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탈중앙화 장착한 차세대 인터넷 ‘웹3.0시대’ 본격 개막된다

황효진 기자

입력 2022-04-25 03:00 수정 2022-04-2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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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블록체인-메타버스-NFT 활용 ‘웹3.0 플랫폼’ 글로벌 개발 경쟁
프로토콜 경제로의 대전환… 디지털자산 시장 확장 가속도 붙어
탈중앙화-투명성-안전성 강화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나올 것



최근 정보기술(IT)업계 최대 이슈는 ‘웹3.0’이다. 개인 맞춤형 차세대 인터넷 환경으로 불리는 웹3.0은 미국 실리콘밸리는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핵심은 탈중앙화로, 가상자산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활용한다. 인공지능(AI)으로 이용자에게 필요한 정보만을 선별해 제공한다.

또 스마트 컨트랙트로 중앙 관리자의 개입 없이 웹 이용이 가능하고 암호화 기술이 담긴 NFT(Non-fungible token·대체불가토큰)로 소유권을 확보할 수 있다. 웹3.0은 가상자산과 NFT, P2E(Play to Earn·돈버는 게임), 메타버스를 관통하는 새로운 형태의 인터넷이다.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의 새로운 변화 동력으로 작용할 웹3.0 시대에 대해 글로벌 블록체인·메타버스기업 아멕스지그룹(AMAXG·회장 최정무)과 함께 들여다봤다.


‘블록체인 품은 웹 브라우저’ 웹3.0 변천사


웹3.0은 인공지능 기술과 탈중앙화 기반을 통해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인터넷 환경을 말한다. ‘약속된 프로토콜(통신 시스템 내 데이터 규칙)로 특정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인터넷 형태’로 정의되기도 한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인터넷에는 검색을 위한 웹이 있고 블로그 같은 문서 저장소 형태, 사용자 경험을 주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웹이 있다. 인터넷을 PC·태블릿·스마트폰 등 디지털기기에서 사용하기 위한 필수 관문이 웹 브라우저라는 소프트웨어다.

세계 첫 웹 브라우저는 월드와이드웹(World Wide Web·당시 넥서스)이다. 1990년대 HTML과 HTTP 기술이 등장하며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됐고, 웹 브라우저로 인터넷에 존재하는 다양한 웹페이지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인터넷 익스플로러라는 윈도 운영체제를 무료로 탑재한 이 시기를 ‘웹1.0 시대’(1990년∼2000년)로 본다. 웹1.0은 정보 획득 시간과 비용을 극도로 단축했지만 콘텐츠 생산 주체가 사용자에게 일방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형태였다.

‘웹2.0 시대’(2000∼2020년)는 쌍방향이 특징이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인터넷 체계다. 콘텐츠 생산 주체와 사용자가 네티즌으로 묶여 서로 참여하고 공유하는 개방성을 띤다. 2010년대 웹 브라우저의 표준으로 자리잡았던 익스플로러는 보안과 호환성 문제로 구글 크롬과의 경쟁에서 밀려났다.

이와 함께 브라우저는 곧 데이터 수집 전쟁으로 이어진다. 웹을 사용하는 유일한 게이트웨이 역할을 하면서 지금은 블록체인 기술과 신원 인증, 인공지능 등의 도구를 확대하고 있다. 이제 ‘웹3.0 시대’가 개막되고 있다는 대목이다. 웹3.0은 읽고 쓰며 신뢰하고 소유하는 방식으로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선별하고 재생산한다.

최정무 회장은 “현재 웹 브라우저는 인터넷을 연결하는 관문이자 웹 3.0시대에는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다양한 경제 주체에게 보상이 돌아가는 경제체제인 ‘프로토콜 경제’의 포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메타버스·NFT·AI… 4가지 핵심기술


웹3.0 시대는 여행을 예로 들면 이해가 쉽다. 여행을 가고 싶을 때 지금의 인터넷 환경에서는 휴양지를 검색하고 항공권과 호텔 예약 사이트, 맛집 정보 등을 사용자가 일일이 찾아야 한다. 웹3.0 시대에는 여행 일정과 선호하는 여행 스타일을 입력하면 인공지능 기반의 웹이 알아서 맞춤형 여행지를 골라 비행기와 호텔을 예약하고 가상자산으로 결제할 수 있다.

관련 핵심 기술은 크게 4가지다. 첫째 ‘블록체인’이다. 기존 중앙집중형 플랫폼 구조가 갖는 문제를 해결하고 참여자가 기여한 만큼 정당한 보상을 받는 새로운 경제모델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가 분산되고 탈중앙화된 네트워크 환경이 마련됨에 따라 신뢰 확보와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졌다.

둘째는 ‘NFT를 포함한 가상자산’이다. 사용자는 디지털콘텐츠를 이용하면서 가상자산(암호화폐)으로 인센티브와 보상을 받는다. 저작권자는 NFT로 유일한 소유자산임을 증명하며 이용료를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은행 없이 대출과 투자 등의 금융 거래를 할 수 있다. P2E게임과 디파이(DeFi·탈중앙 금융) 등의 디앱(DApp·분산 애플리케이션)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이유다.

