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CPTPP 가입’ 가속… 8년만에 추진계획 의결-이달 공식 신청

세종=구특교 기자

입력 2022-04-19 03:00 수정 2022-04-1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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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양국 통상회담서 11개국 중 7번째 지지의사 밝혀
日, 수산물 수입제한 해제 요구…‘강제징용 판결’ 문제 삼을수도
국내 농어업계 반발도 변수로…실제 가입까지 최소 1,2년 걸릴듯



한국 정부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입국인 말레이시아가 한국의 CPTPP 가입에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히며 지원군이 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이 한국의 가입을 반대하거나 국내 농어업계의 반발이 거세질 수 있어 실제 가입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날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말레이시아 모하멧 아즈민 알리 선임장관 겸 국제통상자원장관과 화상회담을 갖고 CPTPP 등 통상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담에서 아즈민 장관은 “한국의 CPTPP 가입 신청을 환영한다”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한국이 CPTPP에 가입하면 11개국이 가입한 경제동맹체에 들어갈 수 있다. CPTPP는 2020년 기준 교역 규모가 5조2000만 달러로, 세계 무역 규모의 14.9%에 이른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CPTPP 가입 시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0.33∼0.3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말레이시아를 포함해 캐나다 뉴질랜드 멕시코 베트남 호주 브루나이 등 7개국이 한국의 가입 추진에 환영과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앞서 15일 한국 정부는 CPTPP 가입 추진 계획을 서면 의결했다. 이달 내 CPTPP 가입을 신청할 것임을 공식 확정한 것이다. 2013년 CPTPP 전신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에 관심을 표명한 뒤 약 8년 만이다. 가입을 신청해도 회원국과 협상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실제 가입까지는 최소 1∼2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이 CPTPP에 최종 가입하려면 일본과의 협상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CPTPP 가입은 기존 회원국들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한데, 의장국인 일본이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제한 조치 해제나 강제징용 판결 등을 문제 삼아 가입을 저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국이 양국 문제를 풀려는 전향적인 자세를 먼저 취하지 않으면 일본이 비토(거부권)를 행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국내 농어업계 반발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는 농어민 단체들이 전국농어민대회를 열고 CPTPP 가입에 반대했다. 지난달 25일 산업부가 주최한 CPTPP 가입 신청 관련 공청회도 농어업 단체 반발로 조기 종료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 따르면 국내 농업생산이 CPTPP로 인해 15년간 연평균 853억∼4400억 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정부는 한국의 농산물 주요 수출국인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등과 이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농산물의 85% 수준을 개방한 점을 고려하면 피해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세종=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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