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성장보다 물가 우려”… 기준금리 추가 인상 내비쳐
강유현 기자
입력 2022-04-26 03:00 수정 2022-04-26 03:00
이창용 신임 한국은행 총재(사진)가 “물가 상승과 성장 둔화가 모두 걱정되지만 오늘까지는 물가가 더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25일 출입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도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가 계속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10년여 만에 4%대로 치솟은 소비자물가 등에 대응해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다음 달 26일 처음 주재하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상을 단행할지에 대해선 “5월 금리 결정의 가장 큰 변수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또는 그 이상 올릴 경우 한국 시장의 자본 유출입이나 환율 움직임 등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세에 대해선 “아직까지 원화의 절하 폭이 다른 국가에 비해 심한 편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 총재는 이처럼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성향을 드러내면서도 “장기적으로 보면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재정, 통화정책이 아니라 구조조정, 창의성, 생산성을 높이는 식으로 성장 프레임을 바꿔 고령화가 진행되는 중에도 성장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해서 고용이 창출되도록 노력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취임사에서 경제 구조개혁 문제를 강조한 것이 재정당국 등 정부 부처에 대한 월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것에 대해 “장기적으로 한은에도 국민경제 안정이라는 임무가 있는 만큼 우리 경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지,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인지 등은 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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