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IMFC서 러 발언 집단퇴장 동참…“국제공조 함께”

뉴스1

입력 2022-04-22 14:45 수정 2022-04-22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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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현지시간) 동행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기재부 제공). © 뉴스1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춘계 연례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회의에서 러시아측 발언을 앞두고 집단퇴장에 동참한 데 대해 “대러 제재에 대한 국제공조에 동참하는 의미에서 ‘뜻을 같이 할 필요가 있겠다’고 판단해 자발적으로 같이 퇴장했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날 미국 워싱턴DC WB 앞에서 한 특파원들과의 질의응답 및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동행기자단 간담회를 통해 “어제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 회의에선 4~5개국 정도, G7(주요 7개국) 국가를 중심으로 행동이 있었고, 오늘은 여러 발언 내용이나 회의 진행 상황을 봤을 때 상당부분 장관들이 퇴장하지 않을까 미리 생각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홍 부총리는 전날 G20 재무장관 비공개 회의에서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의 화상 연설을 앞두고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등 서방의 재무장관들이 줄줄이 퇴장했을 당시 자리를 지켰지만, 이날 IMFC에선 현장에 참석한 24명의 각국 재무장관 및 국제기구 수장 가운데 3분의 2정도가 퇴장할 때 동참했다. 홍 부총리 등은 러시아가 발언을 마친 뒤 자리로 돌아왔다.

홍 부총리는 “상당히 사정이 있는 국가를 제외하곤 대부분 그와 같은 의사에 동참한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퇴장에 동참하지 않은 국가는 IMFC 의장국인 스페인과 올해 G20 의장국인 인도네시아, 내년 G20 의장국인 인도, 브라질 및 스위스 정도였다고 한다.

그는 전날과 달리 이날 집단퇴장엔 동참한 이유에 대해선 “어제 회의에선 국가간 행동에 대한 예측 내지 반응이 잘 조율되지 않았다고 생각된다. G7 나름대로 조율할 것이라는 얘기는 들었는데, G7 국가들도 나간 나라와 안 나간 나라가 있는 것처럼 현장에서 즉시적으로 나타난 현상 같다”며 “오늘은 어제 현상에 대한 경험도 했고, 오늘 회의 진행과정을 각자 판단하면서 대다수가 퇴장하는 형태로 나타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퇴장이 사전조율이 아니라 나라별로 자발적인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사전에 집단퇴장과 관련한 정부 입장을 정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에 “G20은 정치적인 상황에 영향을 받으면 안 된다는 얘기도 있었고, 명분 없는 전쟁을 하는 러시아가 회의에 참석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도 같이 제기됐다”며 “대러 제재에 대한 동참이 필요한 부분과 한국이 갖고 있는 나름대로 독특한 여건을 다 종합적으로 감안해서 제가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것은 선험적으로 정답이 있는 게 아니다”면서 “러시아가 발언할 때 퇴장하는 것이 적절한지, 자리를 지키는 것이 적절한지와 각 국가가 처해있는 특수한 여건이 있다. 그것을 자로 재듯이 재단해선 안 되고, 그 상황 판단에 의해서 (결정)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둘러싼 입장차 등으로 공동성명도 채택하지 못한 G20의 역할에 대해 회의론이 제기되는 것에는 “글로벌 경제를 풀기 위한 최상의 협의체로 지금은 G20을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G7과 브릭스(BRICS) 간 대립관계가 이번 회의에 나타났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G20를 통해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한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옐런 재무장관과의 단독 면담사실을 소개하면서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국제적으로 대러 제재 공조가 이뤄지고 있는데, 한국 정부도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옐런 장관과 면담때 대러 추가 제재 논의가 있었느냐’는 물음엔 “추가 제재가 제기돼 검토하고 있는 것은 아직까진 없다”면서도 “앞으로 추가 제재 여부가 논의, 제기된다면 한국 정부도 검토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또 미국이 추진 중인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와 관련해서도 옐런 장관에게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의지가 있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에 옐런 장관은 한국 정부의 협력에 대해 매우 만족하고 감사하다면서 한미동맹이 더욱 견고하게 될 것이라는 뜻을 전해왔다고 홍 부총리는 전했다.

이번 G20 회의, IMFC 회의 등에선 회원국 간 러시아 참석 문제, 발언 여부, 발언 내용 등이 사전 논란으로 불거졌고 우크라 사태와 이에 따른 경제적 파급영향에 논의가 집중됐다.

지난 20일(현지시간) G20 재무장관회의에선 다수 회원국이 우크라 사태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박, 공급망 훼손, 식량안보 위협 등을 지적하고 전쟁 파급영향이 상당부분 지속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적잖게 제기됐다.

이에 각국에 맞는 유연한 재정 통화정책 추진이 바람직하다는 큰 방향 아래 선진국 통화긴축 등 통화정책 정상화, 재정을 통한 취약계층 안전망 강조 및 기업 파산·회생 지원 등 금융정책 강화 목소리가 나왔다.

이날 WB에선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IMF/WB 장관급 긴급회의가 개최돼 우크라이나의 필수적 정부 서비스 유지와 향후 재건사업에 필요한 대규모 재정지원 등이 논의됐다.

여기엔 박일영 기재부 국제차관보가 참석해 한국 정부도 가능한 범위 내 적극 지원 의지를 표하고, 이미 인도적 지원용 4000만달러 지원방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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