세 번째는 ‘메타버스’다. 메타버스(Metaverse)는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에 가상·초월을 뜻하는 그리스어 메타(Meta)라는 접두어를 결합한 합성어다. 시공간의 제약 없이 현실과 뒤섞인 디지털로 구현된 가상세계의 집합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인공지능 기반 ‘시맨틱 웹(Semantic web)’과 ‘에지 컴퓨팅(Edge computing)’이다. 시맨틱 웹은 컴퓨터끼리 서로 의사소통하며 인간이 원하는 정보를 찾아 보여주는 지능형·개인맞춤화 기술요소를 말한다. 에지 컴퓨팅은 메타버스를 구현하기 위한 빅데이터 처리 환경에 요구되는 기술이다. 분산된 소형 서버를 통해 인간과 기계, 사물을 연결하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한다.


탈중앙형 공간웹 생태계의 패권 경쟁


웹3.0은 이전의 사이트 연결이나 콘텐츠 제공에 그치지 않는다.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를 독점해 플랫폼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개념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개인이 데이터를 생산하고 소유하는 구조로 전환된다.

이와 관련해 미국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에 따르면 이미 웹3.0 분야에 18억 달러(약 2조1300억 원)의 투자자금이 몰리고 있다. 구글,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주요 빅테크기업들은 실제 블록체인 기업을 인수합병하면서 3D 협업 플랫폼과 메타버스 등 3차원 웹 구축 행보에 나섰다. 네이버도 현실과 디지털세계를 연결하는 ‘아크버스’ 서비스를 통해 웹3.0에 대응하는 서비스와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도 웹3.0 시대에 선제 대응 정책을 마련해 디지털 경제 패권을 틀어쥐겠다는 정부 차원의 의지를 밝히고 있다.

최 회장은 “넷스케이프·이베이 같은 웹1.0에서 구글·페이스북의 웹2.0 시대가 지나 개발자와 사용자가 공동으로 소유하고 생태계를 만드는 인터넷인 웹3.0이 미래 성장산업으로 낙점된 상황”이라며 “이를 선점하고 주도하기 위한 글로벌 기업 간 기술개발과 투자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블록체인 기술과 메타버스, NFT를 활용한 웹3.0 플랫폼이 세상을 지배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거대 플랫폼의 웹 독점 타파 지금은 새 시장 창출할 시기”


최정무 아멕스지그룹 회장
한국블록체인기업진흥협회 상임부회장
한국디지털자산산업연합회 수석부회장
최정무 아멕스지그룹 회장


우리 삶에 인터넷은 이미 신체 일부처럼 깊숙이 들어와 있다. 인터넷이 없었던 삶과 지금은 상전벽해와 같다. 전화선을 꽂아서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쓰던 시절을 지나 구글, 네이버, 페이스북, 유튜브 등으로 전 세계 누구와도 손쉽게 연결되는 세상이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소셜미디어, 전자상거래는 우리 생활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다만 소수의 플랫폼이 길목을 장악하면서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데이터를 독점하는 문제가 생겼다. 이 때문에 플랫폼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데이터를 스스로 통제하겠다는 문제의식이 생겼고 블록체인 기술을 불러왔다. 이에 블록체인·가상자산업계의 기대에 부응하길 바라는 뜻에서 플랫폼 정책 당국자와 정책입안 관계자들에게 몇 가지 당부와 제안을 드린다.

먼저 빅테크 기업의 불공정한 행위는 분명히 막아야 한다. 플랫폼 사업자들이 시장을 독과점하고 이를 통해 지배력과 독점력으로 데이터와 개인 정보를 남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웹 생태계를 장악한 구글,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의 횡포는 웹2.0의 폐해로 상징된다. 세계 각국도 빅테크 기업을 규제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사전 입법으로 규제하는 데에는 신중해야 한다. 후발 주자의 성장을 막고 이미 시장에 진출한 해외기업들만 이득을 볼 수 있어서다. 웹3.0은 거대 플랫폼의 독점을 타파하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

둘째, 제2의 인터넷이자 스마트폰의 뒤를 잇는 생태계의 기반이 블록체인 기술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웹3.0은 데이터에 대한 소유권을 개개인이 통제할 수 있고 수익활동을 벌일 수 있는 차세대 웹 환경이다. 웹3.0 시대에는 대부분의 애플리케이션이 이더리움과 같은 블록체인 P2P 네트워크에 구축된 디앱(DApp·분산 애플리케이션)으로 대체될 것이다. 강력한 블록체인·가상자산 육성과 부양 정책이 필요한 이유다.

셋째, 웹3.0의 완전한 실현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여전히 세상은 중앙 집중화된 형태를 유지하려 한다. 그러나 블록체인, NFT, 분산형 금융(DeFi), 탈중앙화 자율조직(DAO) 등의 성장으로 승자는 이미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다. 당국은 이 같은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학계·행정·금융·법률 전문가들의 협의체를 구성해 블록체인기본법과 디지털자산기본법 등을 조속히 제정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플랫폼과 블록체인 전문 기업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글로벌 디지털경제를 주도하는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산업으로 육성하기 바란다. 플랫폼 참여자에게 서비스 운영 권한을 주고 보상을 받게 하는 것이 더 나은 인터넷이자 웹3.0의 원동력이다. 이와 관련해 가상자산거래소의 원화마켓은 자유롭게 열어주되 자체 상장·폐지 심사 권한을 금지시켜야 한다. 정부 관리기관에서 심사를 하고 거래소는 정보보호·자금세탁방지의 본연의 서비스에 집중시켜야 한다.


황효진 기자 herald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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