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휴양지였던 청남대에서 향긋한 봄의 정취 느껴보세요”

장기우 기자

입력 2022-04-15 03:00 수정 2022-04-15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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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권 봄여행 가이드]19회 맞이한 ‘영춘제’
내일부터 내달 8일까지 ‘영춘제’ 개최
각시붓꽃-벌개미취 등 야생화 전시하고, 자연 담은 청주 화가의 서양화도 선봬
하늘공원-습지생태공원도 이용 가능…대청호 주변 ‘청남대 대통령길’도 인기


청남대 영춘제에선 다양한 야생화의 봄내음과 작가의 정성이 어우러진 작품 전시가 이어진다. 영춘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에 지친 이들의 몸과 마음에 치유와 희망을 줄 예정이다. 청남대관리사업소 제공

충북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의 옛 대통령 휴양시설 청남대(靑南臺)가 16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꽃대궐’로 변신한다. ‘범도 들썩 꽃망울 팡팡’이라는 주제로 상춘객들을 맞이하는 축제인 ‘영춘제’가 열리기 때문이다.


야생화 전시 등 프로그램 다채


올해로 19회째를 맞는 영춘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전시 위주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청남대 직원들이 정성스럽게 씨를 뿌리고 가꾼 야생화와 창석위, 호랑가시, 자란, 황금사초 등 분경(盆景) 150여 점을 비롯해 청주시 동호회원의 목부작, 석부작, 솟대, 현대서각 등 550여 점이 헬기장이 전시된다.

대통령기념관 2층에서는 충북야생화연구회(회장 양승덕)의 주관으로 ‘제10회 야생화 봄나들이 전시회’가 열린다. 충북 도내 전역에 자생하는 개불알꽃, 각시붓꽃, 벌개미취 등 우리가 평소에 쉽게 접할 수 없는 야생화 작품 100여 점이 22일까지 관람객들에게 봄꽃의 향연을 보여줄 예정이다. 충북도농업기술원 최재선 기술보급과장은 “이번 야생화 전시회는 도시민들이 코로나19로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함은 물론 야생화의 소중한 가치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어려운 상황에 있는 화훼농가를 위해 생활 속 소비 촉진과 산업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청남대 주변에는 백묘국, 비올라, 오스테우스펄멈, 마가렛, 제라늄 등 초화류 5만5000포기가 심어져 있다. 이들 꽃은 영산홍을 비롯한 자생 야생화와 어우러져 한층 더 봄의 정취를 느끼게 할 것이라고 청남대는 설명했다. 이밖에도 9일 개막한 한국미술협회 청주지부 작가 5인(손희숙, 류인숙, 원미양, 이종화, 조만호)의 서양화 작품 전시회가 ‘자연과 노닐다’란 주제로 호수갤러리 2층에서 다음 달 말까지 열린다.

오유길 청남대관리사업소장은 “청남대가 국민의 품으로 돌아온 지 19주년이 지났고,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관광 100선에도 4회 선정될 만큼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다”라며 “전시기간 많은 분들이 찾아 치유와 행복의 소중한 추억을 담아가실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영춘제 기간 청남대를 찾기 위해서는 차량 정체 예방을 위해 온라인 예약이 필수다. 미예매자는 평일에는 문의 매표소에서 표를 산 뒤 승용차로 입장하고, 주말에는 시내버스를 타면 된다. 관람객은 마스크를 써야 하며, 사적 모임 10인 이상은 입장할 수 없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국민 관광지로 우뚝


‘남쪽의 청와대’라는 의미의 청남대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선거 공약에 따라 노 전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03년 4월 22일 일반에 개방됐다. 1980년 대청댐 준공식에 참석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주변 환경이 빼어나다는 의견에 따라 건설을 지시하고 1983년 6월 착공해 같은 해 12월 준공된 지 20년 만이다.

개방 이듬해 대통령 별장 개방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100만 명이 찾았다. 하지만 관람 열기는 곧바로 식었다. ‘본관 욕실 수도꼭지는 금으로 만들어졌고 거실 바닥에는 통유리로 된 수족관이 있다’ 등 갖가지 소문이 나돌았던 것과 달리 호화롭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저 대청호 및 인근 자연과 잘 조화된 별장이었다.

2009년 50만 명 수준까지 떨어졌던 관람객은 2010년 62만 명으로 회복세를 보인 이후 해마다 꾸준히 늘었다. 2012년 80만438만여 명, 2013년 83만5000여 명, 2014년 82만6000여 명, 2015년 83만3000여 명, 2016년 83만9000여 명이 입장하는 등 5년 연속 한 해 관광객 80만 명 이상을 유지했다. 2017년 2월에는 총 관람객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이 같은 관람객 증가의 ‘일등 공신’은 각종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라는 입소문 덕분이다. 여기에다 각종 시설 확충도 한몫했다. 관리동 옥상에 하늘공원(1590m²)을 만들고 습지생태공원(990m²)을 만들었다. 역대 대통령 청동상과 실제 청남대를 이용했던 대통령 특징을 살린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FRP) 조형물을 비롯해 청와대와 미국 백악관, 영국 버킹엄궁 등 세계 8개국 대통령궁 또는 왕궁의 사진이 들어간 타일벽화도 설치했다.

역대 대통령의 이름을 붙인 ‘청남대 대통령길’은 대청호를 끼고 걷는 호젓한 산책길로 인기를 끈다. 이와 함께 봄에는 ‘영춘제’가, 가을에는 ‘국화축제’가 열린다. 2015년 6월에는 역대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고 대통령의 일상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대통령 기념관’을 개관했다. 7100m²의 터에 연면적 2837m² 규모의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지어진 대통령기념관은 청와대 본관을 60% 크기로 축소해 옮겨 놓은 모양새를 하고 있다.

충북도는 청남대를 대통령 집무실 이전으로 국민에게 곧 개방될 청와대와 연계해 국민관광지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이시종 충북도지사는 이를 위해 최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의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청남대와 청와대를 연계해 대한민국 최고 국민관광지로 육성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지사는 “청남대가 있는 대청호 주변은 40년간 각종 규제로 피해를 받았고, 청남대 가 충북도에 이관돼 민간에 개방된 후 운영비 등 국비 지원을 한 번도 받지 못했다”라며 “규제완화와 국비지원을 통해 청남대가 대통령을 주제로 한 대한민국 최고의 관광지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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