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세관 직인 누락했다고 대한항공에 1100억 과징금
변종국 기자
입력 2022-04-22 03:00 수정 2022-04-22 03:16
작년 2월 화물기 대상 올 2월 부과
대한항공 “과도한 조치” 소송 검토
대한항공이 러시아 관세당국으로부터 약 110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비행기 이륙 전 세관 직인이 제대로 찍히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대한항공은 행정소송에 나설 계획이다.
21일 대한항공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2월 22일 대한항공 인천∼모스크바∼프랑크푸르트행 화물편(KE529편)이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공항에서 관제당국의 이륙 허가를 받고 출발했으나 공항세관으로부터 출항 절차의 일부가 누락(세관 직인 날인)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러시아 세관당국은 1년여를 넘긴 올해 2월 24일, 즉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날 대한항공에 대해 러시아 행정법을 어겼다는 이유로 80억 루불(약 110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항공기 가액의 2분의 1∼3배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는 근거에 따른 것이다.
대한항공은 세관의 직인 날인을 제외한 모든 규범과 절차를 정상적으로 지켰음을 감안할 때 위법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러시아 법규에 따라 모든 서류와 데이터를 제출했고 정상적으로 화물을 통관하고 세관으로부터 전자문서로 사전 승인까지 받았다는 게 대한항공의 설명이다. 대한항공 측은 이후 국경수비대 및 공항 관제당국의 승인을 받고 항공기를 이동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항공은 과징금 조치가 과하다고 보고 러시아 연방관세청에 이의를 제기했다. 현재 모스크바 항공해상교통 검찰청이 직권으로 세관 조치를 심사하고 있다. 이 절차가 종결되면 연방 관세청 심의가 이뤄진다. 대한항공 측은 “러시아 연방관세청에서도 이의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러시아 법원에 행정소송까지 진행할 계획”이라며 “이마저도 안 될 경우엔 국제 중재까지도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서방의 러시아 경제 제재와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고 본다. 서방의 제재에 동참할 가능성이 있는 한국 기업에 메시지를 줬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날 갑자기 한국 국적기를 타깃으로 삼았다는 시나리오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1100억 원이란 액수가 상식 범위를 벗어난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부 관계자도 “국내 항공사들의 지난 5년간 낸 과징금의 총합이 500억 원이 안 된다. 규제가 강하다는 유럽과 미국 항공당국도 수년간의 담합을 제외하면 1000억 원이 넘는 과징금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대한항공 “과도한 조치” 소송 검토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에 계류 중인 대한항공 항공기의 모습. 2021.10.3/뉴스1
대한항공이 러시아 관세당국으로부터 약 110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비행기 이륙 전 세관 직인이 제대로 찍히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대한항공은 행정소송에 나설 계획이다.
21일 대한항공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2월 22일 대한항공 인천∼모스크바∼프랑크푸르트행 화물편(KE529편)이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공항에서 관제당국의 이륙 허가를 받고 출발했으나 공항세관으로부터 출항 절차의 일부가 누락(세관 직인 날인)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러시아 세관당국은 1년여를 넘긴 올해 2월 24일, 즉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날 대한항공에 대해 러시아 행정법을 어겼다는 이유로 80억 루불(약 110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항공기 가액의 2분의 1∼3배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는 근거에 따른 것이다.
대한항공은 세관의 직인 날인을 제외한 모든 규범과 절차를 정상적으로 지켰음을 감안할 때 위법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러시아 법규에 따라 모든 서류와 데이터를 제출했고 정상적으로 화물을 통관하고 세관으로부터 전자문서로 사전 승인까지 받았다는 게 대한항공의 설명이다. 대한항공 측은 이후 국경수비대 및 공항 관제당국의 승인을 받고 항공기를 이동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항공은 과징금 조치가 과하다고 보고 러시아 연방관세청에 이의를 제기했다. 현재 모스크바 항공해상교통 검찰청이 직권으로 세관 조치를 심사하고 있다. 이 절차가 종결되면 연방 관세청 심의가 이뤄진다. 대한항공 측은 “러시아 연방관세청에서도 이의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러시아 법원에 행정소송까지 진행할 계획”이라며 “이마저도 안 될 경우엔 국제 중재까지도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서방의 러시아 경제 제재와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고 본다. 서방의 제재에 동참할 가능성이 있는 한국 기업에 메시지를 줬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날 갑자기 한국 국적기를 타깃으로 삼았다는 시나리오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1100억 원이란 액수가 상식 범위를 벗어난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부 관계자도 “국내 항공사들의 지난 5년간 낸 과징금의 총합이 500억 원이 안 된다. 규제가 강하다는 유럽과 미국 항공당국도 수년간의 담합을 제외하면 1000억 원이 넘는 과징금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비즈N 탑기사
- 상하이 100년간 3m 침식, 中도시 절반이 가라앉고 있다
- 김지훈, 할리우드 진출한다…아마존 ‘버터플라이’ 주연 합류
- “도박자금 마련하려고”…시험장 화장실서 답안 건넨 전직 토익 강사
- 몸 속에 거즈 5개월 방치…괄약근 수술 의사 입건
- 일본 여행시 섭취 주의…이 제품 먹고 26명 입원
- “1인 안 받는 이유 있었네”…식탁 위 2만원 놓고 간 손님 ‘훈훈’
- 10만원짜리 사탕?…쓰레기통까지 뒤져 찾아간 커플
- 꿀로 위장한 고농축 대마 오일…밀수범 2명 구속 송치
- 송지아·윤후, 머리 맞대고 다정 셀카…‘아빠! 어디가?’ 꼬마들 맞아? 폭풍 성장
- 한소희 올린 ‘칼 든 강아지’ 개 주인 등판…“유기견이 슈퍼스타 됐다” 자랑
- 공사비 30% 뛰어… 멀어지는 ‘은퇴뒤 전원주택’ 꿈
- 둔촌주공 38평 입주권 22억 넘어…잠실 ‘엘리트’ 추격
- 물 건너간 ‘금리인하’…집값 반등 기대감에 ‘찬물’ 끼얹나
- “팔겠다” vs “그 가격엔 안 사”… 아파트거래 ‘줄다리기’에 매물 月 3000건씩 ‘쑥’
- “AI, 유럽 주방을 점령하다”… 삼성-LG 독주에 하이얼 도전장
- 빚 못갚는 건설-부동산업체… 5대銀 ‘깡통대출’ 1년새 26% 급증
- “옆건물 구내식당 이용”…고물가 직장인 신풍속도
- 사과값 잡히니 배추·양배추 들썩…평년보다 2천원 넘게 뛰어
- “당하는 줄도 모르고 당한다”…SW 공급망 해킹 늘자 팔 걷은 정부
- IMF “韓, GDP 대비 정부 부채 작년 55.2%…5년뒤 60% 육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