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실률 높은 상가의 특징? ‘이것’ 비중 높아

황재성기자

입력 2022-04-21 13:09 수정 2022-04-21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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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DB

신도시나 세종시, 혁신도시 지역에서 법무사사무실이나 학원, 병의원 등의 비율이 높은 곳일수록 상권의 공실 수준이 낮은 반면 숙박·음식업 비율이 높은 곳은 공실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 △건물이 준공한 지 오래될수록 △상가나 공원, 횡단보도 등에 접할수록 △접면도로의 폭이 넓을수록 상가공실률은 낮아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상권의 성격이나 배후수요를 고려한 상권개발 노력이 필요하며, 상권의 용도규제를 완화하고, 상업용지 공급량을 줄이는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부동산원은 이런 내용이 담긴 리포트 ‘부동산정책 브리프 제 1호-상가 공실요인 및 정책방안’을 최근 발행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2021년) 9월 현재 신도시 및 택지개발지구 21개 상권의 집합상가를 대상으로 공실 상황에 대한 전수 조사한 결과이다.


● 음식업 구성비 높은 곳일수록 공실 많다



21일 리포트에 따르면 상권의 평균적인 업종 분포는 숙박·음식(28%)이 가장 많았고, 교육서비스(16%) 도소매(13%) 보건복지(12%)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공실과 업종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공실률이 높은 상권은 숙박·음식업의 구성비율이 높았다. 반면 공실률이 낮은 상권은 학원 등 교육서비스와 병의원 등 보건·복지업 등의 구성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또 사업관리·지원 서비스업, 공공행정 서비스업 등도 구성비율이 높을수록 상권의 전반적인 공실수준을 떨어뜨렸다.

또 상권 내 집합상가의 비율, 상가공급 수준, 지구단위계획의 규제강도 등도 상권 공실의 상승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상가 공급 측면에서 ‘상권 배후지의 주택수보다 상권의 상가면적이 클수록 상권공실률이 상승했다는 뜻이다.

건물의 준공시기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신축 건물일수록 건물의 공실률이 높아지며, 반대로 준공된 지 오래될수록 공실률은 낮아진 것이다. 신축 건물일수록 임대료의 하방 경직성이 크고 상대적으로 점포 입점유치 노력의 기간이 짧은 것이 원인이다. 여기에 건물의 활성화 정도도 상대적으로 낮아 공실률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됐다.

건물의 입지 특성도 공실 발생에 주요 요인이다. 공원 광장 등과 같은 개방된 공간이나 횡단보도에 접할수록, 접면도로의 폭이 넓을수록 상가건물의 공실률이 낮았다. 풍부한 유동인구와 편리한 접근성 등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


● 집합상가 중심 개발이 상가공실 문제 심화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신도시 상업용지 비율은 최근 개발된 신도시일수록 축소되는 추세다. 신도시별 상업용지비율을 보면 수도권 1기 신도시는 6.9%에 달했지만 수도권 2기 신도시에선 4.6%로 2.3%포인트 낮춰졌고, 혁신도시(4.0%) 행복도시(3.0% 내외)는 더 줄어든 상태다.

문제는 이해관계자의 구성이 다양하고, 관계자의 수가 많은 집합상가 중심으로 신도시 상권이 개발되면서 상가공실이 지역현안과제로 악화되는 경향이 많다는 점이다.

일반상가는 이해관계자가 건물주, 입주자(업주) 등으로 한정적이다. 반면 집합상가는 투자자, 개발자, 건물주, 입주자 등 다양하다. 또 집합상가는 호별로 건물주(임대인)이 다르기 때문에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기 십상이다.

엄격한 용도 규제도 신도시 상가 활성화의 걸림돌이었다. 일반적으로 용도지역제에 따른 상업지역에서는 22~26개의 용도로 상가건축물 이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신도시에서는 평균 10개 내외의 용도만 허용되고, 건물 층별 규제도 있다.


● 상업용지 공급 방식 다양화 필요하다



신도시 상가 공실 발생으로 인한 문제 해결을 위해선 상권용지 공급량과 공급시기를 조절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택지개발을 진행하면서 특정시점에 2년 내 한꺼번에 개발해 공급하는 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집합상가 중심의 상업용지 공급도 개선이 시급하다. 대부분 집합상가용으로 공급되는 대규모 상업용지 중심의 공급방식 대신 일반상가 또는 상가주택 조성용지를 일정 부분 안배해 공급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상권의 배후지와 업종 구성을 고려한 상업용지 개발방식도 요구됐다. 같은 주거지 상권이라도 학원가 형성이나 병의원 밀집 여부 등을 고려하라는 주문이다. 또 상가공실 최소화를 위해 녹지, 공원, 광자 등 보행 친화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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