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세계 15개 지역 진출… “전인미답의 길, 개척자 정신으로 해외로”

허진석 기자

입력 2022-04-04 03:00 수정 2022-04-05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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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Insight]

그래픽 강동영 기자 kdy184@donga.com


《미래에셋은 1997년 창립 이후 독립된 투자전문 그룹이라는 한길을 걷고 있다. 한국에서 출발해 25년 동안 글로벌 15개 지역에 34개의 법인과 사무소를 두는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성장했다. 전 세계에서 1만2451명이 뛰고 있다.

꾸준히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해 온 미래에셋은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 한 단계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은 ‘비록 내가 실패하더라도 경험은 후대(後代)에 남는다’는 담대한 생각으로 한국의 투자 회사가 그동안 가 보지 않은 해외시장에 도전했다.》



2003년 홍콩 시작으로 미·영·캐나다 등 진출



미래에셋의 해외 진출은 박현주 회장이 2001년 전략프로그램인 하버드 AMP(Advanced Management Program) 과정을 밟던 중 미래에셋을 아시아의 대표적인 투자그룹으로 만들겠다는 결심을 하면서 시작됐다.

한국에 돌아온 박 회장은 회장 타이틀에 연연하지 않고 스스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국제부 팀장을 자처하며 해외 진출을 준비했다. 하지만 초기에 출장 간 홍콩에서 미래에셋에 대한 현지 금융가의 반응은 무관심에 가까웠다. 글로벌 투자 경험이 전혀 없는 한국의 금융회사가 어떻게 세계 유수 금융사와 맞서 경쟁하겠느냐는 싸늘한 반응이었다.

쉽지 않은 여건에서도 박 회장은 미래에셋의 경험과 시스템을 아시아에 심기로 결심하고 세계 각국 인재들을 직접 면접해 뽑았다. 이렇게 2003년 12월 홍콩에 ‘Mirae Asset Global Investment Management Limited’를 설립했다.

2003년 홍콩 진출 후 19년이 지난 지금 미래에셋은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등 세계 경제의 중심인 영미권은 물론 중국, 홍콩 등 중화권에도 진출했다. 또 브라질, 인도, 베트남 등 이머징 국가로도 글로벌 네트워크를 넓혔다.

미래에셋은 15개 지역 34개의 현지 법인을 통해 고객의 평안한 노후 준비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미래 수익원을 확보하고 투자위험을 분산시키며 투자 영역을 한층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은 글로벌 사업에서 경쟁력을 보이며 2020년과 2021년 2년 연속 금융투자업계 최초로 해외 세전순이익 3000억 원을 넘어서는 성과를 냈다. 해외에서 외화를 벌어들이는 유일한 투자 회사다.


미래에셋자산운용 해외 설정 자산 100조 원




현재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한국을 포함해 세계 40여 개국에서 1800개가 넘는 상품을 팔고 있다. 해외 현지에서 설정해 판매하는 펀드만 370여 개나 되고, 해외에서 설정된 자산은 100조 원에 이른다. 해외 현지에서 펀드를 직접 판매해 자산을 모으고 있는 유일한 금융사로 성장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해외 시장에서 리테일을 통해 펀딩이 가능한 회사로 성장하며 대한민국의 금융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2005년에는 ‘미래에셋아시아퍼시픽스타펀드’를 내놓으며 국내 최초로 해외 펀드를 소개했다. 일찍부터 고객들의 해외 분산 투자에 기여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2008년에는 국내 자산운용사 최초로 역외펀드인 시카브(SICAV)를 룩셈부르크에 설정,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첫 상품을 선보였다.

