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1~2위 LG엔솔·中 CATL, 인도네시아로 달려간 이유는

뉴시스

입력 2022-04-19 11:51 수정 2022-04-19 11:51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LG에너지솔루션과 중국 기업인 CATL이 각각 인도네시아 정부와 손잡고 배터리 밸류체인(가치사슬) 프로젝트를 추진키로 했다. 전 세계 배터리 시장 1~2위를 다투는 이들 업체들이 모두 인도네시아로 간 이유는 무엇일까.

LG에너지솔루션은 전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점유율 2위(올해 3월 SNE리서치 발표 기준), CATL은 1위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 포스코홀딩스, LX인터내셔널, 화유 등과 ‘LG컨소시엄’을 꾸려 지난 14일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 국영기업 안탐, 인도네시아 배터리 투자회사 IBC 등과 ‘논바인딩(법적 구속력 없는)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해당 프로젝트 규모는 약 90억 달러(약 11조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컨소시엄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중국 CATL 역시 같은 날 인도네시아 안탐, IBC와 니켈 채굴부터 배터리 소재 등 밸류체인 구축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CATL이 맺은 프로젝트 규모는 59억6800만달러(약 7조3600억원)다. 2026년 가동 목표로 이 공장의 연간 생산 규모는 10GWh로 추정된다.

세계 1~2위 배터리 기업들이 인도네시아로 달려간 것은 먼저 인도네시아가 배터리 핵심 소재인 니켈 매장량과 채굴량 모두 1위 국가이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하고 러시아산 니켈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니켈 가격이 급등하자 인도네시아가 새로운 니켈 확보처로 부상하고 있다.
또 인도네시아는 니켈 이외에도 코발트와 보크사이트 등 전기차와 관련한 다양한 핵심 원자재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인도네시아에서 니켈 등 원자재가 많이 나온다”며 “개발이 안된 게 많기 때문에 그 부분들을 중점적으로 채취해서 공급하는 시스템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CATL 입장에서는 세계 1위로 치고 나가야 하는데, 자국에서만 성장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동남아시아에서 앞으로 전기 이륜차 등 전기차가 급증할텐데, 현지에서 공급할 수 있는 원자재가 있다면 이 부분을 활성화하는 편이 훨씬 더 이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국내 배터리 대기업 관계자는 “CATL과 같은 중국 기업들이 중국 역내에 가지고 있는 광물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많다”며 “해외에서 채굴권을 확보해 한국 기업보다는 원자재 확보 상황이 나은 편이지만, 여전히 부족하다”고 말했다.

특히 CATL 입장에서는 원자재 확보와 함께 중국 시장을 벗어나야 한다는 위기감도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필수 교수는 “중국 시장을 빼면 세계 1위는 CATL이 아니라 LG에너지솔루션이다. CATL은 아직 ‘우물 안 개구리’다. 이에 시장을 넓혀가기 위해서 중국을 벗어나려고 하는 것”이라며 “인도네시아에 공장을 세우는 것은 (유럽·미국 등 세계 시장을 향한) 하나의 시작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측면에서 CATL이 인도네시아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주도권 싸움을 벌이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배터리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과 CATL이 원자재 확보를 위해 다른 나라에서 다시 조우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배터리 대기업 관계자는 “양사가 칠레, 캐나다 등 자원 부국 중 한 곳에서 만나 또다시 경쟁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편, 이번 배터리업체들의 협약은 구속력이 없어 협력 사업 규모 등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고 최종 계약에 이르기까지 상당 기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시스]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