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뺏긴 감정 공감하는 것 같아”…뮤지컬 ‘아이다’ 사랑받는 이유는

이지훈 기자

입력 2022-04-07 11:15:00 수정 2022-04-07 11:2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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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조차 못 해본 작품인데 벌써 세 번째네요!”

5월 개막하는 뮤지컬 ‘아이다’에서 아이다 역의 윤공주(41)와 암네리스 역의 아이비(40)는 한 목소리로 말했다. ‘시카고’ ‘지킬 앤 하이드’에 이어 두 사람은 2016년 ‘아이다’의 세 번째 공연부터 한 무대에 서고 있다.

“‘아이다’는 2005년 초연 앙상블부터 시작해 암네리스 오디션도 봤는데 다 떨어졌거든요.(웃음) 그러다 10년 만에 정말 생각지도 못한 아이다를 하게 된 거예요.”(윤공주)

“대한민국 최고 배우들만 거쳐 간 작품이잖아요. 막상 오디션에 붙으니 무대 공포증이 생길 정도로 긴장됐어요. 어려웠던 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소중한 작품이에요.”(아이비)

고대 이집트의 파라오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동명의 베르디 오페라(1871년)를 원작으로 한 ‘아이다’는 영화 ‘라이온 킹’의 음악을 만든 전설의 듀오 엘튼 존, 팀 라이스의 작품이다. 아프리카 전통 악기를 활용한 음악에 팝, 록, 가스펠 등 다양한 장르를 섞어 만든 21개 넘버는 뮤지컬 음악 중에서도 명작으로 불린다. 극의 서사를 구체적으로 표현해낸 가사는 격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2막 후반에 연인 라다메스와 함께 부르는 ‘Elaborate Lives’를 가장 좋아해요. 무덤 앞에서 우리의 사랑은 영원할 거라고 말하는데, 어떤 곡을 부를 때보다 제 자신이 아이다와 강하게 동일시하게 되는 것 같아요.”(윤공주)

“저는 작품의 첫 넘버(Every Story Is a Love Story)요! 박물관에서 암네리스가 이야기 전체를 설명해주는 프리뷰 같은 곡인데, 공연 전체를 함축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파워풀한 곡은 아니지만 드라마를 느낄 수 있어 좋아해요.”(아이비)

극중 아이다와 암네리스는 양극단의 상황에 선 인물이다. 아이다는 이집트에 나라를 뺏긴 누비아의 공주, 암네리스는 장차 파라오가 될 이집트의 공주다. 아이다와 암네리스, 처한 상황만큼이나 성격도 다르다.

“어떤 사람들은 저더러 야생마 같다고 할 정도로 개구진 편이에요. 화장도 잘 안 하거든요. 그런 성향이 와일드한 아이다와 잘 맞아 그런지 연기나 대사도 불편함 없이 할 수 있는 것 같아요.”(윤공주)

“암네리스는 꾸미는 걸 좋아하고 화려한 옷을 좋아하거든요. 무대에서 옷만 열 번 넘게 갈아입는데, 저도 평소에 워낙 멋 부리는 것 좋아해요. 그런 철부지가 아픔을 겪고 나라를 위해 결단을 내리는 파라오로 성장하는 서사가 너무 매력적이에요.”(아이비)

디즈니가 만든 뮤지컬 ‘아이다’는 유독 한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2005년 초연 이후 5번의 시즌 동안 856회 공연되며 92만 명의 관객이 관람했다. 이집트 침략으로 나라를 빼앗긴 누비아 백성들의 삶이 그려지는 서사는 일제강점기를 겪은 우리 역사를 떠올리게 한다.

“한국인들이 나라를 빼앗긴 감정에 공감하는 것 같아요. 관객 반응도 너무 뜨겁고 저희 마음도 뭉클해져요. 한국을 위해 만들어진 뮤지컬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예요.”(아이비)

“노래, 무대 무엇 하나 빠지는 게 없지만 무엇보다 작품의 드라마가 가진 매력이 엄청 나요. 여러 번 공연할수록 다른 발견과 해석, 깊이가 생기는 것 같아요. 이번에도 이해 못하고 표현 못했던 또 다른 드라마가 생길 것 같아 잔뜩 기대 중입니다.”(윤공주)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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