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때 올린 보험료, 금리 올라도 제자리

김자현 기자

입력 2022-04-18 03:00 수정 2022-04-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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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생보 가입자 10~20% 더 내
업계 “자본확충 시급” 조정 안해
당국 “업체 건전성 악화” 개입 난색


대형 보험사들이 저금리를 이유로 올렸던 보험료를 최근 금리 상승 국면에서도 조정하지 않고 있어 보험 가입자들의 부담이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주요 생명보험사는 종신보험 등 보장성 상품의 ‘예정이율’을 당분간 동결할 방침이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보험료를 운용해 얻을 수 있는 예상수익률로 통상 예정이율이 0.25%포인트 내려가면 소비자가 내는 보험료는 5∼10%가량 올라간다.

2020년과 지난해 대부분의 생보사들은 저금리를 이유로 예정이율을 1, 2차례 내렸다. 이에 따라 2021년 이후 생명보험 가입자들은 같은 보험금을 받기 위해 보험료를 10∼20% 더 내게 됐다.

하지만 지난해 8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기점으로 시장금리 상승세가 본격화됐지만 상당수 보험사들은 예정이율 인상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내년에 도입되는 신(新)지급여력제도(K-ICS)에 따라 자본 확충이 시급하기 때문에 예정이율을 올릴 여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도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리 상승세를 고려할 때 보험료 인하 수준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은 맞지만 보험사들의 건전성 지표가 악화돼 개입이 쉽지 않다”며 “앞으로 예정이율과 보험료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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