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독 반란’ 노리는 KT, 콘텐츠 사업 본격화…“2025년 매출 5조 목표”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2-04-07 15:38 수정 2022-04-07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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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스튜디오지니 중심 미디어 밸류체인 완성
올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및 유통에 박차
2025년 미디어 매출 5조 원 목표
skyTV→ENA, 4개 채널 포트폴리오
사업자들과 협력 확대…글로벌 OTT 콘텐츠 공급
seezn-tving 통합설엔 “아직 정해진 바 없다”


강국현 KT Customer부문장(사장)이 KT그룹 미디어 밸류체인 강화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 사업 성장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KT제공



KT그룹이 올해를 미디어·콘텐츠 사업 성장의 원년으로 삼고, 원천IP 확보부터 콘텐츠 기획·제작, 유통으로 이어지는 미디어 밸류체인을 본격 가동한다.

KT는 KT스튜디오지니, skyTV와 함께 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소피텔 앰배서더 호텔에서 KT그룹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강국현 KT Customer부문장(사장), 김철연 스튜디오지니 대표, 윤용필 skyTV 대표 등 KT그룹 미디어·콘텐츠 사업 관련 주요 임원들이 참석했다.

KT는 지난해 3월 출범한 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독보적인 미디어 밸류체인을 만들고 있다. 국내 1위 구독형 독서 플랫폼 밀리의 서재를 인수해 스토리위즈와 함께 원천IP 확보 경쟁력을 강화했다. 또 국내 디지털방송 솔루션 기업 알티미디어를 인수해 미디어 핵심 기술 역량을 갖췄다. HCN과 미디어지니 인수를 통해 기존 skyTV 7개 채널에 5개 채널 추가하면서 1300만 가입자 기반 유료방송 1위 사업자 지위를 공고히 다졌다.

이밖에도 KT는 케이티시즌, 스토리위즈, 미디어지니, 지니뮤직, 밀리의 서재를 스튜디오지니 중심으로 재편하고 역량 있는 외부 사업자와 제휴를 맺는 등 원천IP-콘텐츠 기획·제작-플랫폼-유통으로 이어지는 미디어 밸류체인을 강화하면서 콘텐츠 사업을 전개할 준비를 마쳤다.

특히 KT는 올해 스튜디오지니의 ‘콘텐츠 제작’과 skyTV의 ‘채널’을 중심으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및 유통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방영 앞둔 드라마 24편…그룹사 동반성장 기대
김철연 KT스튜디오지니 대표가 올해 5월부터 순차적으로 선보일 드라마와 함께 내년도 방영을 위해 기획 중인 작품까지 총 24개의 오리지널 드라마 라인업을 공개했다. 사진=KT 제공


먼저 KT는 스튜디오지니만의 오리지날 콘텐츠를 제작해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오는 5월 40대 치킨집 사장과 20대 청년 사업가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구필수는 없다’를 시작으로 2024년까지 제작·방영 예정인 드라마 24개의 라인업도 이날 공개했다. 스튜디오지니는 넷플릭스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 영화 ‘해적’ 시리즈로 잘 알려진 천성일 작가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참여하는 프로젝트도 기획하고 있다.

KT는 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콘텐츠 사업이 본격화되면 미디어 밸류체인을 구성하고 있는 각 그룹사의 동반 성장은 물론 미디어 플랫폼 가입자·매출 증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밀리의 서재의 성공적 IPO를 이끌어내고, 중기적으로도 글로벌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국현 사장은 “지난해 3조6000억 원 수준이었던 그룹의 미디어 매출을 2025년 5조 원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멀티플(배수) 2배를 적용하면 10조 원의 기업가치”라며 “KT가 미디어 산업에서도 글로벌로 진출하면서 우리나라 미디어사업이 성장하는 데 중대한 한 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ntertainment+DNA’…skyTV, ENA로 리론칭
윤용필 skyTV 대표가 ENA 패밀리 채널 리론칭(Relaunching)과 채널 경쟁력 강화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skyTV는 미디어지니와 함께 KT그룹 미디어 밸류체인 본격 가동에 발맞춰 오는 29일 양사의 핵심 채널을 4개의 ENA(Entertainment+DNA) 패밀리 채널로 리론칭한다. skyTV의 대표채널 SKY는 ENA(종합편성)로, NQQ는 ENA PLAY(예능 전문채널)로, 미디어지니의 DramaH와 TRENDY는 각각 ENA DRAMA(드라마 전문채널)와 ENA STORY(40대 이상 타깃 오락채널)로 변경할 예정이다.

