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효과 최고인 사이클, 여행의 즐거움까지 얻죠”[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양종구 기자

입력 2022-04-08 03:00 수정 2022-04-08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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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승표 원장이 서울 남산에서 사이클을 타고 있다. 평소 건강을 위해 겨울엔 스키, 그 외의 계절엔 아이스하키를 즐기던 은 원장은 2020년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되면서 실내 스포츠를 할 수 없게 되자 실외 스포츠인 사이클에 빠져들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양종구 기자
중고교 시절 농구를 즐겼고 가톨릭대 의대 1학년 때인 1982년부터는 선배들과 스키를 탔다. 스키를 즐기면서 스포츠 의학에도 관심을 가졌다. 2002년부터는 아이스하키를 시작했다. 2020년 초 확산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덕택’에 이젠 최애 스포츠에 사이클도 추가됐다. 은승표 은승표코리아정형외과 원장(59)은 내로라하는 스포츠광이다. 평소 스포츠를 즐기기 위해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기초체력도 키우는 그는 “평생 건강을 위해 운동은 필수이며 100세 시대에 맞는 운동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솔직히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고 나서 실내 링크를 닫는 바람에 운동 못 해 쌓인 스트레스가 엄청났죠. 겨울 스키 시즌이 지난 뒤엔 할 운동이 별로 없었어요. 그때 실외 스포츠인 사이클이 다가왔어요. 사이클은 신세계였습니다. 2020년 한 해 사이클 타고 전국을 정말 많이 돌아다녔어요.”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스키경기 의무 책임자였던 은 원장은 함께했던 의사들과 올림픽 이후에도 같이 운동하며 봉사활동을 계속하기로 하면서 2019년 ‘오싸디’란 모임을 결성했다. 올림픽 스키 경기 의무지원팀 사이클 디비전이란 뜻으로 겨울엔 스키를 타고 그 외의 계절엔 사이클을 탄다. 은 원장은 첫해엔 초보자인 데다 시간도 없어 제대로 탈 수 없었다. 코로나19가 그에게 큰 기회를 줬다.

“코로나19 여파로 힘겨웠던 의사들도 있지만 정형외과 의사들은 일이 많이 줄었어요. 수술 환자가 반으로 줄었고, 해외 학회에 나갈 일도 없어졌죠. 남는 게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시도 때도 없이 사이클을 탔어요. 사이클은 실외 스포츠이고 타는 것 자체로도 사실상 거리두기가 돼 안전했죠.”

업힐(언덕 오르기)에 빠져 서울 남산과 북악 스카이웨이를 올랐다. 새벽이나 저녁, 주말 시간만 나면 페달을 밟았다. 한 달에 한 번은 전국 투어에 나섰다. 그는 “보통 새벽에 수술을 하는데 수술이 잡히지 않으면 오전 6시 30분쯤 사이클을 타고 집을 나서 남산 정상까지 두 바퀴 돌고 집에 오면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그럼 엄청난 에너지를 얻는다. 하루가 활기차진다”고 했다. 저녁에도 오후 8시부터 밤 12시가 넘더라도 시간 나면 오른다. 그는 “오후 9시 30분 이후엔 버스도 없어 자전거 타기가 더 좋다. 그 시간에도 많은 사람들이 페달을 밟고 남산을 오른다”고 했다.

더 짜릿한 라이딩을 하려면 속칭 ‘동부 5고개’로 간다. 경의중앙선 양수역에서 출발해 벗고개∼서후고개∼명달리∼다락재∼유명산을 넘어 다시 양수역으로 돌아오는 70km 코스. 3시간 넘게 언덕을 오르내리면서 느끼는 ‘오르가슴’과 ‘내리가슴’을 통해 허벅지와 복근, 등배 등 코어 근육이 강화되고 심폐 지구력까지 좋아진다. 극한 신체활동이지만 몸은 오히려 새로 태어나는 느낌이라고.

서울 남산 성벽길 옆 계단을 오르는 은승표 원장. 그는 자전거 타기가 100세 시대 최고의 건강법이라고 말한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전국 투어는 강원 춘천, 평창, 충북 충주호와 대청호, 전남 영암과 해남, 보성까지 간다. 물론 서울에서부터 사이클을 타고 출발하는 게 아니라 기차나 버스를 타고 가서 그 지역 명소를 달린다. 회원이 많으면 버스를 대절해 가기도 한다. 은 원장은 “여유롭고 즐겁게 타는 코스는 북한강길 남한강길이 좋다. 경기도 팔당이 거점이다. 팔당에서 북한강길로 쭉 가면 강원 춘천까지 간다. 남한강길로 가면 경기 여주까지 간다. 이 코스는 사람들이 없어 한적하다. 스피드도 낼 수 있다”고 했다.

은 원장은 자전거가 최고의 건강 스포츠라고 강조한다. 그는 “자전거는 남녀노소에 상관없이 체력 수준에 맞춰서 탈 수 있다. 체력이 따라주지 않으면 기어로 조정도 가능하다. 자전거는 타고 나가는 순간부터 운동이 시작된다”고 했다. 은 원장은 자전거 타기가 100세 시대 최고의 건강법이라고도 했다.

“나이 들면 신체 능력이 떨어지고 관절도 마모되죠.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한다면 효과가 좋아야 하고 신체에 해가 되지 않아야 합니다. 체력별로 강도 조절이 되고 부상이 적은 운동으로 자전거 타기가 좋습니다. 안장에 앉기 때문에 체중을 분산시켜 바른 자세로 타면 무릎에도 큰 부담을 주지 않아요. 사고의 위험성은 있지만 안전수칙을 준수한다면 나이 들어 운동 효과와 여행의 즐거움도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스포츠입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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