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의 금융비서’ 마이데이터, 석달새 2600만명 몰렸다

신지환 기자

입력 2022-04-27 03:00 수정 2022-04-27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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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핀테크 통한 가입이 42%… 건강-대출비교 등 특화된 서비스
은행-카드사 차별화 전략은 부진… 소비자 “유용한 서비스 아직 부족”
전문가 “업권간 정보 교류 촉진을”



‘내 손 안의 금융비서’로 불리는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공식 출범한 지 석 달 만에 2600만 명의 가입자를 끌어모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력한 플랫폼과 특화 서비스 등을 앞세운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와 핀테크들이 전체 가입자의 40% 이상을 확보하며 전통 금융사들과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 마이데이터가 금융소비자 절반 이상이 사용하는 서비스로 자리 잡았지만 여전히 차별화된 서비스와 혜택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정의당 배진교 의원이 금융위원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달 4일 현재 마이데이터 서비스 가입자는 2596만 명(중복 포함)으로 집계됐다. 직전 집계치인 1월 12일(1084만 명)과 비교하면 2배 이상으로 늘어난 규모다.

마이데이터는 여러 금융사에 흩어진 개인 신용정보를 한곳에 모아 보여주고 재무 현황, 소비 습관 등을 분석해 맞춤형 금융 상품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지난해 12월 한 달간의 시범 운영을 거쳐 올해 1월 5일 공식 시행됐다.

업권별로는 정보기술(IT) 업체를 포함해 빅테크, 핀테크가 선보인 마이데이터에 전체 가입자의 42%(1101만 명)가 몰렸다. 반면 은행·저축은행은 721만 명(28%), 카드·캐피털사는 653만 명(25%)의 가입자를 모으는 데 그쳤다.

카카오페이 토스 등 빅테크는 막강한 플랫폼 영향력을 무기로, 뱅크샐러드 핀다 등 핀테크들은 건강, 대출 비교 등 특화 서비스를 앞세워 고객들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은행, 카드사 등 전통 금융사들은 기초적인 자산 관리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데 그쳐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증권, 보험사들은 확보한 데이터가 부족한 데다 보험 모집인이 소속 회사 외의 다른 회사 상품을 판매할 수 없도록 하는 ‘일사전속주의 규제’ 등에 발목이 잡혀 점유율이 5%에 머물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마이데이터가 금융사의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될 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직장인 윤모 씨(42)는 “대부분의 마이데이터 콘텐츠들이 기본적인 자산 조회나 관리에 머물러 있어 기존에 나왔던 핀테크 서비스와 큰 차이를 못 느꼈다”며 “유용한 서비스는 없는데 내 개인정보만 노출한 것 같아 불쾌했다”고 말했다.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1월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향후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기대하는 점’을 물었을 때도 ‘생활에 도움이 되는 혜택 다양화’(32.7%), ‘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 다양화’(18.8%) 등의 응답이 많았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마이데이터 서비스의 질을 높이려면 의료, 통신 등 다양한 정보를 결합할 수 있도록 법을 보완해 업권 간 데이터 교류를 촉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정환수 KDB미래전략연구소 연구원은 “사업자가 마케팅보다는 혁신적인 콘텐츠 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정책적 노력도 필요하다”고 했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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