의 신경심리학자인 스텔라 파노스 박사는 “이 연구 결과는 뭔가를 학습하는 것에 있어서 접근 방식을 달리하게 만들 것이다”며 “우리가 평소 익숙하게 해왔던 것과는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파노스 박사는 “시험공부를 할 때 밤늦게까지 깨어있거나 밤을 새우며 생각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이번 연구는 잠을 자는 것이 학습을 용이하게 한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노스 박사는 많은 의료진이 수면과 건강 상태의 상관관계는 알고 있지만 수면과 기억의 관계는 전부를 다 알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연구는 수면이 우리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학습과 기억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연구의 다음 단계를 위해 사사키 박사는 잠자는 동안 뇌의 다른 부분을 연구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