현재 미래에셋의 해외설정 펀드 30여 개는 글로벌평가사 모닝스타로부터 5성 등급(5 Star)을 받고 있다. 모닝스타 5성 등급은 3년 이상 운용 펀드 중 상위 10% 우량 펀드에 부여된다. 미래에셋은 글로벌 평가사 리퍼(Lipper)가 주관하는 리퍼 펀드 어워즈에서도 다수의 상을 수상하는 등 해외에서도 상품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인도네시아서 HTS 최초 도입

미래에셋증권의 해외 영토 확장은 코로나19에도 순항 중이다. 미래에셋증권은 해외 현지 법인 11개, 사무소 3개 등 가장 많은 해외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오랜 기간 축적해 온 해외 비즈니스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역별 특화 전략을 통해 안정적이고 균형 잡힌 글로벌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2020년 업계 최초로 연간 세전순이익 2000억 원을 돌파했고, 2021년에도 2432억 원을 달성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인도 법인은 현지화를 통한 균형 있는 수익 구조 확립을 통해 종합증권사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베트남법인은 자본금 기준 현지 2위 증권사로 현지 고객을 대상으로 한 적극적 마케팅 활동과 온라인 계좌 개설, 비대면 마케팅 등 신속한 디지털 전환을 통해 안정적으로 시장점유율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하노이와 호찌민을 중심으로 베트남 내 전국 지점망을 구축(총 10개 지점)하는 등 현지의 상위 증권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법인은 현지 업계 최초로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개시했다. 인도네시아 최초 펀드몰(온라인 펀드 판매) 론칭과 비대면 계좌 개설 서비스를 시작하며 온라인 채널 확대를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현지 주식시장 점유율 1위로 올라 인도네시아 최고 리테일 증권사로서 위상을 갖고 있다.

인도법인은 지난해 온라인 리테일 플랫폼 개발을 완료하면서 온라인 브로커리지 증권사로 성장하고 있다. 홍콩법인은 글로벌 혁신기업 투자 및 대체투자, 트레이딩 부문 전문성 강화 등 사업다각화를 통해 경쟁력 있는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성장하고 있다. 뉴욕법인과 런던법인 등 금융 선진국 진출 법인들도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상황에 맞는 비즈니스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싱가포르법인은 동남아시아 IB 중심 거점으로서 비즈니스를 전개하며 글로벌 신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은 “고객들에게는 글로벌 투자를 통한 다양한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국가에는 금융 수출을 통한 국부(國富) 창출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생명, 베트남 보험시장 안착


미래에셋생명은 베트남에 설립한 미래에셋프레보아생명을 통해 현지화에 성공했다. 미래에셋생명은 2018년 5월 베트남 하노이에 본사를 둔 프레보아 베트남 생명(Prevoir Vietnam Life Insurance Company Limited, 이하 ‘프레보아생명’)을 통합해 ‘미래에셋프레보아생명’을 출범시켰다. 1조1000억 동(약 517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미래에셋생명은 프레보아생명 지분 50%를 인수해 현재 최대 출자자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미래에셋프레보아생명은 꾸준한 수입보험료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다. 베트남 대형은행 중 하나인 NCB은행과 단독 제휴를 맺는 등 총 7개 은행과 연계한 방카쉬랑스 영업에 집중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경영 참여 이후인 2018년 10월 베트남 시장 상황에 맞춰 새롭게 유니버설 저축보험을 선보였다. 최대 100세 만기 저축성 보험으로 사망 및 재해 사망을 담보하며 입출금이 자유롭고, 추가 납입보험료를 기본 보험료의 최대 5배까지 낼 수 있어 저축 기능을 강조했다. 방카쉬랑스 독점 채널인 NCB은행에서 판매해 인기를 얻고 있다. 미래에셋프레보아생명은 2021년 10억 원이 넘는 세전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재무 건전성도 업계 최고 수준이다.

미래에셋프레보아생명 관계자는 “베트남은 5%대의 낮은 보험 가입률을 보이고 있는데, 높은 경제 성장률로 보험가입 수요는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성장 시장”이라며 “경제 성장에 비례해 발전 가능성이 높은 보험사로 꼽힌다”고 말했다. 미래에셋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현지 영업 능력을 활용해 더 큰 성장을 이뤄낸다는 계획이다.

미래에셋그룹은 해외 진출 초기 국내외에서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음에도 굴하지 않고 도전해 한국의 금융 영토를 확장했다. 앞으로도 우량 자산 발굴을 위해 글로벌 진출과 M&A를 통한 규모의 확대를 멈추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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