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배터리 양 날개로… SK, 재계 2위 날았다

세종=김형민기자 , 송충현 기자

입력 2022-04-28 03:00 수정 2022-04-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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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2022 대기업집단 76곳 지정


SK그룹이 반도체와 석유사업 성장에 힘입어 자산 기준 ‘재계 2위’에 올랐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위 자리를 내주고 3위로 내려앉았다.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로 굳어졌던 상위 5대 기업 순위가 12년 만에 바뀐 것이다. 두나무는 가상화폐 사업자로는 처음으로 대기업집단에 포함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다음 달 1일 기업집단 76곳을 2022년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 자산 5조 원 이상)으로 지정한다고 27일 밝혔다. 공시대상기업집단은 지난해보다 5곳 늘었다. 자산 10조 원 이상인 47개 기업집단은 상호·순환 출자, 채무보증 등이 금지되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된다. 중흥건설, HMM, 태영, OCI, 두나무, 세아, 한국타이어, 이랜드 등 8곳이 포함되고 한국투자금융은 제외된다.
○ SK, 미래 먹거리 투자와 기업공개로 재계 2위
SK가 자산 규모 2위로 올라선 데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반도체와 배터리, 바이오 등 미래 먹거리 산업 투자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정위는 “SK의 반도체 매출 증가와 물적분할에 따른 신규 법인 설립, 석유사업 성장으로 SK가 자산 규모 2위가 됐다”고 했다.

주로 자산이 증가한 분야는 △반도체 매출 및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20조9000억 원) △SK온, SK어스온 등 물적분할(7조9000억 원) △석유화학 매출(4조3000억 원)이다.

SK는 반도체 분야의 경우 2012년 하이닉스 인수 뒤 국내에 4개 공장을 증설하는 등 자산을 키웠다. 기업공개와 기업분할로 투자금을 흡수해 자산이 늘기도 했다. 2020년 SK바이오팜과 지난해 SK바이오사이언스,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을 상장하며 자산이 약 4조 원 늘었다. 27일 전기자동차 핵심 부품인 실리콘카바이드 전력반도체 설계·제조사 예스파워테크닉스를 1200억 원에 인수하는 등 올해도 반도체 사업을 키우고 있다.

이날 공정위의 공시대상기업집단 경영성과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으로는 현대자동차(211조4060억 원)가 SK그룹(169조2840억 원)을 웃돌며 재계 2위 자리를 지켰다.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LG에너지솔루션을 보유한 LG그룹이 재계 2위다.
○ 기업집단에 처음 등장한 가상화폐 사업자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가상화폐 사업자로는 처음으로 자산총액 10조 원을 넘겨 공시대상기업집단 및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 됐다. 두나무의 2022년 자산총액은 10조8225억 원이며 이 중 5조8120억 원이 가입자 예치금이다.

금융회사나 보험사는 가입자 예치금을 뺀 자본총액을 기준으로 기업집단을 지정한다. 하지만 두나무는 한국표준산업분류상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 자산 매매 및 중개업’으로 분류돼 가입자 예치금을 제외할 근거가 없다. 김재신 공정위 부위원장은 “우리가 채택한 회계기준을 검토한 결과, (두나무의 경우) 고객예치금은 자산으로 편입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자산 순위가 가장 많이 오른 기업집단은 중흥건설로, 대우건설 인수에 따라 47위에서 20위로 27계단 올랐다. HMM은 해운 수요 증가로 1년 만에 23계단 뛰어올라 25위가 됐다. 미국 국적인 쿠팡 김범석 이사회 의장은 이번에도 동일인(총수) 지정을 피했다. 창업주인 김정주 NXC 이사가 올 2월 말 세상을 떠난 넥슨에서는 배우자인 유정현 NXC 감사가 새 동일인으로 지정됐다.



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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