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블록체인 기반 도면 거래 플랫폼… 산업간 융합으로 혁신 생태계 구축

황효진 기자

입력 2022-04-18 03:00 수정 2022-04-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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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아이디엔디 ‘메이커스마켓’
각종 산업디자인 도면 거래 연결… 폐쇄적이었던 데이터 공유화 이끌어
설계자-창작자-이용자간 직접 매칭
저작권 보호하고 안전한 거래 가능… 3D프린팅 등과 융합해 경쟁력 강화



제품 제작의 필수인 설계 도면을 온라인상에서 창작자와 사용자를 직접 매칭해주는 블록체인 플랫폼이 국내에서 처음 등장했다. 2D·3D, AR·VR, 의상디자인, 3D프린팅 등 산업디자인 도면을 전 세계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하고 공유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블록체인 산업디자인 플랫폼 서비스 전문기업인 아이디엔디(IDND)는 독자적인 블록체인 도면거래 플랫폼인 ‘메이커스마켓(Makers Market)’ 구축을 완료하고 본격 상용화 서비스에 나선다고 18일 밝혔다.

메이커스마켓은 △산업디자인 도면 거래 △창작자·설계자 저작권 보호 △참여자 보상 △광고 서비스 등 비즈니스 생태계 확장 중심의 블록체인 플랫폼이다. 모든 활동이 트랜잭션(거래내역)을 생성하기 때문에 불법 도용·유통이 불가능하고 소유권과 사용권 변동 여부를 파악할 수 있어 투명하고 안전한 데이터 거래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메이커스마켓은 블록체인 기술과 별도의 실명인증 기술을 융합해 산업디자인 도면에 대한 저작권 보호와 보상시스템을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에 적극 진출할 방침이다.

신규철 대표는 “디자인 데이터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요 자원으로, 단순한 미적 가치를 넘어 다양한 기술이 집약된 하나의 총제적 산물”이라며 “메이커스마켓은 산업디자인 영역에 블록체인 기술을 최초로 적용해 디자인 관련 도면 산업을 활성화하고 이종 산업 간 융합으로 새로운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는 세계 유일의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디자인 도면 거래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

아이디엔디가 블록체인 도면 거래 플랫폼인 ‘메이커스마켓’을 구축하고 본격 상용화 서비스에 나선다.
아이디엔디는 2018년부터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산업디자인 도면 거래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하는 ‘밀리미터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이어 4년간 집중적인 개발과 생태계 확장을 통해 저작권 보호와 참여에 따른 보상과 주변 산업 광고 서비스를 순환시키는 ‘메이커스마켓’을 출시했다.

생태계 비즈니스 중심의 블록체인 플랫폼인 메이커스마켓은 유저 누구나 플랫폼에서 도면을 구매하고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다. 3D프린팅 전용 파일의 경우에는 3D프린터로 출력할 수 있다. 설계자와 창작자들은 저작권을 보호하면서 도면 판매 수익을 올릴 수 있고 생태계 참여에 따른 보상을 블록체인을 통해 받을 수 있다. 또 자재 납품업체나 도면 제작 대행 회사에 광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지향한다.

특히 메이커스마켓은 로봇, 3D프린팅, 사물인터넷(IoT) 등의 발전과 연동돼 있어 이종 산업 분야 간의 교류와 융합 촉진이 기대된다. 이에 따라 기존 산업디자인 시장에 없었던 새로운 니치마켓(Niche Market·틈새시장)을 파고들어 새로운 트렌드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 간 도면 거래를 유도해 다양하고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 제공도 가능할 전망이다.

플랫폼을 통해 사업성이 높은 설계·디자인·제품 창작자들의 시장 진출 기회를 제공할 수 있고, 기업들은 신제품 시장성을 생산 전에 미리 파악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동시에 마케팅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신 대표는 “폐쇄적이고 독점적인 산업 도면 데이터 시장의 한계를 블록체인 기반 메이커스마켓 플랫폼으로 극복해 이를 데이터 공유 생태계로 전환시키려 한다”면서 “제품과 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설계·디자인 도면의 혁신적 융합 과정을 통해 기술발전을 이뤄내고 기업은 새로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산업의 꽃 ‘설계·디자인’ 데이터 거래 시장

메이커스마켓은 지식재산권에 대한 투자 방식으로 파생되는 새로운 블록체인 산업 시장을 추구한다. 종이도면 같은 아날로그 프로세스에서 캐드(CAD)로 바뀌는 등 디지털 콘텐츠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디지털 재화로 전환되는 비중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높은 신뢰성과 투명성이 요구되는 디지털 재화 시장에서 메이커스마켓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도면 거래의 기준을 정의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산업의 꽃으로 불리지만 가치가 낮아진 설계와 디자인 시장의 부흥과 잠재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대목이다.