KT는 이 중에서 ENA 및 ENA DRAMA를 통해 △대중적 장르 △신선한 스토리 △시대상이 반영된 공감대 넓은 드라마를 제작해 선보일 계획이다. 드라마 ‘구필수는 없다’ 역시 여기에 포함된다.

올레 tv는 TV 채널에 비해 자유로운 소재와 표현, 시청자가 원하는 시간에 직접 콘텐츠를 선택해서 시청할 수 있는 플랫폼 특성을 고려했다. TV 채널보다 타깃을 세분화하면서 트렌드를 이끌겠다는 것이다. 대표작으로는 동명의 일본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종이달’을 비롯해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가우스전자’, 유튜버 장삐주의 콘텐츠로 인기를 끈 ‘신병’ 등이 있다.

아울러 채널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강철부대’, ‘나는 SOLO’, 애로부부 등의 오리지널 예능 성과를 기반으로 향후 3년간 총 50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30여편의 드라마를 확보하고 300편 이상의 예능을 자체 제작할 계획이다.

윤용필 대표는 “skyTV는 지난해 KT그룹으로 새롭게 합류한 미디어지니와의 시너지를 통해 ENA만의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2022년 복수채널사용사업자(MPP)에서 2025년 글로벌 IP 사업자로 성장하면서 ENA가 1조 원의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콘텐츠에선 우리가 후발사업자이고 언더독이라고 할 수 있지만, 고객과의 접점이 있는 다양한 파트너사를 통해 홍보한다면 경쟁사업자들의 위치까지 보다 빨리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혔다.
CJ ENM과 ‘콘텐츠 동맹’…티빙과 OTT 가능성은?
(왼쪽부터)윤용필 skyTV 대표, 강국현 KT Customer부문장(사장), 김철연 KT스튜디오지니 대표가 발표를 마치고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앞서 KT는 지난달 CJ ENM과 콘텐츠 사업 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이를 위해 CJ ENM은 스튜디오지니에 1000억 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 스튜디오지니가 제작한 콘텐츠 구매 및 채널 편성, 콘텐츠 공동 제작 등에 나선다. 5월 방영 예정인 ‘이번주도 잘 부탁해’는 CJ ENM과 협업한 첫 ENA표 예능 프로그램이다.

다만 두 기업의 파트너십 이후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던 케이티시즌과 티빙의 OTT 통합설은 현재까진 정해진 사안이 아니라고 한다. 강국현 사장은 이 같이 선을 그으면서도 “국내 토종 OTT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생각에서 항상 열려있고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KT는 다양한 사업자들과 협력을 확대해 그룹의 콘텐츠 사업 성장을 이끌고, 나아가 국내 미디어·콘텐츠 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우수한 제작역량을 가진 사업자들과 공동제작을 추진하고, 글로벌에서 승부할 수 있는 대작을 배출해 글로벌 OTT에도 콘텐츠 공급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스튜디오지니의 오리지널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6월 방영 예정, ENA 편성)는 넷플릭에 콘텐츠를 공급할 예정이며, ‘구필수는 없다’ 역시 이번 주 중으로 공급 대상 글로벌 OTT와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라고.

내부적으로도 KT그룹이 보유한 인프라를 활용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발굴할 예정이다. 통신서비스를 비롯해 전국망을 보유하고 있는 오프라인 거점(대리점),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 야구를 중심으로 한 스포츠 마케팅, 금융상품 등과 결합해 고객 편의와 즐거움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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