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물가 올해 4% 상승” IMF, 亞선진국 2위 전망

세종=김형민 기자 , 세종=구특교 기자 , 김성모 기자

입력 2022-04-25 03:00 수정 2022-04-25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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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5.9% 1위… 호주 3위
韓, 대외의존 높아 국제정세 민감



올해 한국의 물가상승률이 아시아지역 선진 8개국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을 것이란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이 나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로 심화된 세계 원자재 수급난에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는 하락) 등이 겹치면서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물가가 유독 가파르게 오르는 분위기다. 특히 식용유 공급 중단 움직임 등 농산물 수급 악재까지 터지고 있어 서민 체감도가 높은 ‘밥상 물가’가 더욱 뛸 것으로 우려된다.

24일 IMF의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4.0%로 집계됐다. 이는 아시아 선진국으로 분류된 8개국 평균인 2.4%보다 1.6%포인트 높다. 뉴질랜드가 5.9%로 유일하게 한국보다 높았고, 일본(1.0%) 홍콩(1.9%) 대만(2.3%) 싱가포르(3.5%) 호주(3.9%) 등은 한국보다 낮았다.

IMF는 직전 전망인 지난해 10월 올해 한국 물가상승률을 1.6%로 예상했다. 이번 전망에서 전망치를 한 번에 2.4%포인트 올린 셈이다. 싱가포르(2.0%포인트) 호주(1.8%포인트) 일본(0.4%포인트) 등의 조정 폭과 비교해 큰 폭으로 올렸다.

한국 물가가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국제 정세 변화에 더욱 취약한 것으로 해석된다. ‘자원 빈국’인 한국은 대외 수출입 의존도가 높아 국제유가 등 해외 원자재 가격, 환율 상승에 물가가 쉽게 변동한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물가 상승은 외부 요인에 의한 것이어서 안정을 취할 뾰족한 방법은 없다”며 “금리로 물가를 일정 수준 잡을 수 있겠지만 이 역시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농산물發 물가인상 ‘애그플레이션’도 심각




무섭게 오르는 한국 물가


계란 한판 8개월만에 7000원 넘어
인도네시아 “팜유 원료 수출 중단”
국내 가공식품 가격인상 우려



농산물발 물가 인상을 뜻하는 ‘애그플레이션’도 심각해지고 있다. 24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이달 22일 특란 한 판의 소비자가격은 7010원으로 전날보다 7원 올랐다. 계란 한 판 가격은 지난해 8월 11일(7077원) 이후 8개월여 만인 이달 18일(7019원) 7000원을 다시 돌파한 뒤 7000원대를 웃돌고 있다.

세계 최대 곡물 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곡물 수급에 차질이 생겨 가축용 사료 가격이 올라 계란 가격도 덩달아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이 오름세가 더 가팔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2분기(4∼6월) 곡물 수입단가지수가 식용은 158.5, 사료용은 163.1로 1분기(1∼3월)에 비해 각각 10.4%, 13.6%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통계청은 지난달 1일 기준 산란계 사육 마릿수가 7042만8000마리로, 3개월 만에 3.0% 감소했다고 밝혔다. 산란계 공급이 감소하면 계란 공급도 줄어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

과자나 라면 등 가공식품 제조에 필수적인 식용유인 팜유 공급도 중단 위기에 처해 국내 각종 가공식품 가격 인상까지 우려된다. 22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계 1위 식용 팜유 생산국인 인도네시아는 자국 내 식용유 가격 급등에 대응해 이달 28일부터 팜유와 관련 원료 수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세종=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김성모 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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