설계·디자인의 완성도 높은 역량을 보유한 인력들이 적합한 일자리를 확보하지 못하는 현실에서 현재 블록체인 산업 성장에 대한 국가 정책과 비례해 설계·디자인과 3D프린팅 산업 전문 인력 고용과 인재 양성 역할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또 메이커스마켓은 개인이 자신의 창작물을 업로드해 공적인 가치를 인증 받고 글로벌 수요자들에게 알릴 수 있는 기능을 한다. 이 과정에서 유튜브 크리에이터와 비슷한 1인 창작자로서의 가치와 인지도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구시대적 도면 거래환경 개선·이종산업 융복합


메이커스마켓은 4차 산업시대에 핵심 자원이 데이터인데 산업디자인 도면 시장은 아직 자유로운 데이터 생산과 유통이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각종 산업 분야와 수많은 기업에서 디자이너들에 의해 탄생한 데이터들이 서류더미로 묻혀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산업디자인은 다양한 분야의 학문과 경험, 노하우 등의 융복합이 요구되는 영역으로, 기계, 전기·전자, 산업공학, 인체공학, 경제학, 경영학, 자연과학, 예술·철학적 요소까지 포함된다. 데이터 등급 자체가 높다는 뜻이다.

설계도면은 물건을 만들거나 설비를 제작할 때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탁월한 가치에도 불구하고 거래환경은 구시대적인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폐쇄적이고 불안정하다.

또 기존 산업구조에서 디자이너나 저작권자가 자신의 데이터를 외부에 공개할 경우 합당한 보상을 얻기가 어렵다. 이에 소규모 기업에서 디자인으로 표현된 수많은 지식재산 데이터들은 사업 종료와 함께 사라진다. 산업데이터와 디자인을 보유한 기업이 하나씩 문을 닫을 때마다 수백에서 수만 건의 데이터들이 사장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메이커스마켓을 운영하는 아이디엔디는 배달음식 플랫폼에서 간편하게 배달음식을 주문하듯 산업디자인 도면도 안전하고 간편하게 거래할 수 있는 자유시장을 겨냥했다. 산업디자인 데이터가 합당한 대가를 바탕으로 손쉽게 공유될 수 있다면 모든 분야의 산업과 기업 간의 시너지 효과와 비약적인 발전을 불러 올 것으로 판단했다. 가장 민감한 부분인 지식재산권에 대한 보호와 보안 문제는 블록체인을 통해 해결했다.

신 대표는 “메이커스마켓은 오픈마켓 형태로 도면 거래 시장을 음지에서 양지로 꺼내 올려 데이터 저작권을 보호하면서 4차 산업시대를 위한 건강한 산업데이터 핵심 생태계를 구축하는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IPFS 연동해 투명성·안정성 갖춘 생태계 마련


일반적으로 도면·소스 다운로드 사이트는 판매자가 모르는 구매건 누락 등 신뢰성과 투명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메이커스마켓은 이런 문제를 블록체인 기술로 사전에 방지한다.

창작자는 변조에 대한 우려 없이 트랜잭션을 통해 모든 거래내역을 확인할 수 있고, 창작물이 어떤 경로로 거래되는지 모니터링할 수 있다. 거래내역은 블록체인에 기록되고 투명하게 공개돼 누구나 확인해 볼 수 있다. 또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데이터 위변조를 방지하기 때문에 도면 창작물 자체에 대한 접근이 불가능하다. 구매자가 판단지표로 삼을 수 있는 정보인 ‘판매자의 판매 횟수’와 ‘상품의 구매 횟수’, ‘리뷰’ 등 거래에 영향을 미칠 모든 데이터들은 공개된 스마트 컨트랙트 소스에 담겨 로직에 의해 관리되기 때문에 부정한 데이터 조작 역시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자전 거래를 통한 데이터 조작을 원천 차단하고 부정수혜자들이 존재할 수 없어 이용자들은 메이커스마켓 플랫폼을 신뢰할 수 있고, 창작자들 간의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유도할 수 있는 시장을 형성할 수 있게 된다.

블록체인 기술 중 하나인 IPFS(탈중앙화 데이터 분산 저장 시스템)와 연동해 투명성과 안전성을 확보했다. 이는 창작자가 플랫폼에 도면을 제공하면 해당 제품의 지식재산권에 대한 스마트 컨트랙트가 실행되고 거래별, 등록별 활동이 트랜잭션을 생성하기 때문에 창작물의 소유권과 사용권 변동을 확인할 수 있다. 플랫폼 내의 도면 데이터는 대칭키를 통해 암호화돼 IPFS에 저장된다. 블록체인에는 IPFS의 도면 저장경로를 나타내는 해시, 창작자의 블록체인 퍼블릭 키로 암호화된 대칭키와 도면명칭, 설명, 가격 등만 저장된다. 불법 도용·유통·판매 방지 블록체인 시스템 기반으로 안전하고 투명한 거래를 보장하고, 도면설계자나 창작자, 이용자들 간의 블록체인 P2P 직접 매칭으로 이뤄져 수수료 부담도 작다.

신 대표는 “메이커스마켓은 진정성과 완성도가 높은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으로, 창작물의 가치가 인정되고 누구나 도면데이터 유출 걱정 없이 안전하고 간편하게 접근할 수 있다”면서 “글로벌 3D프린팅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과 맞물려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 유럽, 북미 시장 등에 진출해 전 세계 필수 오픈마켓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황효진 기자 herald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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