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쪼개기 후원’ 구현모 KT 대표 “사실관계 인정…불법인지 몰라”
뉴스1
입력 2022-04-06 11:39 수정 2022-04-06 11:39
국회의원들에게 쪼개기 후원을 한 혐의로 기소된 구현모 KT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2.4.6/뉴스1 © News1
국회의원들에게 쪼개기 후원을 한 혐의로 기소된 구현모 KT 대표가 사실관계를 인정한다면서 당시 저지른 일이 불법인지 “전혀 몰랐다”고 밝혔다.
구 대표는 6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17단독 허정인 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기일에 출석해 “단순히 도와준 일로 오늘까지 온게 참으로 안타깝다고 생각하고 그 때 문제가 된다고 생각했다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공판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있어 이날 구 대표는 법정에 출석해 공소사실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우선 구 대표 측 변호인이 “(구 대표에 제기된) 공소사실 기본적 사실 관계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후 발언권을 얻은 구 대표는 “당시 CR부분에서 정치자금(후원을 위해) 명의를 빌려 해달란 요청이 있었다”며 “당시 회사 분위기는 다른 부분이 하는 일 도와달라는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요청 때 이게 불법이라고 하는 건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재판부가 “정치자금법 위반관련 법령 자체를 몰랐냐”고 묻자, 구 대표는 “전혀 몰랐다”고 답했다.
또 재판부가 “정치자금법 취지 자체가 법인 이름으로 하지 말라는 취지가 담겨있다. 이제는 알고 있냐”고 꼬집자, 구 대표는 “수사를 받고 그 때 알게 됐다”며 “KT는 글로벌 투자자가 많은데 우리 경영진들이 파렴치한 사람 되어버렸다”고 고개를 떨궜다.
다음 공판기일은 5월11일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이다.
아울러 재판부는 업무상횡령 혐의를 다루는 이날 재판과 다음달 4일 열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재판을 병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병합여부에 대해)우리 재판부가 하든지 다른 재판부가 하든지 긍정적으로 의논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구 대표는 2016년 9월 회사 대관담당 임원들로부터 부외자금을 받아 국회의원 13명의 후원회에 총 1400만원의 정치자금을 자신의 명의로 기부한 혐의를 받는다.
KT는 2014년 5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상품권을 사들인 뒤 현금화하는 소위 ‘상품권 깡’ 수법으로 11억5000만원 상당의 부외자금을 조성하고 그 중 4억3800만여원을 국회의원 99명에게 불법 후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KT는 임직원과 지인 등 명의로 100만~300만원씩 금액을 분할해 후원회 계좌에 이체하는 ‘쪼개기 후원’을 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구 대표가 명의를 빌려주는 방식으로 범행에 가담했다고 봤다.
당초 구 대표는 정치자금법 위반, 업무상횡령 혐의로 각각 약식기소됐으나 벌금형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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