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부터 치료까지 원스톱… 경기도 최대 고압산소치료센터[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 메디컬 현장]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입력 2022-04-27 03:00:00 수정 2022-04-27 03:00: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명지병원
2020년 문 연 고압산소치료실… 12명 동시 치료 가능한 체임버 도입
독립 운영으로 진료-치료 한 번에
부작용 적고 건강보험 적용돼… 지난해만 3900여 명 환자 찾아


명지병원 고압산소치료센터 내부 모습. 의료진이 환자 치료를 위해 다인용체임버 앞 조정실에서 가동 준비를 하고 있다. 명지병원 제공
영화에서 보던 우주선 내부와 비슷하게 생긴 공간에 좌석이 여러 개 설치돼 있다. 사람들은 산소마스크를 착용한 채 앉아 있다. 두꺼운 철문이 닫히고 마스크로 고압의 산소가 주입됐다. 얼핏 비행사 훈련처럼 보이지만 이는 명지병원의 고압산소치료센터 다인용체임버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 모습이다.

흔히 고압산소치료라고하면 일산화탄소 중독 환자들의 치료 모습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스포츠 재활과 돌발성 난청, 당뇨병성족부병증, 버거씨병 등 다양한 질환에 이 치료가 사용되고 있다. 경기 고양시 명지병원 고압산소치료실을 직접 찾아가 봤다.

경기도 최초·최대의 고압산소치료센터

명지병원은 2020년 7월 경기도에서 처음이자 최대 규모의 고압산소치료센터를 열었다. 24시간 운영되는 명지병원 고압산소치료센터는 12명이 동시에 치료받을 수 있는 다인용챔버를 도입했다.

이곳은 환자들이 편안하게 앉거나 일어서서 운동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공간이 컸다. 체임버는 투입하는 산소의 용량이나 주기를 오차 없이 일정하게 작동하는 전자동 시스템을 갖췄다. 지난해에만 이곳에서 환자 3900여 명이 고압산소치료를 받았다.

명지병원 김인병 응급의료센터장은 “수도권에 다인용 고압산소체임버를 보유한 병원은 다섯 곳에 불과하다”면서 “그마저도 하나의 외래 개념으로 독립된 센터 체제를 운영하고 있지 않아 진료와 치료가 원스톱으로 이루어지는 병원은 명지병원이 유일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응급부터 만성질환, 재활치료까지

고압산소치료는 말 그대로 고압의 산소로 각종 질환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산소는 우리 몸 속 세포의 연료가 될 뿐 아니라 손상된 조직을 치료하는 데도 꼭 필요하다. 산소가 체내에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긴다. 환자에게 대기압보다 2, 3배 높은 고압의 산소를 투여하면 다량의 산소가 혈액 속에 녹아 몸 곳곳에 전달되면서 손상 조직을 치료하거나 재생하는데 도움을 준다.

일반적으로 고압산소치료는 화재로 인한 일산화탄소 중독이나 고압의 바닷속 활동이 많은 잠수부에게 생기는 잠수병(감압병)을 치료하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엔 활용 범위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 2020년 7월부터 2022년 1월까지 명지병원 고압산소치료센터를 찾은 환자를 질환별로 분류해 보면 일산화탄소 중독(29%)과 잠수병(23%)이 가장 많았다. 이어 돌발성 난청 20%, 당뇨병성족부궤양(당뇨발) 2%, 골수염 2%, 버거씨병 1% 등의 순이었다.

질환 치료 외에 체력회복과 미용 등의 목적으로 고압산소치료를 받은 경우도 전체의 23%에 달했다. 세계적인 운동선수들은 이미 체력회복과 부상관리를 위해 고압산소치료를 이용하고 있다. 국내 스포츠의학 및 재활치료 분야에서도 그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치료에 고압산소치료를 활용해 호흡 및 염증이 호전됐다는 연구도 나왔다.

건강보험 적용으로 환자 부담 덜어

고압산소치료의 가장 큰 장점은 우수한 치료효과와 낮은 부작용이다. 또 고압의 산소만 사용하기 때문에 기존에 받던 치료와 비교하면 추가 약물이나 시술이 불필요하다. 그만큼 부작용이 적다.

실제로 이 치료를 받은 경우를 보면 40대 돌발성 난청 환자는 한 주간 고압산소치료를 통해 완치 판정을 받았다. 구강암 방사능 치료로 안면부가 괴사된 환자도 부작용 없이 새 살이 돋아나면서 극적으로 개선된 사례도 있다.

고압산소치료는 건강보험 적용이 가능해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질환으로는 잠수병, 일산화탄소 중독, 공기색전증, 돌발성 난청, 혐기성 세균감염증(가스괴저증), 급성 시안화물중독, 급성 중심망막동맥 폐쇄, 화상, 버거씨병, 당뇨발, 난치성골수염 등이다. 다만 질환마다 건강보험 적용 기준이 달라 치료 전에 병원 확인이 필요하다.

김 센터장은 “고압산소치료는 건강이 약해진 만성질환자나 다수의 약물치료 중인 환자에게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도 치료효과가 우수한 장점이 있다”며 “기존 치료로 차도가 없던 환자에게 치료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장기적으로 고압산소치료 효과가 좋은 돌발성 난청과 당뇨발에 특화된 난청센터, 당뇨발센터 등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