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입국 60% 급증… 볕드는 여행사

오승준 기자

입력 2022-04-22 03:00 수정 2022-04-22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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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유럽 등 해외 관광객 돌아와… 이태원 등서 삼삼오오 쇼핑 즐겨
무급휴직 여행업체 직원 속속 복직… 2년만에 日여행업계 방한 답사도
“회복기 대비한 액션 플랜 세워야”


20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체크인 카운터가 붐비고 있다. © News1

#1. 19일 오후 7시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거리에는 삼삼오오 관광에 나선 외국인들이 눈에 띄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보기 힘든 광경이었다. 싱가포르에서 온 엘수피안 씨(30)는 “여자친구와 관광하려고 지난달 24일 입국했다”며 “한 달 더 체류하며 한국 영화나 드라마에 나왔던 장소를 둘러볼 것”이라고 했다.

#2. 이날 오후 8시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만난 카짐 씨(49)는 최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가족과 함께 입국했다. 두 딸의 성형 수술을 위해서였다. 석 달간 한국에 머물며 수술 경과를 살피고 서울 이곳저곳도 놀러 다닐 계획이다. 그는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원정 성형’을 하러 오겠다는 지인들도 많다”고 덧붙였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사실상 종료되는 등 방역 지침이 완화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타격을 입었던 관광업이 회복하고 있다. 해외여행 수요가 폭증한 데 이어 방한 외국인도 다시 늘어나면서 여행사들은 무급휴직 등으로 돌렸던 직원들을 속속 복귀시키고 나섰다.

최근 가장 두드러지는 현상은 해외 관광객들의 귀환이다. 21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9일까지 인천공항 입국객은 18만9414명으로 전월 동기(11만8828명) 대비 60.1%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말레이시아(127%), 태국(124%), 베트남(85%)과 싱가포르(80%) 등 동남아시아에서 온 입국자가 크게 늘었다. 프랑스(106%), 폴란드(114%), 영국(140%), 독일(110%) 등 유럽에서의 입국자도 많아졌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도 최근 한 달 새 해외 관광객이 늘었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소규모 상가 공실률이 지난해 4분기(10∼12월) 약 35%로 치솟으며 직격탄을 맞았던 이태원의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 한 기념품 가게 사장은 “최근 동남아 관광객 위주로 손님이 좀 늘었다”며 “싱가포르와 태국, 말레이시아에서 왔다는 관광객들이 많았다”고 했다.

해외 입국자들의 자가격리 면제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폭증한 데 이어 외국인의 국내 여행 수요까지 늘면서 여행업체들은 정상 근무에 시동을 걸고 나섰다. 하나투어는 지난해 말부터 코로나19 이후 무급휴직을 했던 직원 전원이 복직해 정상 업무에 돌입했다. 모두투어는 전체 인원의 35%까지 복직했다. 여행업계는 회복 분위기를 보고 여름 성수기 직전까지는 50%까지 복직비율을 높일 계획이다. 노랑풍선은 전체 70%가량의 직원이 다시 돌아와 근무하고 있다. 최근 임원급 직원을 신규 채용하기도 했다.

최근 한국관광공사는 일본 주요 여행사 임원 등 일본 여행업계 관계자들을 초청해 국내 인기 관광지를 돌아보는 방한(訪韓) 답사를 2년 만에 재개했다. 일본은 입국 시 아직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김명섭 한국관광협회중앙회 이사는 “여행업이 본격적으로 회복돼도 코로나19로 무너진 관광업 인프라가 빨리 복구되지 않을 수 있다”며 “지금부터 여행업 회복기를 대비한 구체적인 액션플랜이 시급하다”고 했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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